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쓰는 말은 수없이 많다. 그 중에는 듣는 사람을 그냥 즐겁게 하는 말들도 있다. 아름답다는 말이 아마 그런 말 중 하나일 것이다.
<국어사전>에는 '아름답다'가 아래와 같이 기록되어 있다.
아름―답다[―따][∼다우니·∼다워][형용사][ㅂ불규칙활용]
1. (빛깔·소리·목소리·모양따위가) 마음에 좋은 느낌을 자아낼 만큼 곱다(예쁘다). ¶아름다운 목소리./그녀는 눈이 아름답다. 2.(하는 일이나 마음씨 따위가) 훌륭하고 갸륵하다. 착하고 인정스럽다. ¶삶을 아름답게 가꾸다./얌전한 몸가짐과 아름다운 마음씨.
'바닷가의 풍경이 아름답다, 떠오르는 태양이 아름답다,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 아이들이 밝게 뛰노는 모습이 아름답다, 축하객들에게 둘러싸인 한 쌍의 신랑과 신부가 아름답다, 곱게 늙은 노부부의 모습이 아름답다'
'아름답다'가 함께하면 어느 말이든 듣기가 좋다. 아무리 들어도 싫증 나지 않는다.
화장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글귀 중 하나가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다'는 말이다. 물론 대소변과 휴지를 잘 처리해달라는 당부의 말이다. 그런데 그 글귀를 볼 때마다 평생직장을 떠나는 날까지 남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다며 퇴임식을 거절했거나 맡은 일을 빈틈없이 처리하며 아랫사람들에게 모범을 보이면서도 늘 겸손했던, 어쩌면 남들보다 세상을 더 아름답게 살다 갔기에 떠난 자리가 아름다웠던 사람들이 생각난다. 글귀 하나가 우리에게 전해주는 메시지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요일 오후에 집에서 가까운 청주 상당산성을 한 바퀴 돌아보기로 했다. 어른들과 함께 봄바람을 쐬러 나온 아이들의 표정이 밝아 나도 그냥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기분 좋게 하루를 잘 보내기도 어렵다는 것을 느꼈다. 산성을 찾아온 사람들이 쉴 수 있도록 군데군데 설치되어 있는 나무의자 주변이 너무 지저분해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 주로 산책 나온 사람들이 먹고 버린 귤 껍질이었다. 며칠 전에는 깨끗했었는데 봄이라고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이렇게 지저분해졌다.
학교에서 환경보존의 중요성을 배운 아이들은 그렇게 행동하지 않는다. 자신의 잘못을 인식하지 못하는 어른들일수록 아이들 앞에서 거리낌이 행동했을 것이다. 어른들부터 작은 것이, 우리 것이, 내 주변의 것이 아름답도록 만들어야 한다. 어떤 일이든 양보와 배려가 먼저여야 하듯 나보다는 남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내가 머물다 떠난 이 자리에 또 다른 사람이 찾아온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내가 아름답게 만든 자리에서 뒷사람이 행복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이제 너도나도 나들이를 떠나는 계절이다. 자연환경을 보호하는 건 어렵지 않다. 가져간 것을 되가져오면 된다. 즉 다녀간 흔적을 남기지 않는 것이다. 자기 입만 즐겁고 다른 사람은 생각하지 않는 추한 행동으로 미움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장차 이 땅의 주인이 될 후손에게 깨끗하게 물려줘야 한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모든 것이 새롭게 시작되는 새학기지만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다'는 글귀의 의미를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한다. 왜 더불어 살아야 하는지를 알게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