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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선생 노릇하기 이렇게 힘들어서야

오늘 예전에 함께 근무했던 한 선생님으로부터 ‘인격수양’이라는 제목의 메일이 왔습니다. 내용을 보니 학생들 때문에 힘들어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수업시간에 학생들 때문에 화를 내야하고 불쾌해야 하니 여간 힘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메일 내용의 전문은 이러합니다. ‘아직도 수업시간에 애들 때문에 화가 나서 조절이 안 되니 이걸 아직 늙지 않았다고 좋아해야 하는 건지 인간이 되기에 멀었다고 반성해야 하는 건지 가늠이 안 됩니다. 아마도 후자이겠죠?

남학생과 달리 여학생들은 더 거짓말을 잘 하고 되바라져 지난해와 달리 화를 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태가 그렇다고는 하지만 불쾌한 건 어쩔 수 없습니다. 1학년 여학생 반을 세 반 가르치는데 이미 도를 넘은 아이들이 있어 속이 상합니다. 그 애들 보면서 우리 딸애는 어떨까 걱정도 되고 집에 가면 이것저것 잔소리를 더하게도 되구요. 선생 노릇하기가 이렇게 힘들어서야....내일 새벽 응원으로 오늘 저녁 푹 자긴 글렀고 좋은 소식이 있길 간절히 바랍니다. 응원 신나게 하시고 주말에 푹 쉬시기도 하시구요. 좋은 주말 되세요.’

저는 이 메일을 읽고 나서 이럴 때 어떻게 하는 것이 과연 잘 하는 것인지? 선생님처럼 수업시간에 애들 때문에 계속 화를 내야 할 것인지? 아니면 인간이 되기에 멀었다고 반성하고 인격수양하면서 애들을 포기해야 할 것인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래서 이 선생님에게 이렇게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우리학교 수업시간에 교실을 둘러보면 어떤 반은 몇몇 학생들이 뒤에 서서 수업을 하는데 자는 학생도 없고 수업분위기는 참 좋습니다. 또 어떤 반은 멀리서부터 떠드는 소리가 들립니다. 애들이야 떠들든지 말든지 자든지 말든지 아예 신경 쓰지 않고 수업하는 것을 봅니다.

이 선생님은 보나마나 전자처럼 수업분위기는 좋을 거라는 짐작이 됩니다. 애들이 떠드는 것, 공부하지 않고 딴 짓하는 것, 거짓말 하고 되바라지고 도를 넘은 학생들을 두 눈 뜨고 볼 수 없기 때문인 것입니다. 그러니 그들을 바로 잡기 위해 화를 내고 호통을 치고 뒤에 세워놓고 좋은 분위기 속에서 수업을 이끌어 나갈 것입니다. 그러니 힘이 들고 수업하고 나서는 후회도 하고 반성도 하고 그렇게 되겠지요.

반면에 후자처럼 학생들이 자든지 말든지 떠들든지 말든지 허튼 소리 하든지 말든지 상관치 않고 자기 수업만 하는 선생님을 보고 인격수양이 잘된 좋은 선생님이라고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어떻게 학생들이 자고 있는데 그대로 방치를 할 수 있습니까? 어찌 애들이 떠들고 있는데 그대로 수업을 진행할 수 있습니까? 수업시간에 허튼 소리를 하는 학생들을 보고 어찌 그냥 넘어가겠습니까? 당연히 화를 내고 혼을 내고 벌을 주고 해야지요. 그렇게 해서라도 수업분위기를 잡아야지요.

우리학교 한 원로선생님께서 수업하시는 걸 보면 그 반은 언제나 자는 학생들을 볼 수 없습니다. 종종 뒤에 몇몇 학생이 서 있는 것을 봅니다. 학생들이 허튼 소리하는 것 들을 수 없습니다. 교실을 지나가면 소리가 들릴 듯 말 듯합니다. 선생님의 설명을 놓치지 않기 위해 학생들은 더 조용합니다.

원로선생님에게서 지혜를 얻었으면 합니다.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들이 보이면 그때그때 지도를 해야 합니다. 원로선생님처럼 화낼 일이 있어도 한 템포 속도를 늦추고 화를 내지 않으면서 차분하게 알아듣게 지도해야 합니다. 속상하고 불쾌감을 줄 만큼 도를 넘은 학생들도 포기하지 말고 내버려 두지 말고 꾸준히 지도하며 변화의 과정을 지켜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선생님들에게는 어느 누구보다도 인내와 끈기가 필요합니다.

이 선생님! 힘내시고 용기내시고 지혜를 발휘하여 더욱 성숙한 좋은 선생님이 되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연휴 동안 편안하게 휴식 잘 취하시고 에너지 충전하셔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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