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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스토커, 그 진실은?

'선생님♥♥♥♥사랑해요' 난데없는 수신된 문자메시지, 발신자의 번호는 나타나있었지만 상대가 눈군지는 도무지 예측이 되지 않았다. 우리반 아이들의 전화번호는 이미 입력이 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반 아이는 아니라는 것이 확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하는 것도 좋긴 하지만 누구세요?' 답신이 없다. 그렇게 한시간여가 흘렀다. 문자메시지를 받았던 사실을 깜빡잊고 있었는데, 휴대폰이 깜박거린다. '선생님♥♥♥♥사랑해요' 똑같은 내용이다. 발신자의 전화번호 역시 같은 번호이다. '누군가 밝혀야지요. 선생님은 지금 누군지 궁금합니다.' 이번에는 바로 답신이 왔다. '선생님을 사랑하는 스토커입니다.' 바로 메시지를 보냈다. '아 스토커이면 지금 이근처에 있겠군요. 만납시다.'

'스토거는 아니고요. 저는 대방중학교 학생입니다. 놀라셨지요?' '많이 놀랐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누군가 밝히지 않았네요.' 연속해서 메시지가 수신되었다. '우리는 선생님을 따라다니는 스토커 모임입니다. 선생님을 사랑합니다.' 끝내 누군지 밝히지 않고 메시지가 끊어졌다.

다음날 오후는 학교교육과정에 의한 봉사활동이 있는 날이었다. 바쁜시간을 보내고 오후에 봉사활동 장소로 이동하는중에 우리반 아이들과 함께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그 자리에서 한 아이가 '선생님 스토커 있는 것 아시지요?' '그래 알긴 아는데 그 녀석들이 자신이 누군지 밝히지 않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하니?' 그 아이는 아무말 없이 그저 웃기만 한다.

잠시후, '선생님 사실은 그 아이들 남자아이들 입니다. 우리반 아이도 있고 다른반 아이도 있습니다. 아마 문자는 다른 반아이들이 보냈을 것입니다.' '그런데, 왜 스토커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스토커는 그런 뜻이 아니고요. 스피드하게 토스트를 먹는다고 자기들이 붙인 이름이예요. 커는 그냥 붙였다고 하던데요.'

'아 그랬구나. 그런데 자기들이 누군지 밝히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 '선생님이 아시면 재미없다고 그러면서 말하지 말라고 했어요. 그냥 모르는 척 하고 문자오면 답장 해 주세요.' '그것 참...' 그때였다. '선생님 스토커입니다. 더운 날씨에 봉사활동 지도하러 가시느라 고생이 많으십니다. 봉사활동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는 메시지가 또 수신되었다. 주변을 둘러봐도 핸드폰을 들고 있는 아이들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래, 너희들 정체를 알아냈다. 아직 누군지는 모르지만, 나도 너희들 스토커 할 것이다. ㅋㅋ' '어 선생님 신세대 이시네요.' '왜 신세대라고 생각하니?' '선생님 방금전 메시지에서 ㅋㅋ 쓰셨잖아요. 뭔가 저희들과 통할 것 같아요'

그것이 신세대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인지 몰랐다. 그저 아이들이 쓰는 표현을 잠시 빌렸을 뿐인데. 그보다 마지막으로 받은 문자가 마음에 와 닿느다. '뭔가 저희들과 통할 것 같아요.'란 말이 자꾸 생각난다.

사실 요즈음 아이들은 자기들을 이해하려는 교사를 잘 따른다. 그리고 자기들이 하는 일을 알고 같이 대화를 나누어 주는 교사를 좋아한다. 수업시간에 가끔씩 요즈음 유행하는 노래나 가수 이야기를 하기는 하지만 아이들이 그렇게까지 생각하고 있는 줄은 몰랐다. 이제는 스토커의 베일도 벗겨지고(누가 그 구성원인지는 모르지만)학생들이 자신들과 통할 것 같다고 한다. 학생들이 자신을 많이 따른다면 그것을 싫어할 교사는 없다.

좀더 학생들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이러한 것들이 학교생활을 조금이라도 즐겁게 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교육은 학생과 교사가 함께 할때 그 효과는 극대화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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