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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하며 가르치니 보람도 두배"

신내초 이진기 교장, 손수 만든 실험도구 교과서 실려


서울 신내초 교장실에는 각종 공구들이 가득하다. 이 학교 이진기 교장의 교육자료에 대한 남다른 애착 때문이다.

초등학교 6학년 2학기 과학 실험관찰 교과서 '계절의 변화' 단원에서는 태양 고도의 변화에 따른 기온 변화를 설명하고 있다. 태양의 고도가 높을수록 단위 넓이의 지면이 받는 태양 에너지의 양이 많아 기온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실험을 통해 증명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태양 고도 변화에 대한 실험은 손전등으로 모눈종이를 비추는 각도를 달리하며 태양열이 닿는 면적과 빛의 양의 차이를 보여주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이진기 교장은 학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새로운 실험을 고안해냈다.

"아이들은 태양에너지의 양과 넓이를 실제 개념과 반대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면적이 넓은 쪽이 당연히 더 뜨거운 것 아니냐'고 잘못 이해하는 것이지요."

새로운 교육자료 개발에 착수한 이 교장은 97년 전국 교육자료전에 태양전지를 부착한 실험기구를 발표했고 이 자료는 전국 2위의 성적으로 입상했다. 이 교장은 이 자료에 대한 특허도 받았다. 과학교육 관계자들 또한 태양전지 기구를 매우 높게 평가해 올해 교과서에 이 교장의 실험이
실리게 된 것이다.

이 실험기구의 특징은 학생들이 태양에너지의 크기 차이를 시·청각적으로 알아볼 수 있게 했다는 점이다. 태양전지에 빛을 직각으로 비추면 실험기구에 함께 부착된 바람개비가 빨리 돌아가고 스위치의 불빛이 밝아지고 멜로디 소리도 커진다. 반대로 빛을 비스듬히 비추면 바람개비의 속도가 느려지고 스위치의 밝기, 멜로디 소리 크기도 줄어든다.

실험기구를 접한 학생들은 바람개비와 멜로디 소리에 신기해하고 재미있어 했다. 그 만큼 이 단원에 대한 이해도 쉽게 할 수 있었다. 특히 이 기구는 실내뿐 아니라 야외에서 실제 태양열로도 실험해볼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교과서에 실린 실험기구는 이 교장의 원제작물과는 달리, 바람개비와 멜로디 등이 따로 떨어져 있다. 이 부분은 이 교장이 가장 안타까워하는 점이기도 하다.

"특정인이 개발한 자료를 그대로 교과서에 실을 수 없다고 해 부득이 분해된 형태로 자료가 실렸습니다. 앞으로라도 좋은 실험자료는 있는 그대로 학생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교장은 "교원이 교육자료를 발명해서 교과서에 실리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라며 "교사들이 내가 만든 자료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평소 수업자료 개발에 관심이 많다는 이 교장은 요즘도 교장실에 지구본을 여러 개를 늘어놓은 채 새로운 교육자료 제작에 골몰하고 있다. 이 교장은 마지막까지 '살아있는' 현장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근 교사들이 인터넷 자료를 수업에 많이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터넷에만 의존하지 말고 자연에서 수업자료를 찾도록 노력해야 할겁니다. 인터넷상의 식물 사진보다는 학교 화단으로 나가서 직접 식물들을 비교해보는 것이 도움이 되니까요. 교사에게는 스스로 학습자료를 개발할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내가 만든 자료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일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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