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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아폴로 눈병' 기승…휴교 잇따라

감염 학생수 전국 30만명 육박


이른바 '아폴로 눈병'으로 불리는 급성 출혈성 결막염이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현재 눈병에 감염된 학생수는 전국적으로 약 29만여명에 이르고 있으며 하루만에 감염 학생이 11만명 이상 늘기도 하는 등 매우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다. 감염 학생이 발생한 학교는 전국 초·중·고교의 60%선에 이르고 눈병으로 인해 휴교에 들어간 학교도 160여곳을 넘어섰다.

아폴로 눈병이 본격적으로 번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 말부터다. 8월 30일에는 4천여명(4개교 휴교)에 불과했던 7천여명(10개교 휴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으며 지난 4일에는 28만명(141개교 휴교)을 넘어서는 등 감염 학생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경북지역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70여개교가 휴교에 들어갔으며 특히 포항 동지중 등 3개교는 전교생의 절반 이상이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시·도교육청에서는 전염을 막기 위해 개인위생교육을 철저히 하고 감염된 학생은 즉시 등교중지 조치를 내려 격리시키도록 했다. 또 각급 학교에 단체활동을 줄이고 감염 학생이 늘어날 경우 휴교 조치를 하도록 지시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과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5일에 각각 눈병 확산방지를 위한 긴급 회의를 개최하기도 했다. 대구시교육청은 방역소독을 철저히 하고 의사회 등에 의뢰, 감염 학생이 신속한 치료를 받도록 할 계획이다. 경기도교육청은 재학생 30% 이상이 감염됐을 경우 휴교를 적극 검토케 하는 한편 고의적으로 환자와 접촉을 시도하는 학생들이 없도록 긴급 생활지도에 나서기로 했다.

대전시교육청과 충남도교육청에서는 눈병으로 학교에 나오지 못하는 학생들에 대해 수수료가 필요한 진단서 대신 진료소견서를 제출토록 해 학부모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그러나 수해가 심한 지역이 많아 환자들의 치료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강원도교육청에 따르면 3일까지 700여명에 불과하던 관내 감염 학생이 4일에는 2천여명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수해가 심각한 속초, 강릉 등에도 감염자가 발생, 눈병이 확산될 우려도 높다.

경남도교육청은 경남도와 협의해 이날부터 고성군 등 환자가 많고 안과의원이 없는 지역에 공중보건의를 배치했고 창녕, 합천 등에는 보건지소의 안과전문의를 활용해 눈병이 유행하고 있는 학교를 대상으로 순회진료를 벌이기로 했다.

이처럼 눈병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은 이번 눈병의 전염성이 매우 강한데다 대부분 학교들의 개학시기와 맞물렸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시·도교육청에서 법정전염병이 아니라는 이유로 느슨하게 대처한 결과라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전염성이 강한 이번 눈병의 특성을 감안할 때 환자 발견 즉시 해당 학생에 대한 단축수업이나 휴교 등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했는데도 대부분의 학교에서 등교중지만 지시한 채 수업을 강행하다 대규모 감염 사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눈병에 걸린 학생들은 등교가 중지됐기 때문에 다른 학생들에 비해 수업이 뒤쳐질 수밖에 없다. 특히 입원으로 장기간 수업을 빠지게 된 학생도 상당수 있어 이들이 정상적으로 수업을 따라가기까지는 학생과 학교측 모두 적지 않은 부담을 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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