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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리포트(미분류)

황폐해져 가는 시골 학교


나는 충남 서산의 아주 작은 시골 학교를 졸업했다. 정식 초등학교도 아니고, 초등학교에 부속된 분교를 졸업했지만, 이 작은 학교를 졸업했다는 사실이 항상 자랑스러웠다. 도시의 아이들과는 달리 정말 살아있는 수업을 했던 경험이 아주 많았기 때문이다.

바다 생물을 잡으러 갯벌로 달려가고, 플라나리아를 잡으로 깊은 산속으로 다같이 체험 학습 가고, 수영을 배우러 바닷가로 가고...정말 잊지 못할 시간이었다. 1학년일 때에는 무려 100명이 가까운 학생들이 재학중이었고, 졸업할 때에는 절반으로 줄어 50여명 정도의 학생이 몸 담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 소식을 들으니 15명 정도의 학생이 작은 학교를 지키고 있다는데, 학교 형편이 많이 좋지 않은 것 같다.

몇 년 전에는 폐교 문제로 전교생이 몇 달 간 등교 거부를 한 적이 있었고, 지금도 몇 년 안의 폐교는 기정사실화된 사안이다. 전교생 15명에 교사는 3명, 학교 관리인도 없다. 내가 학교에 다닐 때에는 이른 바 소사아저씨라 불리는 분이 계셔서 학교 구석 구석을 관리해 주셔서 우리 분교는 정말 동화 속에 나오는 학교 같았다.

그러나 며칠 전 찾아가 본 학교는 그야말로 폐허가 다름 없었다. 건물 안은 그런대로 깨끗하지만, 바깥은 가꾸는 이 없으니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었고, 쓰레기장은 태우지 않은 쓰레기들로 가득차 있으며, 학교로 오는 길도 그리 깨끗하지 만은 않았다. 졸업생의 입장에서 보기에 매우 안타까웠다.

비록 넓은 운동장, 넓은 교실, 큰 학교에서 배우는 아이들은 아니지만, 대한민국의 아이들로서 깨끗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뛰놀며 배울 수 있는 권리는 시골의 아이들이나, 도시의 아이들이나 마찬가지 아닐까? 시골에서만 얻을 수 있는 귀한 체험들을 시골에 살면서도 열악한 교육 환경 때문에 체험하지 못하는 우리의 시골 아이들은 어디로 가야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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