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논술 연수를 받다가 혼자만 알고 있기엔 아까운 내용이 있어 올립니다. 바로 창의력에 관한 이야기랍니다.
대학교수님들이 논술을 채점할 때 가장 큰 비중을 두는 것이 바로 창의력이라더군요. 창의력이란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것을 내가 한발 먼저 생각해 내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이 창의력이란 것이 묘해서 하루 아침에 갑자기 생성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연습해야 한다고 합니다. 따라서 평소 논술에 필요한 창의력을 기르려면 대략 네 가지 정도를 연습해야 한다고 합니다.
첫째, 창의력은 이전에 가지고 있던 지식 구조를 재조직하거나 변경함으로써 생성된다.
둘째, 각각의 요소인 낯선 부분들을 엮어본다. 그 부분들을 재배치하거나 재조직할 수도 있으며 형태를 바꾸어 새로운 형태로 발전시키면 바로 창의적인 생각이 된다.
셋째, 친숙한 장면에서 어떤 관계를 낯선 장면으로 전이시키는 유추적 전이를 해본다.
넷째, 드러난 대상이나 요소들을 보다 기본적인 범주로 줄여보는 것이 ‘축소’인데 범주를 축소시키면 대상이 가지는 기능이 보다 넓은 것이 되어 새로운 아이디어가 창출된다는 것입니다.
좀더 구체적으로 창의적인 경우의 예를 들어보면 바로 이런 것들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물고기를 그릴 때 수평으로 떠 있는 모습을 그린다고 합니다. 이럴 때 나 혼자 수직으로 서 있는 물고기를 그리거나 아니면 거꾸로 박혀 있는 물고기, 또는 정면에 본 물고기를 그리게 되면 바로 창의적인 그림이 되는 것이죠.
안구기증협회에서 안구기증을 호소하는 광고에 이런 카피가 있답니다. 본격적인 광고가 나가기 전 늘씬한 미녀들의 사진을 30초 동안 보여줍니다. 그리고 나서 이런 멘트가 나옵니다. “안구를 기증하십시오. 그러면 죽어서도 저런 아름다운 미인들을 볼 수 있습니다.” 거룩한 봉사, 종교적 희생, 개인의 도의심 등에 호소하는 것보다 이처럼 인간의 본성에 호소할 때 사람들은 더 마음이 움직인다는 것이죠.
또 이런 예도 있습니다. 한 기업에서 신입사원들에게 연수를 시킬 때 실제로 냈던 문제라고 합니다. 1번부터 20번까지 아주 까다로운 문제를 출제한 뒤 그 문제들을 빠른 시간에 모두 풀고 가장 먼저 본부에 도착한 팀에게 큰상을 주는 게임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문제를 펼쳐든 신입사원들은 그만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왜냐, 문제가 너무 어려웠기 때문이죠. 예를 들면 세종대왕이 몇 살 때 훈민정음 창제를 결심했는지 쓰시오. 북극과 남극 중 어느 곳의 얼음이 더 두꺼운가 논술하시오. 여자가 남자보다 많은 나라들을 모두 순서대로 쓰시오.
모든 팀들이 이처럼 황당한 문제에 진땀을 흘리고 있을 때, 갑자기 어느 한 팀에 문제를 모두 풀고 환호성을 지르고 있더랍니다. 다른 팀들이 너무나 의아해서 주어진 문제를 자세히 읽어보니 글쎄 20번 문제에 이렇게 쓰여있었다고 합니다. "위 문제를 풀지 말고 빨리 가시오."
이처럼 우리는 어떤 문제에 직면했을 때 고정관념이란 함정에 빠져 창의성을 발휘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바로 이런 점을 항상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죠. 특히 논술에서 이런 경향이 자주 나타나는데 이점만 각별히 조심하면 우수한 논술문을 쓸 수 있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