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의 3월, 새출발의 달이자 축하의 달이다. 근무지를 옮긴 선생님들의 책상에는 축전이 가득하다. 더우기 영전, 승진, 전직 발령을 받았을 경우, 축하난이 책상 주위를 가득 메운다. 기쁨을 나누니 두 배가 된다.
이번 3월 1일자로 교단의 꽃인 학교장으로 승진을 한 임동엽(林東曄·수원 연무중·56) 교장. 그는 축하난만 90여개 받았다. 난화원을 하나 차려도 될 정도다. 그가 27년간 교직에 몸 담고 있는 동안 맺은 인간관계가 어떻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증명해 주는 것이리라.
특히, 산남중 교감시절에는 수학, 과학 영재교육에 몸바쳐 그의 말대로 '미쳐 보낸 세월'의 보람이 나타난 것인지도 모른다. 그는 전임지에서 수학경시대회, 수학교과특기자 교육에서 성과를 거두어 '오고 싶어하는 학교'를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임교장은 지금 이 많은 난을 어떻게 처리할까 고민에 빠져 있다. 학교 각 부서별로 분양하는 방법도 있고 선생님들께 선물로 나누어 주는 방법도 있고 교장실이나 집에서 직접 키우는 방법도 있고···.
그는 부임한 학교와 지역사회, 학생들의 실태를 파악하고 엉뚱한(?) 결론을 내렸다. 학교와 주위의 교육여건이 열악하고 20학급에 운동부 3개를 운영하는 학교 재정은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그렇다. 학교를 위해, 학생을 위해, 좋은 일에 쓰자."
"난화원에 되팔아 그 돈으로 교육에 유의미하게 쓰자."
"그래, 학생들의 장학금으로 내놓자."
결론은 쉽게 나왔다. 학교와 학생과 교육을 사랑하는 마음이 이를 해결하여 준 것이다. 그는 부장회의에서 이 같은 결심을 알렸다. 부장들 모두 대환영이다. 그 중 한 부장이 말한다.
"교장 선생님, 지금 우리 학교에는 장학금도 좋지만 실질적인 학생교육을 위해서는 복사기가 더 급합니다."
이제 임교장의 최종 결정만이 남았다. 장학금이냐, 복사기냐? 그 어느 것을 선택하든 올바른 선택이라고 본다. 임교장은 과연 어느 것을 선택할까? 리포터도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