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의 온라인 민원시스템인 ‘이어드림’이 민원폭탄의 창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재검토 의사를 밝혔다.
14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 열린 교육부, 국가교육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정성국 의원(국민의힘)은 “‘이어드림’ 민원 시스템은 상담과 민원을 구분하지 않은 채 교사가 온라인 민원을 직접 응대해야 하는 구조”라며 “학부모가 특정 교사를 지정해 민원을 넣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상담과 민원을 구분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학부모가 상담으로 포장해 민원을 넣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교육부가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어드림’은 서이초 순직 사건 이후 학교와 보호자 간의 온라인 소통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시스템이다.
▲학부모 상담 예약 ▲공지사항 안내 ▲특이 민원 이력 관리 ▲교육청 대응 요청 등의 기능이 있지만 한국교총 등에서는 교사가 직접 응대해야 하는 구조적 결함과 상담과 민원의 모호함에 대해 우려를 제기해 왔다.
이와 관련해 최 장관은 “악성 민원의 우려를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찾든지 더 시간을 늦춰서라도 재검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최근 고교 교육현장에 최대 관심사가 되고 있는 고교학점제에 대해서도 의원들의 질의가 이어졌다.
조정훈 의원(국민의힘)이 “고교학점제는 고등학교를 대학처럼 만들겠다는 것인데 별다른 준비도 졸업을 학생에게 책임지게 하고 있어 혼란이 일어나고 있다”며 “과목 디자인(선택) 등에 컨설팅을 받는 등 사교육을 자극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김준혁 의원(더불어민주당)도 “고교학점제를 제대로 이수하지 못하면 졸업을 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검정고시생이 늘고 있다”며 제도적 보완을 요구했다.
최 장관은 “여러 문제에 대한 개선 대책을 1차적으로 보완했지만 완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시행 첫 대상 학생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고교학점제 개선안을 지난달 25일 발표한 바 있고, 2개의 교육과정 개정안을 국교위 제출한 상태다. 최종안 확정과 관련해 차정인 국교위원장은 “아무리 빨라도 12월은 돼야 나올 것”이라며 “속도를 내면서도 심도 있는 논의가 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현재 국교위는 해당 안건의 심의를 위해 고교교육특별위원회를 별도로 구성할 계획이다.
한편 대통령 공약 중 하나인 교원의 정치기본권 보장 추진과 비현실적인 유아 대상 영어학원 전수조사 발표 등에 대해서도 우려가 나왔다.
김용태 의원(국민의힘)은 “정치권의 극단적 대립이 교실로 번질 수 있다”고 전망했고, 진선미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교육부가 전국 유아 대상 영어학원 중 사전 등급 시험을 시행하는 곳이 23곳이라고 발표했지만 현실은 너무 다르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