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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자녀 사랑, 책으로 시작하자

주말이면 아이들과 함께 인근에 있는 도서관을 찾는다. 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소규모 도서관이지만 세미나실, 컴퓨터실, 휴게실 등 각종 편의 시설을 갖추고 있어 가족끼리 오붓하게 주말을 보내기에는 안성맞춤이다. 특히 유치원에 다니는 막내는 유아기부터 책에 관심이 많아서 도서관 나들이를 자연스럽게 여길 정도가 되었다. 독서에 대한 인식도 많이 달라져, 어린이용 열람실는 자녀와 함께 책을 읽는 부모들의 모습도 흔한 풍경이 되었다.

도서관에 도착하면 먼저 각종 도서 정보가 담긴 게시판부터 살펴본다. 마침 굵은 글씨로 눈에 잘 띄도록 부착해 놓은 게시물에 시선이 멈췄다. ‘북스타트(Book start) 운동’을 소개하는 안내문이었다. 평소 ‘북스타트 운동’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던 차에 지역도서관이 이처럼 훌륭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니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우리나라 학생들의 독서량이 선진국에 비해 현격히 떨어진다는 지적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독서의 생활화야말로 21세기 지식기반사회의 핵심 동력이라는 점에서, 당국도 그 심각성을 인식하여 학교 독서교육을 강화하고 도서관 시설을 늘리는 등 애를 쓰고 있으나 어려서부터 비뚤어진 교육열의 영향을 받고 자란 아이들이 마음의 문을 열고 독서의 즐거움에 몰입하기란 말처럼 쉽지 않다.

안내문을 읽어보니 생후 6~12개월된 영아를 둔 부모가 회원에 가입할 경우, 아기에게 읽어줄 동화책을 무료로 대여받는 것은 물론이고 동화구연, 육아상담 등 각종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다. 이제 갓 아기를 낳았거나 아니면 아기를 낳을 계획이 있는 부모들에게는 더할 나위없이 좋은 선물임에 틀림없었다. 신체 못지않게 지적으로도 건강하고 균형잡힌 아이들을 키워내기 위하여 지역도서관이 부모와 함께 책임을 공유하겠다는 의도가 더욱 신선하게 다가왔다.

‘북스타트 운동’이 이미 활성화된 영국, 일본, 캐나다 등의 선진국에서도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아이가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언어 습득 능력과 집중력은 물론이고 학교 생활에 따른 적응력과 자신감에서 월등히 앞선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가히 책이 가져다준 경이로운 변화라 할 수 있다.

옛말에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있다. 어렸을 때 어떤 습관을 들이느냐에 따라 청소년기는 물론이고 성인이 돼서도 그 영향을 고스란히 받아 사회생활에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컴퓨터를 포함한 각종 영상기기에 무방비로 노출된 우리 아이들이 책을 멀리하고 감각적인 노예로 전락한다면 개인은 물론이고 국가의 미래도 그만큼 암담할 수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아기 때부터 부모와 함께 자연스럽게 책을 접하는 ‘북스타트 운동’이야말로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촉매제라 할 수 있다.

‘북스타트 운동’을 생활문화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사회적 인식의 확대와 더불어 정책 당국의 적극적인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절대적으로 부족한 운영 요원을 확보하기 위하여 지역 단위의 자원봉사시스템 구축과 함께 독서프로그램을 입안하고 이를 추진할 수 있는 공공도서관의 확충이 필요하다.

굳이 ‘우리가 갓 태어난 아기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책을 그들 삶의 자원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라는 북스타트 운동의 창시자 웬디 쿨링의 말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어려서부터 책과 친숙한 아이들이 성인이 돼서도 책을 가까이 한다는 것은 자명한 이치라 할 수 있다.

가뜩이나 출산율 저하로 인하여 국가 경쟁력 저하를 우려하고 있는 당국이나 갓 태어난 자녀를 어떻게 기를 것인지 고민하고 있는 부모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북스타트 운동’에 동참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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