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21 (월)

  • 맑음동두천 20.0℃
  • 구름조금강릉 15.6℃
  • 구름조금서울 21.4℃
  • 구름조금대전 22.4℃
  • 구름조금대구 18.6℃
  • 맑음울산 12.8℃
  • 구름많음광주 20.5℃
  • 맑음부산 13.5℃
  • 흐림고창 20.3℃
  • 흐림제주 20.2℃
  • 맑음강화 18.3℃
  • 맑음보은 20.1℃
  • 구름많음금산 21.3℃
  • 구름많음강진군 16.6℃
  • 구름조금경주시 14.7℃
  • 구름조금거제 13.9℃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현장소식

부모님을 기쁘게 해 드리는 것

어버이날이었던 지난 8일, 요즈음에는 쉽게 찾을 수 없는 어버이날 행사가 우리 학교(서울 대방중학교, 교장 이선희)에서는 열렸다. 다양한 행사를 하지 못했지만 아침 수업시작 전에 학생들의 이야기와 교장선생님의 훈화로 간단하게 열린 것이다. 그러고 보니 최근 몇년동안 어버이날 행사를 접해본 기억이 별로 없다.

행사 말미에 교장선생님의 훈화말씀이 있었다. '여러분은 오늘 아침에 부모님께 무슨 말씀들 드리고 나왔습니까? 아무말도 하지 않고 나온 학생도 있을 것이고, 용돈을 아껴서 카네이션을 달아 드린 학생도 있을 것입니다. 때로는 오늘이 어버이날이라는 것을 모르고 학교에 온 학생들도 있을 것입니다.' 어버이날을 모르는 학생들이 있을 것이라는 교장선생님의 말씀에 한동안 숙연해 지는 느낌이 들었다.

'여러분은 효도가 무엇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까? 교장선생님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효도라는 것은 바로 부모님을 기쁘게 해 드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기쁘게 해드리는 것이 쉽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그렇지 않습니다. 언제나 기쁘게 해 드린다는 것은 쉬운일이 아닙니다.'

'여러분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면 됩니다. 부모님이 조금이라도 기뻐하신다면 여러분은 효도에 성공한 것입니다. 항상 부모님의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만 갖는다고 해도 부모님은 기뻐하실 것입니다. 여러분이 마음먹기에 따라 효도는 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게 됩니다.'

이렇게 일상적인 이야기를 했지만, 그 말씀의 호소력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원래 우리 교장선생님은 국어교사 출신이다. 시쓰기를 좋아해서 작년 졸업식때는 졸업생에게 손수 시집을 만들어서 졸업선물을 했다고 한다. 그것도 졸업생 모두에게... 요즈음의 교장선생님은 학생들에게 훈화하는 기술이 예전의 교장선생님에 비해 떨어진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 교장선생님은 그렇지 않다.

훈화시간이 2-3분이다. 그 짧은 시간에 모든 이야기를 다 한다. 간결 명료하게 학생들이 알아듣기 쉽게 호소력 있는 훈화를 한다. 보통 훈화를 할 때는 학생들이 조용히 듣는 경우보다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우리 학교의 교장선생님 훈화시간은 그렇지 않다. 짧게 끝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워낙에 훈화말씀 전달 능력이 뛰어나다.

얼마전 교장선생님께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다. '혹시 훈화말씀을 위해 준비하시는 것 아닌가요? 그리고 준비한 것을 열심히 연습하시는 것 아닌가요? 그렇지 않고서는 말씀도중 끊어지는 일이 없이 그렇게 하실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저 대답은 안하시고 웃음으로 넘기신다. '학생들에게 도움되는 말이면 무엇이든지 기억하려고 노력은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연습을 하거나 미리 준비는 하지 않습니다. 그냥 평소에 기억했던 내용을 이야기 할 뿐입니다.'

오랫만에 있었던 어버이날 행사, 학생들에게는 부모님을 다시한번 생각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을 것으로 확신한다.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