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시간을, 우리의 언어로 기록하다”
문학은 언제나 삶의 깊은 곳에서 태어난다. 교단에서 40여 년을 보낸 6명과 여성시인 한 명이 다시 책상 앞에 앉아 펜을 들었다. 경기도 구리·남양주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미니작가회가 결성 1년 만에 문예동인지 『시간의 서재』를 창간하며, 오는 2월 9일 오전 11시, 퇴계원 사무실에서 출판기념 북콘서트를 연다.
미니작가회 회장 신재옥(71. 전 구리 인창초 교장) 작가는 “여러 작가님들과 문예동인지를 우리 손으로 창간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이 벅차다”며 “특히 6080세대, 교직을 마친 작가들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고 출간 소감을 전했다.
미니작가회의 출발은 문학 활동을 일찍 시작한 교직선배의 권유에서 시작됐다. 이행재(85. 전 구리 교문초 교장) 작가의 제안으로 황정주(80) 작가와 신재옥 작가가 문학적 인연을 맺었고, 구리에서 문학 이야기를 나누며 ‘미니문학회’라는 이름으로 소규모 활동을 이어갔다. 이후 뜻을 같이하는 작가들이 합류하며 현재의 미니작가회로 성장했다.
회원 대부분은 구리·남양주 지역에서 오랫동안 교편을 잡았던 교원 출신이다. 한국문인협회 남양주시지부장을 역임한 매력있는 여성작가인 한정희 시인도 있다. 교단에서 함께했던 시간과 문학에 대한 신뢰가 지금의 문학 공동체를 만든 것이다.
한정희 시인이 제안해 채택된 동인지 제호 『시간의 서재』에는 분명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 “시간은 머물지 않고 흘러가지만, 그 속에는 다시 꺼내고 싶은 기억과 꿈이 있습니다. 『시간의 서재』는 우리의 시간을, 낭만을, 추억을 담아두는 책장입니다.”
이 책에는 젊은 날의 기억, 교단에서의 성찰, 인생 후반부에서 비로소 마주한 사유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는 글이지만, 그 문장은 오히려 현재와 미래의 독자에게 깊은 울림을 전한다.
미니작가회는 월 1회 정기 모임을 기본으로 자체 연수, 문학기행, 작가 특강 등을 꾸준히 이어왔다. 그중 회원들이 가장 인상 깊은 순간으로 꼽은 것은 서울 북촌 문학기행이다.
“고즈넉한 한옥 카페에서 국화차를 마시며 각자의 문학 입문 계기와 작품을 나눴던 시간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문학이 삶이 되는 순간이었죠.” 이러한 경험들은 『시간의 서재』의 문장 하나하나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다.
미니작가회의 가장 큰 강점은 오랜 교육 현장에서 다져진 인성과 품위, 그리고 삶의 밀도다. 신 회장은 “교장으로 정년퇴임한 정통 교원들이라 그런지 바른 인성 속에서 우러난 글은 사골진국처럼 깊은 맛을 냅니다”고 했다.
자극보다 성찰을, 속도보다 깊이를 택한 글쓰기는 오늘의 독자에게 오히려 신선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창간호 『시간의 서재』에는 시와 수필은 물론, 기사문, 동화, 인터뷰, 전문작가의 작품 평까지 폭넓은 장르가 실렸다. 1년이라는 단기간에 완성한 창간호이지만 대부분 작가 경력이 있기에 구성은 탄탄하기만 하다.
특히 문학기행을 취재한 기사와 작가 인터뷰를 수록해 기록성과 현장성을 더했고, 동화작가 윤수천 작가의 작품 평을 통해 문학적 깊이도 확보했다. 회원들은 “종합문예지로 나아가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입을 모은다.
오는 2월 9일, 퇴계원 사무실에서 열리는 북콘서트는 가족과 지인 중심의 소규모 행사다. “큰 행사를 열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부담 없이 문학을 나누는 자리가 더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회원들의 중지를 모은 결과다.
한정희 시인이 진행하는 북콘서트에서는 작가들이 직접 자신의 문학세계를 들려주는 토크와 함께, 색소폰 연주 등 음악인들의 축하 무대도 마련된다. 윤수천 작가가 직접 참석해 회원작가의 작품평을 할 예정이다. 문학과 음악이 어우러진 따뜻한 축제의 장이 될 전망이다.
미니작가회는 앞으로도 작가 개인의 문학적 성장을 우선에 두면서, 지역사회에 문학의 고유한 역할을 전하고 싶다는 바람을 갖고 있다. 뜻을 같이하는 작가를 추가로 맞이하고, 『시간의 서재』를 더욱 완성도 높은 동인지로 발전시키는 것이 다음 목표다.
사람들에게 감동과 울림을 주는 글을 쓰고 싶다는 열망, 그것이 미니작가회를 움직이는 힘이다.
『시간의 서재』는 지나온 세월의 회고에 머물지 않는다. 삶을 통과한 언어로 오늘을 비추고, 내일의 독자에게 말을 건다. 교단에서 문단으로 이어진 이들의 두 번째 인생이 이제 책과 무대 위에서 독자를 만난다.
시간을 써 내려간 이들의 진심, 그 첫 페이지가 열리고 있다. 다음은 작가들의 출판기념 소감이다.
『시간의 서재』에는 과거의 예언과 미래의 꿈을 담아내는 매력이 있다. 살아 숨 쉬는 시간의 서재에 함께하게 되어 영광이다. 창간호에 이어지는 새로운 이야기들을 제2호에도 계속해 담아보겠다.(황승택 작가)
40년 교직에서의 노하우로 잠재된 필력, 세대성 잠재우고 함께 깨어나, 목화송이로 하얗게 피었으니 <시간의 서재> 함축된 뜻 따라 창대하리라.(이행재 작가)
책을 창간한다는 것은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키는 것과 같다. 『시간의 서재』는 이렇게 임산부의 산고보다 더한 고통을 극복하고 세상에 태어났다. 이 책이 문학에 대한 사랑과 열정에 불을 지펴 앞으로 더욱 번창하는 밑거름이 되었으면 좋겠다.(안상문 작가)
남을 빛나게 하면 본인도 빛난다는 뜻을 다시 새겨 본다. 남의 삶을 들여다보고 기사로 표현하는 기술,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시민기자·리포터의 능력이 아름답다. 인생 후반부 폭넓은 활동은 100세 인생에 꼭 필요하다. 계속해서 남을 즐겁게 해주시기를 바란다.(황정주 작가)
▣ 미니작가회 『시간의 서재』 출판기념 북콘서트
·일시: 2026년 2월 9일(월) 오전 11시
·장소: 퇴계원 사무실(퇴계원읍 경춘북로 558번길 7-33/ T. 031-573-20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