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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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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아침마다 아이들과 함께 화장실 청소를 하면서 나는 늘 안타까움을 느끼곤 한다.

요즘 학생들의 무분별한 낭비벽 때문이다. 여기저기 버려진 고급 화장지며 일회용 비누와 샴푸, 린스 등등. 어려운 시대를 살아 온 내 눈엔 그 모든 것이 아깝게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얼마 전에 빌려본 영화 한 편이 생각난다. 영화배우 이경영이 형사로 나오고 손현주가 억울한 범인으로 몰려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 블랙코미디였다.

이경영 왈, "네가 죽였지?"
손현주 왈, "전 억울해요. 그건 모함이에요. 모함이라구요."

이 말을 듣자 이경영이 갑자기 대형 국어사전을 펼친다.

"모함? '모함'이라 어디 보자. 어, 여기 있구만 '모함' 명사. 항공모함의 준말로 항공기를 싣고 다니면서 뜨고 내리게 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춘 큰 군함. 어쩌고저쩌고......."
손현주 : ?????

아직도 우리나라엔 신용불량자가 수백만 명이라고 한다. 영화에서 '모함'의 뜻을 착각하고 있듯 우리도 지금 '분수'란 단어의 뜻을 착각하고 있지는 않은지 한번쯤 되새겨볼 일이다. 우리들이 사전에 나와 있는 '분수'란 단어의 뜻만 제대로 알고있어도 오늘날과 같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민들은 생겨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오늘도 쓰다버린 비누조각과 아직도 반병이나 남아 있는 샴푸를 주워 모으며 수업시간에 아이들에게 '분수'란 단어의 뜻을 제대로 알려줘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애들아, '분수'란 말이지, 명사로써 제 형편이나 신분에 알맞은 한도를 뜻하거든, 그러니 지금 우리나라의 어려운 형편을 생각하면 이렇게 낭비해서는 절대 안 되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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