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이글거리는 불볕더위와 푹푹 찌는 열대야로 울산이 타들어가더군요. 뉴스에 의하면 어제 화학공단이 39℃이고 정자가 37℃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오늘 아침은 다행히 그렇게 많이 덥지는 않네요.낮에는 어찌될지 몰라도 말입니다. 찌는 듯한 삼복더위를 지혜롭게 잘 이겨내야 할 것 같습니다.
엊그제 저녁 ‘상호협력’이라는 글을 읽었는데 이 글에는 새끼 거북이들의 세상에 나오는 장면이 나오더군요. 바다거북은 산란기가 되면 모래사장으로 올라와 보통 500개 이상의 알을 낳고, 거북의 산란장은 백사장의 깊은 모래 웅덩이며, 거북은 웅덩이에 알을 낳고 모래로 알을 덮어 놓는데 알에서 부화한 새끼 거북이들이 육중한 모래를 뚫고 빠져나오는 모습은 실로 장엄하다고 하면서 다음과 같이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맨 위쪽의 새끼들은 부지런히 머리 위의 모래를 걷어내고, 옆의 새끼들도 부지런히 머리 위의 모래를 걷어내며, 또한 옆의 새끼들은 끊임없이 벽을 허물고, 맨 아래 있는 새끼 거북은 무너진 모래를 밟아 바닥을 다져가면서 세상으로 나온다.’
저는 새끼 거북이들이 세상맛을 보기 위해 그들의 철저한 역할분담과 상호협력을 보면서 이와 같은 철저한 역할분담과 상호협력이 있어야만 모두가 사는 길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우리학교는 1학기 동안 과연 역할분담과 상호협력이 잘 되고 있었는지를 되돌아보았습니다.
역할분담과 상호협력이 그런대로 잘 되고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자기 부서의 업무가 아니더라도 상호 협력하는 모습을 여기저기서 볼 수 있습니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학생부 이외의 선생님께서 자진해서 교문지도에 참여하는 것이 대표적인 상호협력의 사례입니다.
하지만 자기의 역할분담이 있어도 협력이 잘되지 않는 경우도 보게 됩니다. 청소시간이 되면 전 선생님께서 담당구역이 정해져 있는데도 아예 청소지도를 하지 않는 선생님들을 보게 됩니다. 물론 수업을 하고 나서 힘이 들고 피곤하고 업무도 봐야 하고 좀 쉬어야 하겠지만 선생님들의 협력 없이는 학생들의 청소지도가 잘 되지 않음을 보게 됩니다. 특히 방학 동안에는 더욱 그러합니다.
새끼 거북이가 세상에서 세상맛을 맛보기 위해 상호 협력하듯이 우리 선생님들도 교육맛을 보기 위해 상호 협력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선생님들도 살고 학생들도 삽니다. 학교도 삽니다. 거북알 하나를 묻어놓으면 밖으로 나올 확률은 고작 25%에 불과하지만 여러 개를 묻어놓으면 거의 모두 모래 밖으로 나온다고 합니다. 역할분담과 상호협력이 그들을 모두 살리듯이 공동체 안에 있는 선생님 모두의 역할분담과 상호협력이 우리 모두를 살릴 것 아니겠습니까?
학생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학급에서의 역할분담과 상호협력이 잘 되어 있는지를 한번 챙겨보셔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선생님이 맡고 있는 반이 어떻했습니까? 어떤 반은 철저하게 역할분담과 상호협력이 잘되고 있는 반도 보게 되지만 어떤 반은 그렇지 못함을 보게 됩니다.
최근에 아침자습시간 교실을 둘러보는데 3학년 어느 학급에 게시판에 ‘쌀은 한국쌀로...’글이 큼직하게 써붙어 있어 혹시 급식에 대한 요구사항이 아닌가 싶어 교실에 들어가 내용을 보니 우리 식품으로 우리 식단 살리자는 구호 안에 학급학생들의 청소 분담역할이 구체적으로 기록되어 있더군요.
이렇게 아주 철저하게 역할분담이 잘 되어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학생의 글씨로 꼼꼼하게 잘해 놓았습니다. 그리고 청소도 열심히 잘하고 있음을 보게 됩니다.
그러나 어떤 반은 청소시간에 청소는커녕 휴대폰으로 문자메시지를 보낸다든지,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하고 논다든지, 매점에 가서 빵이나 과자 등을 사서 먹으면서 청소를 하지 않는 학생도 보이고 심지어 교문 밖을 나가 상점에서 군것질하는 학생들도 보입니다.
새끼 거북이의 세상 탈출을 위한 철저한 역할분담과 피나는 상호협력으로 모두가 살아남는 모습을 그리면서 그 동안 나 자신이 상호협력하는 일에 소홀히 했다면 이제부터라도 선생님들도 학생들도 상호 협력하는 일에 관심을 갖고 노력했으면 합니다.
교육은 상생입니다. 학생들도 살고 선생님도 살고 학교도 살아야 합니다. 모두 살아야 합니다. 반목과 질시는 일부는 살지 몰라도 상생은 모두를 살립니다. 모두가 사는 상생교육은 역할분담과 상호협력을 통해 가능합니다. 새끼 거북이의 세상 탈출을 한번 그리면서 2학기를 준비하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