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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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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교육은 변화입니다

오늘 아침도 장맛비가 그치지 않고 계속 내리고 있네요. 더울 때 덥더라도 장마가 빨리 끝났으면 합니다. 아침 7시가 채 되기 전에 교무실에 들어오니 두 분 선생님께서 와 계시네요. 한 분은 전에 소개했던 ‘리틀 등소평 강 선생님’께서 한 학생과 함께 상담을 하고 있네요. 또 한 선생님은 ‘리틀 간디 김선생님’이었습니다. 또 한 분은 아침마다 깍듯이 저에게 인사하며 감동을 주었던 중년의 우유배달 아줌마였습니다.

한 학기가 끝나도록 변함이 없습니다. 한결같음을 보게 됩니다. 아줌마야 먹고 살기 위해 몸부림친다고 하겠지만 선생님께서는 그렇게 일찍 오지 않으셔도 아무런 상관이 없는데도 오직 학생들을 위한 고귀한 사명감으로 뜨거운 열정을 쏟아붙는 것을 보면서 저에게 많은 가르침과 도전을 줍니다.

저는 오늘 아침 이번 한 학기 동안 우리학교가 엄청나게 발전하고 많이 변했습니다. 이렇게 많이 달라지고 발전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교육은 변화다’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 자신이 먼저 생각이 변하고, 행동이 변하고, 말이 변하면 모든 게 변화하게 되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는 먼저 ‘생각의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새 학기가 시작될 즈음 저의 건강상태는 최악이었습니다. 두통에다가 어지럼증, 어깨 결림, 목 아픔, 속쓰림, 가슴의 억누름, 불면증 등등 온갖 좋지 않은 증세는 다 나타났습니다. 그때 만약 저가 건강을 핑계대고 좀 편안하게 생활하자는 생각을 가졌다면 어떻게 되었겠습니까?

학생들을 아침 8시까지 등교하게 해놓고 저는 늦게 출근하고 교실을 둘러보지 않고 하면 아침자율학습의 정착은 물론 학생들의 큰 변화를 기대할 수 없지 않습니까? 그리고 제가 모범을 보이지 않는데 선생님들께서 변화된 모습을 볼 수 있겠습니까? 저가 만약 잘못된 생각과 잘못된 행동으로 말미암아 잘못된 결과를 초래했다면 이에 대한 책임을 저 자신이 고스란히 져야 할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저는 ‘학생들이 있는 한 게으름을 피울 수 없다. 저가 모범을 보여야 한다. 그래야만 선생님도 변화할 것이다. 55년 전통의 명문고를 살릴 책임이 있다. 아무리 건강이 좋지 않더라도 움직일 수 있는 동안은 최선을 다하자. 그게 공직자의 바른 자세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다음은 ‘행동의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저는 새 학기 들어 출근을 아침 7시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것을 행동을 옮겼습니다. 3월부터 방학을 앞둔 지금까지 변함없이 아침 7시에 출근을 합니다. 저보다 먼저 출근하여 모범을 보이시는 선생님이 계신데 저가 어찌 늦게 출근할 수 있습니까? 학생들이 아침 7시만 되면 등교를 하기 시작하는데 어찌 늦게 출근할 수 있습니까?

그러니 선생님들께서도 아무 말 하지 않아도 일찍 출근하시는 것을 봅니다. 담임이 아닌데도 일찍 오십니다. 이게 바로 변화 아닙니까? 저의 사소한 행동 하나가 좋은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생각을 감히 가져봅니다.

매일 아침 8시만 되면 교실을 둘러봅니다. 교실을 돌면서 선생님들에게 격려를 보냅니다. 휴지가 보이면 휴지를 줍습니다. 학생들이 떠들면 교실에 들어가 공부하도록 분위기를 잡습니다. 이게 습관화되었습니다. 선생님들도 역시 일찍 오셔서 습관처럼 청소하고, 학생들과 동행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학생들도 청소하며 조용히 공부를 합니다. 이게 올해의 변화된 모습입니다.
마지막으로 ‘말의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저는 금년 들어 직원모임 때는 예년과는 달리 말을 거의 하지 않습니다. 신학기 예비모임 때 선생님들께서 해 주셔야 할 것 말씀드리고 나서는 직원모임 때 한 번 말씀 드린 적이 있는데 그건 학생들의 일괄급식에 대한 선생님들의 협조 말씀이었습니다. 그 외에는 새로 오신 선생님들의 인사소개가 전부입니다.

전에는 그 때 그 때마다 선생님들에게 협조할 사항 등을 직원조례 때 말씀드렸지만 선생님들은 건성으로 듣고 별 효과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말은 전혀 하지 않고 당부할 사항은 부장 선생님께 말씀드리고 때로는 개적으로 살짝 불러 말씀하곤 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교장 선생님께서도 조례시간에 일체 말씀하시지 않습니다. 그래도 학교는 잘 돌아갑니다. 오히려 잔소리할 때보다 더 잘합니다. 이게 우리의 변화된 모습입니다.

교육은 변화입니다. 먼저 나 자신이 변해야 합니다. 생각이 변해야 합니다. 행동이 변해야 합니다. 말이 변해야 합니다. 그렇게 했을 때 우리가 바라는 교육은 이루어질 수 있으리란 생각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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