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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기초질서는 닭, 오리, 토끼처럼!

19일 새벽 4시가 기다려집니다. 우리와 프랑스와의 대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우리 선수의 매서운 맛을 이번에는 보여주어야 할 때입니다. 우리 선수들은 과거의 5:0, 3:2를 졌을 때는 잊어버리고 노쇠한 프랑스 선수를 혼을 내어 우리에게 기쁨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길거리응원도 기대가 됩니다. 2002년의 거리응원이 되살아나리라는 기대를 해 봅니다. 그 때의 거리응원은 물론 함께 거리질서도 되살아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지난 토고전과 경기가 끝나고 나서 기초질서는 실종되었다고 하니 이는 우리에게 승리의 기쁨 이면에 나타나는 슬픔입니다. 프랑스전을 계기로 기초질서가 되살났으면 합니다. 쓰레기 방치, 폭주족의 오트바이 질주, 교통대란 등 무질서의 말들이 더 이상 나오지 않기를 고대해 봅니다.
기초질서를 위한 홍보가 곳곳에 나타나고 있음은 다행입니다. 인터넷 만화·유머 사이트 '풀빵닷컴'은 지난 13일 밤 한국-토고전 당시 버스에 올라타고 응원 후 쓰레기를 그대로 두고 가는 축구팬들의 모습을 비판한 패러디물을 제작했다고 합니다. '대한민국'이라는 제하의 이 작품은 가수 정수라의 '아 대한민국' 가사를 이용해 역설적으로 응원문화를 비판하는 내용이랍니다.

가사 중 '뜻하는 것은 무엇이든 될 수가 있어'라는 내용에서는 막무가내로 버스에 올라타는 한 축구팬의 모습을 포착한 사진을 이용해 웃음을 자아내고 있고 '이렇게 우린 이 강산을 노래 부르네'라는 가사 밑에 쓰레기로 어지럽혀진 거리 사진을 게재해 축구팬들의 각성을 촉구하고 있음을 보게 됩니다.

어느 날 평소 가깝게 허물없이 지내는 선배 선생님과 점심식사를 하면서 대화를 나누는 중에 나를 감동시키는 동물들의 삶의 아름다운 모습을 접할 수 있게 된 적이 있어 있습니다.

선배 선생님께서는 닭과 오리 그리고 토끼를 낮에는 마당에서 놀게 하고 밤이 되면 한 우리에서 함께 잠을 잘 수 있도록 보금자리를 마련하여 들어가는 문을 하나로 만들어 놓았는데 신기하게도 그들은 오후 7시 30분만 되면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제일 먼저 닭들이 줄을 서고 그 다음에는 오리들이 줄을 서고 마지막으로 토끼가 줄을 서서 한 우리에 들어간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이 이야기를 듣는 순간 신선한 충격을 안겨다 주었습니다. 그 이후 동료직원에게 ‘닭, 토끼, 오리가 함께 생활하면서 저녁 7시 30분이 되면 같은 시간에 함께 한 우리에 줄을 서서 들어간다고 하는데 어느 동물 순으로 들어갈까?’ 하고 물으니 어떤 분은 오리, 닭, 토끼 순으로, 어떤 분은 토끼, 닭, 오리 순으로 들어간다고 했습니다.

덩치 크기 순이면 전자가 맞을 것 같기도 하였고 순발력 순이면 후자가 맞을 것 같기도 하였습니다. 닭, 오리, 토끼 순으로 들어가는 이유는 싸움 잘하는 순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겠는가 하고 내 생각을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 뒤에 왜 토끼가 제일 뒤에 들어갈까 하고 다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앞의 생각과는 달리 순발력 순이면 당연히 토끼가 제일 먼저 들어가고도 남는데 제일 마지막에 들어가는 것은 토기의 양보와 겸손의 미덕을 가졌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으로 가득 찼습니다.

그렇습니다. 토끼는 넓은 아량의 마음을 지니고 있습니다. 다른 동물들에게 양보를 잘할 줄 압니다. 다른 동물을 자기들보다 낫게 여길 줄 아는 고운 심성을 가졌습니다. 닭, 오리와 마찬가지로 질서를 지킬 줄 압니다.

지금도 우리학교에는 급식시간이 되면 식당에 들어가기 전 많은 학생들이 줄을 서서 기다립니다. 그런데 일부 학생들은 늦게 와서 염체도 없이 앞자리를 차지하는 경우를 보게 됩니다. 식사를 마치고 나갈 때도 나가는 문이 따로 있는데도 들어오는 문으로 다시 나가려고 하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우리 선생님들은 이와 같은 학생들에게 질서는 닭, 오리, 토끼처럼 지켜야 함을 가르쳐 주어야 합니다. 특히 토끼의 양보와 겸손의 미덕도 가르쳐야 합니다. 그리고 프랑스, 스위스 전에서의 응원에서도 세 짐승처럼 기초질서를 지켜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짐승보다 못한 인간이라는 소리를 들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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