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 근무에 대한 논의가 구체적으로 진행되면서 '주5일 수업'도 한발 가깝게 다가왔다. 주5일 수업이 실시될 경우 학교현장에는 크고 작은 변화가 생길 것이다. 한가지 예상은 청소년들의 체험학습이나 단기여행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나리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전국의 청소년 수련시설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들 시설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으며 보완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국내 수련시설의 현황을 점검해 본다.
우리나라에서 수련시설을 이용하는 청소년의 숫자는 연간 평균 5천명을 넘고 있으며 현장 체험학습이 강조됨에 따라 수련활동의 중요성도 점차 커지고 있다. 청소년 수련시설의 설치와 운영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시·도 교육청이 할 수 있으며 민간 단체나 개인도 허가를 받으면 운영이 가능하다.
2001년 1월 현재 국내에서 운영되는 수련시설은 모두 581개. 공공 수련시설이 385개, 민간에서 운영하는 곳은 모두 194개다. 국가(문화관광부)에서 운영하는 시설은 98년부터 운영된 강원 국립평창청소년수련원과 2000년에 개원한 서울 국제청소년센터, 작년에 문을 연 충남 천안의 국립중앙청소년수련원 등 총 3곳이다.
수련시설의 종류는 활동내용과 운영형태 등에 따라 생활권, 자연권, 유스호스텔의 3가지로 나뉜다. 생활권 시설이 여가나 방학 중에 각종 취미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도심에 위치한 반면, 자연권은 일정 기간 단체로 숙식하며 자연 속에서 체험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한다. 유스호스텔은 개인이나 소그룹의 여행에 활용된다.
청소년 수련시설에 대한 필요성은 80년대 초반부터 제기됐지만 일부 단체의 자체 활용 시설이 대부분이었고 일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곳은 거의 없었다. 91년 정부가 '청소년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국가단위 중추시설은 국가가 직접 운영하고 지역단위 생활권 수련시설은 지방자치단체가 국가 지원으로 운영하도록 했다.
정부는 자연권 시설과 유스호스텔 운영 등 민간 참여가 용이한 곳에 이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금리·세제 혜택 등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수익성이 크지 않고 투자비가 많이 소요되는 생활권 수련시설의 운영은 민간의 참여가 어렵기 때문에 수련시설의 확충을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의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에서는 모든 청소년들에게 수련활동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시·군·구별로 생활권 수련시설을 1곳씩 운영하도록 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로 92년 당시 155개에 불과했던 전국의 수련시설은 90년대 들어 꾸준히 늘기 시작했다. 특히 92년 이전 37개에 불과했던 생활권 수련시설이 2000년에는 219개로, 4개에 불과했던 유스호스텔은 62개로 크게 증가했다. 그러나 양적인 증가에도 불구하고 국내 수련시설에는 아직 보완해야 할 점들이 많다.
문화관광부는 지난 2000년에 '청소년수련시설평가위원회'를 구성, 설비관리와 이용도, 안전과 위생 등에 대한 평가를 토대로 우수시설을 선정했다. 평가위원회는 지난해에도 수련시설 종류별로 설비와 수련거리가 우수한 '시범청소년수련시설'을 지정했다(2000년도 선정시설, 2001년 개원시설 제외). 아직 시작 단계에 불과하지만 두 차례의 평가는 수련시설의 질적인 면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청소년개발원의 현장 실사 보고서에 따르면 각 수련시설의 설비는 대체로 양호한 편이었다. 그러나 낡거나 위험해 보수가 필요한 곳이 있었고 상근 지도자의 수가 부족한 시설도 많았다. 특히 상당수의 수련시설에서 운영비 확보에 대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일부 상업화된 이벤트 회사 등에 위탁 운영함으로써 수련활동이 질적으로 저하되는 사례도 있었다.
몇몇 시설을 제외하고는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이 거의 없다는 점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날로 다양해지는 청소년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수련 프로그램도 다양화·특성화할 필요가 있다.
문화관광부는 질 높은 수련활동을 이끌어내기 위한 유인책으로 우수 수련시설에는 여러 가지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우수시설로 선정되면 특성화 장비구입비 지원, 관계자 해외견학 기회 우선 제공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청소년개발원은 보고서를 통해 "인건비 보조 등 운영비 지원을 넓혀 가되 그 방향은 프로그램 내실화와 신규사업 개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단순히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아니라 수련시설의 기능을 강화하고 운영을 활성화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2000년 우수청소년수련시설=△경기 안양시 청소년수련관 △경남 젊음의집 △서울 보라매청소년수련관 △서울 살레시오청소년수련관 △충북 청주시청소년수련관 △서울 노원청소년문화의집 △전북 전주청소년문화의집 △전남 완도청소년훈련원 △전북 청정인성수련원 △충북 속리산유스타운 △충북 화양청소년수련원 △충북 박달재수련원 △강원 둔내유스호스텔(총 13곳)
■2001년 시범청소년수련시설=△서울시립 서울청소년수련관 △부산 양정청소년수련관 △경기 안산청소년문화의집 △전북 전주시립 완산청소년문화의집 △전북 익산청소년문화의집 △경기 엄마청소년수련원 △경기 용두암청소년수련원 △충남 삼정부여유스호스텔 △전북 모악산유스호스텔(총 9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