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점심시간에 교무부장 선생님께서 많은 학생들이 식사를 하지 않고 라면을 끓여먹고 빵을 사먹고 하더랍니다. 그래서 오늘 메뉴가 무엇인지 학교홈페이지에 들어가 확인을 해 보았더니 ‘잡곡밥, 쇠고기국, 조기구이, 도토리묵무침, 다시마채무침, 배추김치’였습니다. 메뉴가 좋았습니다. 그리고 선생님들에게 물어보았더니 역시 반찬이 좋더라고 하더군요.
문제는 학생들의 입에 맞지 않으면 이렇게 식사를 하지 않습니다. 잡곡밥도 좋아하지 않습니다. 쇠고기국도 그렇습니다. 조기구이도 역시 좋아하지 않구요. 다들 어른들의 입에는 맞아도 학생들의 입에는 맞지 않나 봅니다. 우리학교는 수요일마다 전통음식의 날로 정해 지키고 있는데 수요일만 되면 식사하는 학생들의 숫자가 줄어들게 되네요.
얼마 전 일괄급식 지도 차 식당에서 70분 동안 잔반 처리하는 곳에서 지켜보았더니 고기는 먹고 콩나물 반찬을 먹지 않고 그대로 버리는 학생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저는 그날 콩나물 반찬 등을 맛있게 잘 먹었는데도 말입니다.
어른들이 생각하는 웰빙 반찬은 아예 먹으려고 하지 않으니 보통 일이 아닙니다. 물론 날씨가 더운데다 기말고사 준비로 인해 학생들이 긴장되어 있어 밥맛이 없어 그렇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렇다고 식사를 제대로 하지 않으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군요.학부모들이 알면 얼마나 걱정을 하겠습니까?
영양사님께서 새로 오셨는데 송 영양사님은 조미료를 쓰지 않고 설탕을 많이 쓰지 않고 하니 여러 가지 불평을 합니다. 반찬이 맛이 없다고 합니다. 지난 영양사님의 반찬에 길들여진 학생들이라 새로 오신 송 영양사님의 반찬에 익숙되지 않아 힘들어 함을 보게 됩니다. 저가 볼 때 학생들의 건강을 생각해 조미료도 쓰지 않고 설탕도 많이 쓰지 않고 하는 건 잘한다 싶은 데도 말입니다.
오늘 저녁 3학년 선생님들과 함께 식사를 하는 도중 오늘 점심이야기가 나왔습니다. 3학년 한 선생님은 최근 자기반 학생들의 식단선호도 조사를 했는데 새로운 사실을 알았습니다. 가장 선호하는 밥은 대부분이 현미밥이었습니다. 현미밥이 미용에 좋고 건강에 좋다는 사실을 방송을 통해 잘 알고 있던 터라 먹기가 좀 거북해도 선호를 하네요.
언론이 이와 같이 학생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을 갖고 골고루 음식을 섭취할 수 있도록 음식교육에도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리고 학교에서도 관련 교과지도를 통해 꾸준한 교육이 있어야 하겠고 가정에서도 자녀들의 건강을 위해 매일매일 점검도 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자녀공부에 관심을 가지듯이 말입니다.
반찬으로는 닭튀김을 가장 좋아했고, 참치김치찌개, 깍두기김치 등을 좋아한다는 말을 듣고는 학생들 나름대로 건강에 대한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송 영양사님은 학생들의 선호도를 참고로 하여 학생들이 좋아하는 것을 골고루 하루하루 하나씩 들어갈 수 있도록 식단표를 짜는 지혜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어른들에게 나타나는 각종 성인병, 비만, 당뇨, 시력장애 등 온갖 질병들이 학생들에게 나타남을 예사로이 생각하지 말고 인스탄트 식품이 인체에 미치는 악영향을 주기적으로 교육시켜 웰빙 음식에 대한 관심과 함께 스스로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편식하지 않고 골고루 음식을 먹는 습관도 길러줘야 할 것 같습니다.
학생들의 건강은 생각하지 않고 학생들의 인기를 얻기 위해 그들이 좋아하는 햄버그, 피자, 함박스테이크, 미니돈까스, 멸치햄볶음, 돈육두루치기, 스파게티, 파파야핫도그...등등의 메뉴만 식단에 올린다면 애들의 건강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비록 학생들에게 인기를 못 얻더라도 학생들의 건강을 위해서 학교에서도, 가정에서도, 언론에서도 건강 식단에 관한 교육을 철저히 시켜 건강한 한국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으고 힘을 모아야 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