초빙교장과 승진교장의 비율을 같게 하겠다며, 시범 시행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교육부는 지난해 12월 현장의견 수렴목적으로, 금년 9월 150개 학교를 교장초빙공모제 시범학교로 지정하는 계획을 시도교육청에 내려 보냈다.
즉 50%까지 초빙교장제를 확대실시하기 위해서 시범실시를 2011년까지 3차례 실시한 후 확대실시한다는 것이다. 시범결과야 뻔한 결과를 미리 예측하고 실시하는 것이니, 그 결과가 나쁘게 나와서 시행이 보류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없다고 본다. 시범실시에서 결과가 안좋아 보류되거나 폐기되는 정책을 거의 본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들 시범학교의 교원에게 승진가산점을 부여하겠다고 하는데, 병주고 약주는 격은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교장초빙제를 확대한다는 것, 더구나 대학교수나 경영인 등까지 초빙할 수 있다는 제도를 시범운영하면서 승진가산점을 부여한다는 것은 가당치도 않은 것이다.
초빙제가 단 1%만 확대되더라도 교사들이 승진할 수 있는 문호는 그만큼 줄어들게 되는데, 거기에 시범운영을 잘하면 승진가산점을 준다니, 이런 경우가 어디 있는가. 자신들의 정책을 실시하기 위해 시범학교를 운영하면서 교원들의 승진욕구를 치사하게 이용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럴바에야 차라리 승진가산점 받지 말고 초빙교장에 직접응모하는 편이 더 빠를 지도 모르는 일이다. 시범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들은 그 취지에 동의해서라기 보다는 승진가산점의 매력 때문에 운영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본다.
그렇다면 우리의 목을 조이는 초빙교장 확대 실시에 시범운영을 맡아서 하겠다는 학교들의 반성도 필요하다고 본다. 그 점수를 받아서 어떻게 이용해서 어떻게 승진할 수 있는가를 깊이 생각해야 한다는 뜻이다.
결국은 교사들 사이에 승진경쟁은 부추겨 놓고 문호는 좁히는 결과만 가져올 것이 뻔한 사실이다. 교육부는 이런 것을 내놓지 말고 차라리 학교 여건개선을 위한 지원을 해당학교에 충분히 한다는 명분을 내세우는 것이 어떨까 싶다.
승진규정을 개정하면서 교원을 이용하는 일은 더이상 하지 말아야 한다. 교원이 시험대상은 아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