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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개성있는 졸업앨범을 만들자

우리나라 초․중․고 학교들의 졸업앨범은 전국 어디를 가나 모두 천편일률적인 형태를 취하고 있다. 판에 박힌 듯한 딱딱한 편집과 단조로운 사진만 배열된 앨범을 보고 있노라면 답답한 생각마저 든다. 요즘 세상의 모든 것이 변화와 혁신의 과정을 거치고 있는데도 오직 졸업앨범만큼은 아직도 변화를 거부한 채 요지부동이다.

일선 학교 현장에서 앨범을 제작하는 과정을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3년 동안 학교 선생님들이나 전문 사진관에서 촬영한 필름을 졸업앨범 제작사에 넘기면 제작사에선 불과 한두 달만에 편집을 거쳐 가제본 형태로 만들어서 다시 학교로 가져온다. 그러면 학교에선 제작사에서 편집한 것을 간단하게 검수만 하는 정도로 앨범제작을 끝내게 되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전국의 모든 학교의 앨범이 천편일률적으로 똑같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아주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선생님들이 조금만 신경을 쓰면 좀더 재미있고 다양한 추억을 담은 선진형 졸업앨범을 충분히 제작할 수 있다.

바로 학교 교지와 졸업앨범을 통합한 '교지형 앨범'을 제작하는 것이다. 이미 미국을 비롯한 선진 외국에선 오래 전부터 모두 이런 '교지형 앨범'을 제작하고 있다. 단조로운 사진만 나열된 앨범이 아니라 3년 동안 학교생활을 하면서 겪었던 모든 생활이 기록되는 것이다. 즉 교육공동체인 학생, 교사, 학부모가 활동한 내용이 사진과 더불어 신문 기사문 내지는 수필 형식으로 실리게 된다. 물론 이런 통합형 앨범을 제작하려면 수많은 잔손질이 가게 마련이다.

그러나 이런 문제도 아주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다. 일 학년 때부터 아예 업무분담으로 졸업앨범 제작 전담 교사 한 분을 지정해주면 된다. 그래야 처음부터 끝까지 놓치지 않고 일일이 촬영하고 모든 자료를 수집할 수 있다. 그렇지 않고 3학년 들어서 갑자기 이런 통합형 앨범을 제작하려면 일이 많아져 엄두가 나지 않게 된다.

2000년도에 우리학교 영어 선생님 한 분이 미국의 클립톤 고등학교에서 6개월 간 어학연수를 받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 그 학교에서도 이런 방법으로 졸업앨범을 제작하고 있었다고 한다.

사실 그동안 우리나라 학교들의 앨범은 사진만 나열된 단조로운 사진첩에 불과해 읽을 거리가 없다는 불만이 많았다. 따라서 교지와 앨범을 통합한 교지형 앨범을 만들게 되면 여러 사람들의 글도 함께 탑재되기 때문에 읽을거리도 풍부해질 뿐만 아니라, 졸업생들의 진솔한 생각도 남길 수 있어 금상첨화일 것이다.

첫째, 학생은 물론 학부모님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얻을 것이다. 둘째, 변화와 혁신의 과정을 거치고 있는 학교 현장을 국민 모두가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졸업 앨범에 대한 애착이 생겨 지금처럼 창고에서 썩어 가는 일은 없을 것이다. 또한 교지와 앨범을 통합하여 발행하기 때문에 예산절감에 대한 효과가 크다. 발행단가도 부수 당 4만원 선으로 기존의 앨범제작비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대신 추억통합, 보존효과는 기존의 앨범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날 것이다. 넷재, 무엇보다도 학생들이 좋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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