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는 울산산업도시의 상징인 공업탑이 세워져 있는 공업탑로타리 주변에 있습니다. 공업로타리는 교통의 중심지입니다. 다섯 갈래로 길이 나 있는데 하나는 석유화학단지로 가는 길, 하나는 전국에서 유명한 고래잡이의 고장 장생포로 가는 길, 하나는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이 있는 방어진으로 가는 길, 하나는 구도시인 중구로 가는 길, 하나는 고속도로로 가는 길입니다. 모든 시내버스는 물론 시외버스까지 대부분 공업탑을 경유합니다. 그러니 일찍부터 상권이 발달하여 식당도 많고 술집도 많습니다.
이런 곳에 위치한 울산여고는 1,500여명이나 되는 학생들의 생활지도 특히 교문지도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아침, 저녁 교문지도가 매년 전통적으로 잘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학생부(현,생활지도부)는 고생하는 부라 하여 학년 초기에 학생부를 지원하는 선생님이 거의 없습니다. 그러니 자동적으로 기간제 선생님이 대부분 자리를 차지합니다. 지금도 세 분의 기간제 선생님과 새로 복직하신 선생님이 이 자리를 차지합니다. 하지만 자원하는 원로 선생님 두 분이 계십니다. 이분들이 학생부장과 힘을 합쳐 앞서 모범을 보이니 기간제 선생님은 물론 전 학생부 선생님들이 열심히 잘하고 계심을 볼 수 있습니다.
교문지도는 아침 7시 반부터 시작되는데 학생부장 선생님은 매일 일찍 오셔서 당번에 관계없이 교문지도를 하십니다. 그리고 당번 선생님은 7시 반부터 교대로 선도부 학생들과 함께 교문지도를 합니다. 처음에는 지각생이 제법 많이 나왔지만 계속적인 지도로 이제는 지각생을 거의 찾아 볼 수 없습니다.
지각생을 비롯해 복장위반 학생, 머리불량 학생, 이름표 없는 학생 등을 일일이 체크하여 지도를 합니다. 우리학교는 일체 체벌은 하지 않고 교무실에서 학교 자체에서 만든 원고지를 사용하여 적게는 한 장에서 많게는 다섯 장까지 쓰게 하여 반성하게 합니다. 글의 내용은 자유입니다. 학생들의 생활반성은 물론 논술능력까지 키워 주기 위해 이렇게 해오고 있습니다.
아침 8시가 되면 교문을 닫는데 하루는 교장 선생님께서 함께 교문지도를 하고 있는데 한 학부형이 애를 태워다 주면서 그 장면을 보고서는 잘 한다고 박수를 치더랍니다. 오후 저녁시간에도 작년까지 선생님들이 교대로 교문지도를 했는데 부장 선생님이 평소에 얼마나 덕을 쌓았는지 남 선생님은 원로, 부장, 부서 관계없이 전 선생님께서 교문지도를 자청해서 해 주셨습니다. 하루는 학생부 모임에 참석했더니 함께 수고하신 선생님들께서 다 모여 있더군요. 아마 이런 현상은 어느 학교에서도 찾아보기 힘들 것입니다.
우리학교 운동장 트랙은 국민체육진흥공단의 도움으로 잘 만들어져 운동하기에는 너무 좋습니다. 그래서 주민들이 아침, 저녁으로 많이 이용합니다. 그런데 그 중에는 몰상식한 분들이 있어 다음날 아침에 보면 개를 몰고 와 똥을 싸놓기도 하고 술을 마시고 술병과 휴지를 마음대로 버리고 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또 불량배들이 학교에 들어와 선생님과 학생들을 불안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올해부터는 교장선생님께서 저녁 교문지도까지 함으로 인한 학생부 선생님들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전용경비원을 세웠습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후 5시 반부터 10시 반까지 하루 다섯 시간씩 매일 교문을 지키면서 학생들은 외출증이 없으면 통제하고, 외부차량도 통제하며, 일체 불량배들은 물론 개를 몰고 들어오는 사람, 술을 가지고 들어오는 사람 등을 단속하여 편안한 가운데 야간자율학습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도록 했습니다.
키가 크고 인자하게 생긴 연세 많으신 분이 경비복을 입고 완장을 차고 모자를 쓰고 교문을 지키고 있으니 주변의 주민들이 잘 했다고 칭찬을 합니다. 선생님들도, 학생들도, 학부형들도 모두 좋아합니다.
이웃학교에는 저녁 야자시간에 외부인들이 교무실에 들어와 선생님들의 지갑을 비롯해 물건들을 훔쳐가고 심지어는 차 안에 있는 것까지 훔쳐가는 사례가 있다고 하는데 우리는 그런 걱정은 전혀 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교문에서부터 교실까지 진입로에 아주 밝은 가로등을 중간 중간에 많이 세워 불을 밝힘으로써 불량배들이 우범지역으로 활용할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이와 같은 교문지도로 인해 학생들의 생활은 많이 안정이 되었습니다. 못된 학생들이 밖에서 담배피우는 것도 없어졌습니다. 할인매점에 가서 물건 훔치는 일도 없어졌습니다. 학생들이 교문 주위에서 군것질하는 것도 볼 수 없습니다. 이는 학생부에 소속된 선생님들의 헌신적이고 지속적인 노력 결과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학교는 정말 교문지도 시범학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루도 아니고, 한 달도 아니고, 일 년도 아니고 매년 전통적으로 밤낮으로, 사시사철 학생들이 있는 한 교문지도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작년에 이어 지금까지 처벌받은 학생이 한 명도 없습니다. 반성문 쓰는 학생도 많이 줄었습니다.
지금도 학생부는 다른 부와 달리 화분이 많이 책상 위에 올려져 있습니다. 이는 전임 학생부장의 꽃을 사랑하는 마음이, 학생부 소속 선생님 사랑하는 마음이 그대로 담겨져 있습니다. 지금은 다른 학교에 가고 안 계시지만 직접 화분을 손질하고 물주고 만들고 하던 것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이어서 현재의 학생부 선생님들은 화분관리를 잘하고 있습니다. 전임 학생부장 선생님의 성실한 교문지도의 열정이 그대로 이어져 새로 맡은 학생부장 선생님은 전임 부장선생님 뺨칠 정도로 더 열심히 잘하고 있습니다. 아마 계속해서 이어져 가리라 봅니다. 이는 우리의 전통이자 자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