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5.31 지방선거일입니다. 저도 아침 일찍 식구와 함께 투표를 하고 왔습니다. 선거운동 기간이 끝나니 시원섭섭합니다. 마이크로 방송을 하니 그것이 방해가 되어 빨리 지나갔으면 했지만 한편으로는 각 후보들과 선거 운동원들의 예의바른 인사, 활짝 웃는 웃음, 반기는 모습, 손 흔드는 장면 등을 더 이상 볼 수 없어 아쉽기도 합니다.
우리학교에는 지난 5월 첫 주부터 4주간 교생실습을 했는데 우리학교 출신 선생님 여덟 분이 오셨습니다. 현재 이화여대, 경희대, 대구대, 울산대에 재학 중인데 이분들은 서로 아는 사이이고, 3년간 함께 몸담았던 곳이라 큰 부담 없이 시작을 할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생각과는 달리 이분들은 한결같이 첫날에 너무 긴장되고 떨었다고 이구동성으로 교생일지에 소감을 밝히고 있더군요.
교과담당 및 학급담당지도 선생님께서는 교생 선생님들에게 ‘복장을 단정히 해요, 인간관계를 중시해요, 학생들이 예민한 시기이니 말과 행동에 신경을 써요, 학생들에게 먼저 다가가세요, 선생님들께 예의를 잘 갖추고 선생님과의 관계를 돈독히 해요, 청소지도를 꼼꼼히 해요, 중간고사 거의 막바지에 이르렀는데 학생들 마음가짐이 흐트러지지 않게 지도해요, 학생들과 잘 융화해요, 교문지도시 지각생 단속 잘해요, 학교의 업무 전반을 파악해요, 연구수업시 준비를 성실히 해요, 이름표 달고 다녀요, 일찍 출근하세요, 아침.야간 자율학습에 함께 해요, 상담 및 생활지도도 해요, 학생들 이름 빨리 익히세요....’ 무수히 많은 선생님들의 지도조언 속에서 교생 선생님들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선생님들의 말씀을 그대로 잘 따르고 순종함을 보게 됩니다.
복장은 모두 세련되지 않지만 단정합니다. 인사를 잘 합니다. 일찍 나와서 교문을 지도합니다. 청소지도를 합니다. 자습지도를 합니다. 늦게까지 자습지도 및 상담 그리고 교과연구를 합니다. 학습자료를 만듭니다. 수업참관도 연구수업도 합니다.
교생 선생님들은 하루하루 자신을 반성합니다. 어떤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먼저 다가가야겠다. 어떤 선생님은 아직은 교사가 아니라 실습생이라는 마음가짐을 4주 동안 잊지 않고 생활하겠다고 다짐도 합니다, 또 어떤 선생님은 조금 소극적이었던 것이 아쉽지만 학생들과 만나면 좀더 적극적이고 활동적이어야겠다고 다짐합니다. 더욱 새롭고 활기롭게 생활할 것을 다짐합니다.
또 어떤 선생님은 학생들이 시험 잘 치라고 아침에 초콜렛을 하나씩 선물을 했더니 학생들이 너무 좋아해 매우 기뻤다고 합니다. 또 어떤 선생님은 시험감독을 할 때 다리가 아팠는데 요새 시험감독이 더 철저한 것 같아 마음이 조금 아팠다고 합니다. 또 어떤 선생님은 학생 생활지도가 보는 것과는 달리 힘든 일이라는 것을 알았다고 합니다.
또 어떤 선생님은 준비했던 것을 100% 다 보여줄 수 없어 아쉽다고 합니다. 또 어떤 선생님은 연구수업을 위해 연구를 더더욱 많이 하고 학습지도안도 작성하고 파워포인트도 만들어 수업에 임했지만 아쉬운 점이 많다고 합니다. 또 어떤 선생님은 매 수업시간마다 부족함을 지적해 주시고 격려해 주셨던 선생님께 감사하다고 하네요. 또 어떤 선생님은 교사라는 직업에 대한 상을 지도선생님을 통해 마련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고 하네요.
지난 금요일 실습이 끝나는 날 오전 11시 반에 교장실에서 마지막 종합협의회가 있었습니다. 교생 선생님 8명, 연구부장 선생님, 그리고 저, 교장 선생님께서 자리를 함께 해 교생 선생님의 소감과 연구부장 선생님, 저, 교장 선생님 순으로 조언의 말씀을 해 주었습니다.
저는 교생 선생님들에게 출발이 아주 중요함을 알고 여러 가지로 주문을 많이 했지만 그 중에 특히 교생시절의 마음가짐, 열의, 노력 등이 끝까지 한결 같았으면 좋겠다고 일러주었습니다. 그날은 말을 못했지만 지금 다시 이런 시간이 주어진다면 미국 스포츠계의 큰 스승으로 존경받는 존 우든 전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 농구 감독의 ‘성공의 여덟 가지 조언’ 대로 행하면 선생님으로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소개해 주고 싶습니다.
첫째, 상대를 존중하되 두려워하지 말라. 둘째, 아주 작은 일부터 시작해라. 셋째, 명성보다는 인성이 중요하다. 넷째, 실수를 해도 실패는 하지 않는다. 다섯째, 신속하되 서두르지 않는다. 여섯째, 열심히 일할수록 행운이 찾아온다. 일곱째, 자신을 안다. 마지막으로 준비에 실패하는 것은 실패를 준비하는 것이다.
여러 선생님들은 선생님이 되기 위한 준비과정이 너무 좋았기에 여러 가지 지도과정에서 실수를 거듭했을지라도 실패는 하지 않습니다. 마지막 평가회에서 ‘내가 교직을 잘 선택했구나’ 라고 소감을 말씀하시는 교생 선생님들께서는 지금부터 서서히 좋은 선생님이 되기 위한 아주 작은 일부터 차근하게 준비해 나가셔야죠. 특히 우리 선생님들에게는 명성보다는 인성이 더욱 중요함을 알고 성품을 갈고 닦는 일도 소홀히 하지 말고 머지않아 좋은 학생 만들기에 함께 힘을 합쳐야죠. 교생 선생님!
그 동안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열심히 하셔서 다시 우리학교에서 만남이 있기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