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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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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학교생활을 즐기시나요?

선생님, 이제 아침저녁으로 훨씬 시원하지 않습니까? 이제 방학이 열흘 정도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아침저녁으로 날씨도 좀 선선해지고 열대야도 없는 것 같으니까 가족과 함께 보내는 좋은 시간, 즐기는 시간 되셨으면 하네요.

오늘 아침 7시에 교문을 들어서니 어느 때보다 학교가 조용함을 느낍니다. 1,2학년 보충수업이 끝나 3학년 학생들만 간혹 등교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조용한 여름아침에 평화롭고 아름다운 새소리만 여기저기서 들려옵니다. 침묵 속에 들려주는 아름다운 멜로디입니다. 상쾌하게 합니다. 행복하게 합니다. 즐겁게 해 줍니다. 이른 아침을 맞이하는 자에게만 들려주는 선물이란 생각이 드네요.

저는 오늘 아침 어느 책에서 미국 이민 간 사람들에 대한 글을 접했습니다. “미국으로 이민 오신 분들을 보면 같은 미국에 살지만 미국생활을 즐기며 사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불평하며 사는 분들이 있다. 즐기며 사는 분들은 가능하면 빨리 미국사람으로 동화되어 보려고 애쓴다. 열심히 영어를 배워서 미국생활에 적응하려고 노력한다. 음식 습관도 미국식으로 바꾸어 샌드위치와 햄버거로 간단히 때울 줄 안다. 이런 사람들은 미국사람이 되면 될수록 미국생활을 즐기게 되는 사람들이다.

반대로 미국생활을 즐기지 못하는 분들은 미국생활에 동화하지 못하는 사람들로 영어를 배울 생각도 하지 않고, 점심 도시락도 한국 식단을 고집하여 병에 김치를 담아 다니고 다닌다. 한마디로 미국사람이 되기에는 요원한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은 당연히 미국생활을 즐기지 못한다.”
저가 아는 부부선생님이 최근에 미국에 이민을 갔습니다. 한국에서도 경제적으로 안정되고 편안하게 즐기면서 살아갈 수 있을텐데 미국으로 이민 갔습니다. 아마 자녀들 교육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분들이 편하기 위해 미국 이민 갔을까요? 아니면 즐기기 위해서 갔을가요? 분명 아닐 것입니다. 거기 가면 막노동부터 시작해야 하는데 편안할까요? 즐거울까요? 앞서 소개한 글처럼 빨리 미국생활에 적응되어 즐기며 살아갔으면 합니다.

저는 이 글을 읽고 이런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나는 지금 학교생활을 즐기고 있나? 즐기지 못하나?’, ‘나는 학교에서 편하려고 하고 있나? 즐기려고 하고 있나?’ 그리고 우리 선생님들은 어떠할까? 또 우리 학생들은 어떠할까?

저는 지금 학교생활을 나름대로 즐기고 있습니다. 피할 수 없을 바에야 즐기는 게 낫다는 생각으로 즐기고 있습니다. 그래서 학교장 방침에 따라 순응하며 즐기고 있습니다. 비록 내 생각과 다른 점이 있더라도 잘 순응합니다. 그러니 빨리 적응이 되고 힘이 들어도 재미가 있습니다. 즐겁습니다. 처음에는 편치 않았지만 지금은 적응이 잘 되다보니 오히려 편합니다. 일이 적어서가 아닙니다. 시간과 여유가 많아서가 아닙니다.

우리 선생님들은 어떠합니까? 학교생활을 즐기고 있습니까? 그렇지 못합니까? 혹시 불평만 하고 즐기지 못하면 미국생활을 즐기는 사람들에게서 지혜를 배웠으면 합니다. 빨리 동화되어 보려고 애써야 합니다. 미국 이민 가서 미국생활 불편하다고 불평하고 한국 식단 고집하며 병에 김치 담아 다니고 영어도 배우지 않고 해서야 어찌 미국생활이 즐거워지겠습니까? 그러지 못할 것입니다.

학교에 학교장 방침이 세워져 있으면 그게 마음에 들든 들지 않든 빨리 순응해야 합니다. 불평하지 말고 말입니다. 예를 들어 올해부터 전 선생님이 야자감독을 하는 걸로 방침을 세워놓았으면 마음에 들든 들지 않든 협력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마음도 편하고 학교생활도 즐거워집니다. 만약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지 않으시면 몸은 좀 편할지 몰라도 마음은 편치 않을 것이고 마냥 죄책감으로 학교생활이 즐겁지도 않을 것 아니겠습니까?

학생들은 어떠합니까? 울산여고가 좋든 좋지 않든 마음에 들든 들지 않든 빨리 학교생활에 적응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영양사님께서 바뀌어 식단이 바뀌고 음식의 맛이 달라져 자기 입에 맞지 않는다고 불평만 하고 집에서 김치를 가져오고 음식을 먹지 않고 버리고 하면 결국 누가 손해입니까? 그 학생은 과연 학교생활이 즐겁겠습니까? 아마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들은 학교에 편하려고 오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즐기려고 학교에 오지 않습니다. 배우고 가르치기 위해 옵니다. 우리의 사명이 뚜렷하기에 그 사명을 위해 오직 학교에 옵니다. 그러면 어떠해야 합니까? 어차피 학교에 왔으면 즐겨야 합니다. 그렇기 위해서는 순응해야 합니다. 동화되어야 합니다. 따라가야 합니다. 배워야 합니다. 실천해야 합니다. 불평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래야 즐기게 됩니다. 그렇게 하면 자동적으로 즐길 뿐 아니라 편해집니다. 학교생활에 익숙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제 개학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습니다. 2학기 때는 학교생활을 즐깁시다. 그리고는 편합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어떠해야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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