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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같이 감당해야 할 몫

더운 날씨에 몸도 마음도 지친 날, 택시를 타고 학원으로 향하는 날이었다.

나이 지긋하신 할아버지 택시 운전기사가 반갑게 맞이했다. 평소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좋아하시는 지 목적지 하며, 내 근황까지 물어보시는 것이었다. 학교를 다니는 학생이며 게다가 교육대학교에 다닌다고 하니 꽤나 관심이 있는 듯한 눈치었다. 그러다 요새 체벌에 관련된 이야기를 불쑥 꺼내시는 것이었다.

"학생을 그렇게 때린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그럼 안되죠. 하면서 간단히 넘어가고 싶었다. 잔소리 처럼 많이 들었던 말이 싫었기 때문이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자신의 이야기를 계속 하셨다.

"하여간 선생들이 더하다니깐"라고 시작된 이야기는 과거 자신의 아들이 선생님 아들과 싸움이 하였는데 그걸 가지고 상대방 아이가 피해 보상으로 거액을 요구하고 게다가 학교에 신고를 해서 교장 선생님을 협박하여 돈을 더 받아내었다는 것이다. 그리고는 선생님이 그러면 안된다면서 목청을 높이시는 것이었다.

한참을 듣고 있다 한마디를 꺼냈다.

" 모든 선생님이 그런것은 아닌데요..."

그러자 할아버지의 말이 되돌아 왔다.

"그렇지 학생. 모든 선생님이 그런것이 아니지만 우리가 더 느끼는 것은 선생님으로서 그런 행동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지. 그렇게 책임을 회피해버리는 게 아니라 기꺼이 자신의 책임을 막중하게 하는 것이 올바른 태도가 아닌가?"

가슴이 멍해졌다. 아직 내 일이 아니라고 해서 피해 버리는 것이 아니라 함께 감당해야 하는 몫이라는 얘기가 돌아오는 길 내내 마음 속에 맴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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