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휴대폰을 목에 걸고 등교하는 아이들을 자주 보게 된다. 하물며 어떤 아이들은 휴대폰으로 MP3를 들으며 등교를 하는 아이들도 눈에 띤다. 이제 휴대폰은 우리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 되어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휴대폰의 기능 또한 다양하다. 예전에는 인터넷을 통해 알 수 있었던 정보를 이제는 휴대폰 하나만 있으면 해결되며 또한 음악과 게임을 비롯한 모든 정보를 쉽게 얻을 수가 있다. 이것이 아이들의 휴대폰 중독을 부추기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일선학교에서는 아이들의 무분별한 휴대폰의 사용으로 골칫거리를 앓고 있다고 한다. 특히 수업시간 중에 휴대폰이 울려 수업 방해를 받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또한 선생님의 눈을 피해 수업 중에 문자메시지를 보낸다든지 심지어 게임을 하는 아이들도 있어 그 심각성은 더해가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일부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휴대폰과 관련 새로운 생활규정을 만드는 등의 강경한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얼마나 실효를 거둘 지는 의문이다.
휴대폰의 심각성을 알아보기 위해 우리 학급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한 적이 있었다. 우리 학급의 경우, 재적 학생 30명 중 휴대폰이 없는 학생이 단 2명뿐이었다. 놀라운 사실은 30% 이상의 학생들이 휴대폰이 없으면 마음이 불안해지고 심지어 공부도 잘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휴대폰 중독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휴대폰의 월 사용료 또한 가계 경제적 부담을 주기도 하였다. 정액제로 사용하는 아이들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은 아이들은 요금 또한 천차만별이었다. 우리 반 학생들의 경우 월 이용료를 5만원 이상 낸다는 아이들이 3명, 4만원 이상 5명, 3만원 이상 5명, 2만원 이상 13명, 1만원 이상 2명으로 파악되었다.
5만원 이상을 내는 3명의 아이들에게 그 이유를 물어 본 결과 휴대폰으로 게임을 하기 때문이라고 대답하였다. 반면 1만원 이상 낸다는 2명의 아이들은 한 달 내내 거의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하였으며 고작해야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전부라고 하여 비교가 되기도 하였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처음에 구입한 휴대폰을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었으나 몇 명의 아이들은 휴대폰의 교체시기가 빈번하여 새로 산 휴대폰에 쉽게 싫증을 낸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설문결과 고등학교에 입학하여 3번 이상 휴대폰을 교체한 아이가 2명, 2번 이상 교체한 아이들은 5명이 되었다.
그리고 휴대폰의 가격 또한 큰 차이를 보이기도 하였다. 70만원 상당의 휴대폰을 가지고 있는 아이가 있는 반면 10만 원대의 값싼 휴대폰을 소지하고 있는 아이들도 몇 명 있었다. 물론 부모님으로부터 물러 받은 휴대폰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는 아이들도 있었다.
아이들에게 설문 결과와 휴대폰의 중독에 대해 말해 주자 아이들 또한 휴대폰의 심각성에 대해 공감하는 눈치였다. 그리고 아이들에게‘올바른 휴대폰 사용 문화 만들기’를 위한 방안에 대한 설문과 다짐을 받아 실천해 보기로 하였다.
<올바른 휴대폰 사용 문화 만드는 다섯 가지 방법>
1. 일주일에 한번 휴대폰 가져오지 않기 잘 지켜지면 횟수를 늘리도록 한다. 특히 고사기간(중간․기말고사) 중에는 휴대폰을 가져오지 않는다.
2. 불필요한 통화하지 않기 꼭 필요한 경우에만 휴대폰을 사용하되 그렇지 않을 경우 문자메시지를 보내도록 한다. 그리고 불필요한 음악이나 컬러 링 등을 다운 받지 않는다.
3. 수업 중 휴대폰 켜놓지 않기 수업 중에 휴대폰이 울려 수업을 방해하는 일이 없도록 한다. 따라서 아침에 등교하여 휴대폰을 담임선생님께 맡겨놓고 하교시에 찾아가도록 한다.
4. 휴대폰 통화일지 작성하기 휴대폰 요금을 절약하기 위해 매일 통화일지(통화시간 기록)를 작성하여 월말에 통계를 내어 전월과 비교해 본다.
5. 휴대폰 자주 교체하지 않기 한번 구입한 휴대폰은 5년 이상 사용하도록 하며 기능과 모델이 다소 떨어진다고 하여 휴대폰을 자주 교체하여 부모님에게 경제적인 부담을 주지 않도록 한다. 그리고 자주 업그레이드를 받아 현재의 휴대폰을 최상의 상태로 유지하도록 노력한다.
아이들과 함께 한 다짐이 잘 지켜질 지는 모른다. 그러나 ‘올바른 휴대폰 사용 문화 만들기’운동이 정착이 될 때까지 아이들과 함께 최선을 다해 노력해 갈 것이다.
바야흐로 때는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 가을이 독서의 계절인 만큼 교정의 벤치에 앉아 휴대폰으로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아이들의 모습 대신 베르테르의 편지를 읽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게 되기를 간절히 기도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