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가슴이 설레었다. 새로운 아이들과 첫 만남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출근길에 차를 타고 모 초등학교 앞을 지나는데 아이들이 길을 건너려고 횡단보도 앞에 서 있는 모습이 보였다. 다른 날은 무심코 다녔는데 오늘은 갑자기 ‘오늘 만나게 될 아이들도 저기 서 있는 아이들처럼 저런 모습일까?’ 하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추운 날씨에 눈발이 조금 날렸기 때문에 다목적실에서 시업식을 가져 분위기가 한층 부드러웠다. 담임발표가 끝나고 교실에서 아이들과의 첫 대면이 이루어졌다. 이미 담임발표가 2월말에 있었기 때문에 우리 반 아이들의 이름을 알고 있던 터여서 아이들의 이름을 적은 명찰과 ‘3학년 반가워요’라고 쓴 글을 보드에 붙이고 칠판에 세워 놓았다. 지난 졸업식 때 썼던 꽃바구니에 달려있던 리본을 잘 보관해 두었다가 보드 양 옆에 붙이니 그런대로 아이들을 환영하는 멋진 판이 만들어졌다.
아이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면서 선생님이 이름을 빨리 외우도록 자기만의 독특한 표정이나 동작을 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머릿속으로 아이들의 동작과 이름을 연상하며 부지런히 외웠다. 조금 자신감이 생겨서 이름 적은 것을 보지 않고 아이들의 이름을 한명씩 불러 보았다. 반 정도 외웠는데 한 번 더 이름을 부르니 완전히 외워져서 오늘 이름외우기는 두 번 만에 성공적으로 끝나 아이들의 환호성을 받았다.
집으로 가기 전에 교실청소를 하였는데 교사가 구체적으로 청소 할 곳을 지정해주지도 않았는데 장난치거나 큰 소리로 떠드는 아이들이 한 명도 없이 모두가 힘을 합하여 그렇게 청소를 잘할 수가 없었다. 2학년을 맡으셨던 선생님께서 아이들 지도를 너무나 잘해주셨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신 생글생글 웃던 아이들의 모습이 계속 떠오른다. 앞으로 이렇게 예쁘고 귀여운 어린이들과 생활할 생각을 하니 가슴 벅차 오른다. 정말 좋은 교사가 되고 싶다. 그냥 아이들을 바라봄으로도 감동을 받을 수 있는 그런 순수한 마음을 갖고 싶다. 나 자신의 유익이 아닌 오직 아이들을 위하여 자투리 시간도 보내는 그런 교사가 되기 위하여 노력하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