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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매미에게서 교육의 지혜를

선생님, 서서히 새벽에 더위가 한풀 꺾이는 듯한 느낌이 들지 않습니까? 더위를 잘 견디지 못하는 저에게도 새벽에 찬 기운을 느낄 수 있어 좋습니다. 오늘 아침 출근길은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각 회사에서 휴가를 끝내고 정상 출근을 해서 그런지 차가 많이 다님을 보게 되네요. 머지 않아 곧 가을이 오리라는 기대를 해 봅니다.

요즘 4층 학년실로 올라가는 계단 공사로 인해 3학년 선생님들께서 저가 있는 제1교무실을 통과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한 젊은 여선생님께서 환히 웃으면서 인사하며 제 자리 앞에 있는 금붕어를 보고는 ‘아 이거 처음 보는건데’ 하더군요. 저가 농담 삼아 ‘교무실에 대한 관심이 없으니까 그렇지’하니까 ‘요즘 학생들에 대한 관심을 쏟다 보니 그렇습니다.’라고 하더군요. 농담 삼아 주고받는 대화였지만 평소에도 선생님의 말씀대로 학생에 대한 관심이 남다름을 항상 보게 됩니다.
이 여선생님 말씀처럼 항상 나에게 맡겨진 학생에게 최우선의 관심을 둬야지, 교무실이나 저에게 관심을 둘 일은 전혀 없지요. 항상 밝게 웃으며 똑 부러지게 열심히 잘 하시는 선생님이시고 언제나 순수한 열정을 지니신 분이라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 8시부터 시작되는 보충수업 시간을 둘러보았습니다. 여름의 상징인 매미가 열심히 여름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을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리고 있습니다. 그것도 끊임없이. 큰 목소리로 지칠 줄 모르게 말입니다. 선생님들에게 혹시 수업에 방해가 되지 않나 싶기도 하지만 저에게는 짜증스럽게 들리지 아니하고 아름답게 들려옵니다. 그리고는 매미의 노래소리가 새로운 깨달음을 줍니다.

3년 전 교장자격연수 때 한 교수님께서 강의하시는 말씀 가운데 매미의 삶에 대해 들은 기억이 납니다.. ‘알에서 부화한 매미의 유충은 땅 속에서 나무뿌리의 수액을 빨아먹으며 길고 지루한 세월을 인내하다가 7년이 지나서야 비로소 매미가 되어 세상 밖으로 나오는데 애벌레로 지냈던 그 긴 세월에 비하면, 날개를 달고 밖으로 나온 매미의 삶은 7일로 끝나 죽는다’고 하셨습니다.

오늘처럼 한여름을 노래하고 가을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리기 위해 이렇게 그칠 줄 모르고 목이 터져라 노래하는 것을 보면서 매미의 삶에 감탄을 하게 됩니다. 7일간의 사명완수를 위해 7년의 준비기간이 있었다니! 짧은 사명을 위해 긴 준비를 한 매미! 짧은 기간의 사명을 위해 7년간의 긴 준비를 한 것에 대한 이유를 알 것 같네요. 긴 준비기간이 있었기에 짧은 기간이지만 여름을 열심히 노래하며, 가을을 열심히 알리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것도 끊임없이, 지칠 줄 모르고 큰 소리로 말입니다.

우리들은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한 선생님이 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준비기간이 있었습니까? 6년, 3년, 3년, 4년 거기에다가 석사과정 대학원 2년 내지 3년, 박사과정 대학원 2년 내지 3년. 이렇게 많은 기간을 우리들의 사명인 학생들을 가르치고 바르게 성장하도록 이끌기 위한 과정을 밟아왔지 않습니까?

비록 우리들의 사명기간이 매미와 비할 바 안 될 정도로 길고 길지만 우리들도 매미가 그칠 줄 모르게 한여름을 노래하며 가을이 오고 있음을 알리듯이, 자기의 역략을 100% 발휘하여 최선을 다하는 매미처럼 우리들도 주어진 날까지 남이 알아주든지 말든지 끊임없이 가르치고 깨우쳐야 할 것 아니겠습니까? 중간에 쉼 없이 말입니다. 그 많은 기간의 준비기간에 쌓아두었던 지식과 역량을 100% 발휘하며 목소리 높여 가르치며 깨우쳐야 할 것입니다.

오늘 아침 교실을 둘러보니 유달리 마이크를 사용하시는 선생님이 많음을 보게 됩니다. 자기의 목소리 높여 지도하시다 목에 이상이 생기니 마이크를 사용해서라도 배우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충족을 시켜 드리고자 하는 그 열망을 보면서 감사하게 됩니다.

한여름 그칠 줄 모르고 한여름을 노래하는 매미에게서, 가을이 오고 있음을 목청 높이 알리는 매미에게서 비록 짧은 삶이지만 최선을 다하는 매미에게서 우리 선생님들이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교육의 지혜를 배웠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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