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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무엇이 그렇게 급하다고

서울의 A중학교 교사인 B씨는 학교만 가면 속 터지는 일을 경험한다. 그것도 하루이틀이 아니고 매일 겪는다. 교사가 학교에 가면 학생들을 즐겁게 가르쳐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그것도 남학생들의 경우가 훨씬더 심하다. 어떻게 이런일이 발생하는가에 대해 안타깝고 한편으로는 교육당국이 원망스럽다.

B교사가 무슨일을 매일 겪고 있기에 학교만 가면 속이 터질까. 그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이 학교의 3년전을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 이 학교는 3년전에는 여학교였다. 그러던 것이 서울시교육청의 방침에 따라 남, 여공학으로 개편하였다. 당연히 여학교에서 남,여공학으로 되었으니 학교에 남학생들이 배정되었다.

남학생들을 새로 받아야 했기에 화장실 공사를 했다. 여학생 화장실만 있던 학교에 남학생 화장실을 설치한 것이다. 그렇게 해서 완벽한 준비가 된 것으로 판단하고 남,여공학으로 개편하였다. 그러나 그것이 완벽은 아니었다. A교사가 겪는 속터지는 일이 바로 이것과 연관이 있다. 대략 짐작이 갈 것으로 생각된다.

매교시 쉬는시간이 되면 화장실이 남학생들로 붐빈다. 화장실 공사를 했는데, 화장실이 부족한 탓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그것이 아니다. 화장실에 남학생들이 붐비는 이유는 화장실을 보기 위한 것이 아니다. 바로 체육복을 갈아입기 위해서이다. 완벽하게 남,여공학으로 개편준비를 한 것으로 보였지만 정작 중요한 탈의실 설치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니 화장실이 남학생들의 차지가 될 수 밖에...

여학생들은 기존(여학교 시절)의 방식대로 교실에서 올을 갈아 입는다. 문제는 남학생들이다. 탈의실이 따로 없기 때문에 갈곳은 화장실 뿐이다. 어떻게 이런일이 발생할 수 있는가. 문제는 원천적으로 안고 있었다. 탈의실을 설치할 공간에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남,여공학으로의 개편을 강행한 것이다. 분명 뭔가 잘못된 정책이라고 본다. 준비가 덜 되었기 때문이다.

B교사는 이렇게 이야기 한다. '무슨 남,여공학으로 개편하는 것이 그렇게 급하다고 탈의실도 없이 남,여공학으로 개편하는 학교가 어디 있습니까.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학생들이 학교에서 옷 갈아입을 곳도 없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소립니다. 뭐가 그렇게 급하다고 탈의실도 없이 남,여공학으로 개편했는지 이해가 안됩니다.'

잘못 추진된 교육정책 하나가 몇년을 지나도 해결되지 않고 있는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다. 그러나 그에 대해 책임지는 사람은 없다. 왜 남,여공학으로 개편하였는지, 어떤 필요성과 당위성이 있었는지 누구도 밝히거나 책임지지 않는다.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모든 정책들이 그렇듯이 세심한 검토를 통해 단 한치의 오차도 없이 추진되어야 한다. 더우기 교육정책은 그 중요성이 더 크다. 학생들을 지도하는 곳이 학교이기 때문이다. 무조건적인 정책추진은 사라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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