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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여러분은 진정한 1등입니다

오늘 오후 네 시가 조금 넘어 교실을 둘러보았습니다. 우리학교 계단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데 땀흘리며 고생하시는 분들을 보면서 일일이 ‘수고하십니다’라고 인사를 하니 쳐다보면서 ‘예’라고 힘있게 대답하네요. 오히려 저가 힘을 얻게 됩니다. 저렇게 땀 흘리며 수고하면 짜증스러워 인사도 받지 않고 외면할 수도 있으련만 그렇지 않고 기쁘게 반응을 하니 참 기분이 좋습니다.

2층 1학년 교실을 둘러보니 한 교실에서는 밖에서 볼 수 있는 창문이 막혀 있어 문을 열고 들어갔더니 네 명의 학생이 벽 사면에 붙어 있는 선풍기를 틀어놓은 채 TV 앞에 모여 무언가를 보고 있었습니다. 그들을 보고서는 야단을 쳤습니다. ‘너희들은 집에서도 이렇게 하나? 선풍기를 끄고 공부를 하려면 열람실로 가든지 아니면 집에 가든지 하라’고 말입니다.

학생들의 주인의식이 결여되어 있음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느끼게 됩니다. 4층까지 교실을 돌면서 많은 휴지와 캔을 줍게 되었습니다. 청소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데도 손이 가지 않은 곳이 눈에 많이 띄더군요. 역시 주인의식을 갖고 엊그제 이야기 한 것처럼 학생 모두가 1분만이라도 학교를 위해 작은 실천이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더군요.

그러나 1학년 5반 교실을 지나가니 불이 켜져 있어 교실에 들어가 보니 교실이 깨끗함을 순간적으로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게시판도 초기에 환경정리 한 것처럼 깨끗했습니다. 앞의 급훈을 보니 ‘깨끗한 교실, 따뜻한 5반’이네요. 비록 교실에는 에어컨이 켜져 있었지만 학생들의 진지하게 공부하게 하는 모습에서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2, 3학년 학생들은 대부분 교실에 남아 조용하게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더군요. 2학년 교실에는 세 분의 선생님께서 교실을 둘러보고 계시며, 3학년 교실에는 세 분의 선생님께서 교실에 입실해서 동행교육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것도 세 분 모두 교탁에서 함께 공부하고 있더군요. 그리고 3학년실에는 두 분의 선생님께서 열심히 공부하고 계셨습니다.

4층에 있는 열람실에 갔더니 1학년 학생들이 함께 모여 진지하게 열심히 공부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푹푹 찌는 여름철에 교실에서, 열람실에서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진정한 1등은 여기서 앉아 공부하는 학생들 모두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진정한 1등이란 전교의 1등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기의 현 위치에서 조금이라도 한 과목이라도 진보가 있으면 그게 진정한 1등이 아닐까요? 그 진보를 위해 학생들은 땀 흘리며 수고를 아끼지 않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들의 진정한 1등을 위해 선생님들의 노고가 돋보입니다. 남들은 다들 피서 간다고, 휴가 간다고 하지만 자신을 헌신하며, 가족을 희생시키며 애쓰시는 선생님들이야말로 진정 1등 선생님이 아니겠습니까?

우리 학생들은 그래도 진정한 1등의 의미를 아는 것 같네요. 조금이라도 진보를 나타내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을 테니 정말 따뜻한 격려를 보내게 됩니다. 우리 학생들 힘내셔야죠. 건강관리 잘 하셔야죠. 남을 비교하며 공부하지 말고, 남을 의식하며 공부하지 말며, 누구 때문에 공부하지 말고, 누가 시켜서 공부하지 말고 오직 자신만 바라보며 자신의 진보를 나타내기 위해 달려가야죠. 그리고 누구 때문이 아니고 누가 시켜서가 아니고 나 자신 때문에 공부하고 자진해서 공부하는 학생들이기에 더욱 돋보입니다.

여러분은 진정 백합니다. 백합은 더울 때 더욱 향기를 발하는 것 알죠? 여러분은 더울 때 더욱 학생다운 학생의 진면목을 보여 주어야죠. 또 여러분은 태산목의 새하얀 꽃입니다. 거대한 태산목처럼 성장할 인물들입니다. 태산목의 새하얀 꽃처럼 피어날 아름다운 인재들입니다. 꿈과 비전을 가슴에 품고 올 여름방학을 잘 이겨내야죠. 울산여고 학생여러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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