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는 학부모와 어린이들에게 소탈하고 마음 넉넉한 할아버지였다. 이른 아침, 교문 앞 도로에서 호루라기를 입에 물고 교통지도를 하는 학부모들에게 환갑을 넘긴 교장선생님은 늘상 손수 탄 커피를 날랐다. 겨울철에는 커피가 식는다고 주머니에서 사탕을 꺼내 주곤 했다.'
8월 28일저녁에 세계일보의 홈페이지를 방문 했었다면, "우리 교장선생님은 '우렁각시'에요"라는 제하의 기사가 홈페이지 초기화면에 올라있는 것을 확인했을 것이다. 우연히 인터넷 뉴스를 보던 중 눈에 띠는 기사가 눈에 들어왔기에 그 출처를 찾아보니 바로 세계일보였다. 교육관련 뉴스 중 산교육을 실천하는 교장선생님의 이야기를 홈페이지 초기화면에 올린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서울 구일초등학교의 임융태 교장선생님의 이야기이다. 임교장선생님은 위에 소개한 내용외에 학부모들이 사용하는 대여섯평 남짓한 교내 녹색어머니회 사무실을 언제나 말끔히 정리하고 고생하는 학부모들을 대신해 빗자루로 바닥을 쓸고 책상을 닦아주기도 한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그밖에 여러가지 선행과 검소한 생활, 학생들을 위한 산교육 등이 기사에 자세히 올라있다.
요즈음 같이 교장, 교감, 교사 가리지 않고 교원들을 폄하하는 내용의 기사들이 넘치고 있는 때에, 임교장선생님의 이야기는 신선한 충격 바로 그것이다. 어쩌면 임교장선생님 뿐 아니라 더 많은 교장선생님과 교감선생님이 이 시대에 보이지 않는 훈훈한 교육을 실천을 하고 있을것이다. 교사들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그동안 보도된 교사의 비리나 잘못된 행동은 빙산의 일각일 것이다. 실제로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내용을 보면 단 하나의 사건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자꾸 확대 보도되기 때문에 교사집단은 모두 나쁜 집단으로 몰리고 있다고 본다. 더 많은 교원들이 학교에서 잘못보다는 교사로서의 본분을 다하고 있다. 열정을 가지고 산교육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때 세계일보의 기사는 정말로 오랫만에 보는 훈훈하고 정감있는 기사이다. 다만 아쉬운 것은 이런 교장선생님과 교사들이 전국에는 아주 많이 있을 것이라는 전제를 달아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단지 하나의 사례가 아니고 발굴되지 않은 사례는 훨씬더 많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넣어 주었었으면 하는 생각이다.
또하나 아쉬움이 있다. 29일에 임교장선생님은 정년퇴임을 하게 된다. 그 흔한 퇴임식조차 하지 않고 조용히 교단을 떠날 것이라고 한다. 좀 더 산교육을 실시하는 모습을 지켜 보아야 했는데,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앞으로 제2, 제3의 임교장선생님 같은 분들이 교단에 많이 나타나 주길 기대하면서 한편으로는 세계일보이외의 언론들도 교원들의 산교육을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해 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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