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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인성교육은 등대처럼

우리학교에 있는 잔디가 몰라보게 많이 자라 보기가 좋습니다. 학교 운동장에 잔디가 깔려 있는 학교는 드문데 우리학교 운동장에는 푸른 잔디가 깔려 있어 학생들에게 매일 신선함을 더해 줍니다. 점심, 저녁식사 후 서로 웃고 즐기며, 대화하면서 트랙을 돌고 있는 수많은 학생들을 볼 때면 학생들이 육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지난 토요휴무일에 밀린 신문을 보는 가운데 그 중에 위즈덤하우스의 신간 ‘등대’에 대한 내용 일부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책의 주인공 ‘나’는 사람들을 상대로 하는 일에 능하지만 커뮤니케이션에 뭔가 문제가 있다고 느끼고 오랜 스승인 막스 선생님에게 조언을 구하는데 막스 선생님은 그에게 해답을 주는 대신 고향이나 다름없는 메노르카 섬으로 가서 그곳에 있는 다섯 개의 등대를 관찰해 볼 것을 제안합니다.

이렇게 해서 등대의 섬 메노르카로 휴가를 떠난 ‘나’는 다섯 개의 등대를 찾아다니며 등대와 주변 풍경들을 관찰하게 되는데 날마다 등대를 하나씩 찾아다니면서 그는 깨달아갑니다. 등대는 하룻밤에도 똑같은 신호를 수백, 수천 번씩 반복하고 세련된 기교나 기술이라곤 찾아볼 수 없지만 칠흑같은 밤, 항해사들에게 꼭 필요한 빛을 제공하고, 위험을 알리기에 그보다 좋은 소통방법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저는 이 글을 읽으면서 잠시 생각에 젖었습니다. 학생들의 인성교육은 이와 같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칠흑같은 밤을 맞고 있는 항해사에게는 빛이 필요하듯이 각종 문제로 인해 방황하며 길을 잃고 있는 학생들은 선생님들의 빛과 같은 조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항해사가 항해하면서 무슨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지를 알기를 원하는 것과 같이 학생들은 자기의 나아가는 데 장애요소가 무엇인지 알고 극복하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우리 선생님들은 등대와 같은 방법으로 인성교육에 임해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해 방황하며 길을 잃은 학생들에게 빛으로 다가가야 할 것 같습니다. 학생들이 가정, 학교, 사회생활을 하면서 장애물을 만나지 않도록, 아니 만나면 피해갈 수 있도록, 잘 넘어갈 수 있도록 바른 길을 제시해 주어야 합니다. 이게 우리 선생님들의 할 일입니다.

우리 선생님들의 지도방법도 등대에서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하룻밤에도 똑같은 신호를 수백, 수천 번씩 반복하고 세련된 기교나 기술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듯이 학생들의 인성교육에도 몇 십번이고 몇 백번이라도 반복되어야 합니다. 똑같은 내용으로 인내심을 갖고 반복해야 합니다. 특별한 상담기법이 필요 없습니다. 그저 단순하고 다정하게 다가가면 됩니다. 끈질기게 반복적으로.

우리 학교에는 매일 학생들과 씨름하며 포기하지 않고 끈기 있게 지도하시는 선생님을 보게 됩니다. 어떤 때는 엄하게 호통을 치기도 하고, 어떤 때는 비난은 작은 소리로, 칭찬은 큰 소리로 하면서 어머니의 다정한 모습으로 귀에 다가가 간질여 주는 모습도 보입니다. 또 어떤 때는 꿇어앉아 있는 학생들과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선생님도 쭈구려 앉아 지도하기도 합니다. 또 어떤 때는 어깨동무를 하며 친구처럼 다가가 지도하기도 합니다.

이와 같이 변함없이 끈질기게 지속적인 대화를 하다 보면 학생들은 결국 선생님들의 등대 같은 빛으로 인해 갈 길을 찾게 되고 그 길로 향해 나아가게 됩니다. 끊임없이 반복해서 학생들을 지도하게 되면 학생들은 결국 손을 들게 될 것이고 선생님들의 속마음도 이해하게 되어 친구처럼 다가오게 될 것입니다. 흙을 간질이면 땅은 꽃을 통해 웃듯이 학생들의 귀를 간질이면 학생들은 예쁜 백합이 되어 웃을 것입니다.

우리 선생님들은 등대와 같이 끈질기게 반복해서 똑같은 빛으로 다가가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학생들은 칠흑같은 밤을 만났어도 무사히 항구에 도착하여 기쁨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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