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서울 대방중학교, 교장: 이선희)에서 24일(월)에 있었던 일이다. 날씨가 좀 후덥지근했지만 오늘부터 교원정보화연수가 시작되었다. 시작시간은 오전 9시, 8시 30분경부터 연수를 신청한 선생님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9시가 가까운 시간, 갑자기 어떤 선생님이 담당자를 부르는 것이었다. 연세가 지긋하신 여자 선생님이었다.
'제가 분명히 연수를 신청했는데, 제 이름이 명단에 없네요. 어떻게 된 일인가요?' 사실 이런일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했었지만 그래도 이런일이 생기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던 터였다. '선생님께서는 연수신청이 마감된 이후에 연수를 신청하셨어요. 그래서 전화를 드렸는데, 직접 통화가 안되어 다른 선생님께 연수 대상자로 선발이 안되었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전달이 제대로 되지 않은 모양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그 선생님은 실망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런데 잠시후에 또다시 같은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모두 5명의 선생님들이 같은 이유로 연수를 받을 수 없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가장 염려했던 일이 발생한 것이다. 그것도 5명의 선생님들에게 이런일이 발생하고 말았던 것이다. 또다시 나머지 선생님들에게도 연수가 불가능한 이유를 설명하였다. 송구스런 마음을 함께 가지면서..
그런데 잠시후에 그 선생님 중 한분이 이야기를 꺼냈다. '선생님, 연수이수증 안받아도 좋으니, 그냥 배우면 안될까요. 과정이 좋아서 꼭 듣고 싶어서 그럽니다.' 옆에 있던 다른 선생님들도 마찬가지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다. '가능합니다. 다행히도 컴퓨터가 좀 여유가 있습니다. 이수증 안 받으셔도 된다면 대환영입니다.'
다행히 교재는 여유가 좀 있어서 한권씩 드리고 컴퓨터실로 들어가도록 했다. 기쁜 모습으로 컴퓨터실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훨씬 가벼워졌다. 그렇게 실제 인원보다 5명을 초과하여 연수를 진행했다. 연수열기는 그 어느때보다 뜨거웠다. 연수를 진행하는 내내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이많은 교사를 누가 무능력자로 몰아 붙이는가. 이렇게 열심히 연수를 받는 열기를 직접 확인해 보아라. 누가 교사들보고 전문성신장을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고 말하는가. 누가 나이든 교사들보고 승진병 환자라고 하는가. 이들의 노력을 직접 확인해 보고 할말 있으면 해 보아라.'
교원의 전문성은 누구나 스스로 신장시키고 있다. 더위도 이기고 열심히 하는 모습에서 오늘의 교단모습을 보기에 충분하다. 교원의 전문성은 경험이 더해 갈수록 더욱더 신장되는 것이다. 이것을 교육관료들은 아는가. 모르는가. 대답좀 해 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