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 남학생들의 풋풋한 손맛을 느껴보셔요!
계발활동 시간만 되면 어디선가 솔솔 풍겨오는 맛있는 냄새. 바로 서령고등학교 요리반에서 흘러나오는 냄새이다. ‘요리반’은 임용택 선생님께서 지도하는 계발활동 부서로 학생들이 직접 요리를 만들어보고 시식도 해보는 수업이다. 남학생들만 득실대는 남학교에 요리반이 있다고 하면 대개의 사람들은 고개를 갸우뚱거리곤 한다. ‘남학생들이 요리를 한다고? 좀 이상한 것 같은데’ 아마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한번이라도 실습실에 와본 사람이라면 곧 그런 생각을 버리게 된다. 깔끔하게 정돈된 가사실습실과 새로 장만된 각종 조리기구 앞에서 앞치마를 두르고 음식을 만들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면 그들의 열정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가끔은 시내의 전문 강사님을 모셔서 직접 지도를 받기도 한다. 또 어떤 사람들은 남학생들이 할 수 있는 요리는 뻔할 것이라고 말한다. 기껏해야 라면, 떡볶이, 볶음밥 등등 말이다. 과연 그럴까? 그렇게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다. 갈비찜, 설렁탕 같은 복잡한 음식에서부터 팔보채까지 웬만한 전업주부들도 만들어내지 못하는 음식들을 솜씨 좋게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남학생들의 투박하고 거친 손에서 어떻게 그런 맛깔스런 음식들이 나오는지 정말 놀랍고 또 놀랍다. 옛날 어른들은 흔히들 남자가 부엌에서 일하면 그것(?)이 떨어진다고 말씀하셨다. 예전에는 남자가 음식을 하면 남자의 위신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인식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시대가 달라졌다. 요즈음에는 가정에서도 남자들이 가족을 위해 요리를 하는 것이 일반화 되어 있으며 오히려 예전의 사고방식을 가지고 손에는 물도 대지 않는 남자들을 이상하게 보는 것이 요즘의 시각이다. 특히 맞벌이 하는 고단한 아내를 위해 따뜻한 저녁을 지어놓고 기다려주는 남편은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또 어떤 경우에는 아예 아내를 직장에 내보내고 남편이 직접 살림을 하는 사례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사회가 발달함에 따라 앞으로는 이런 현상이 더욱 가속화 될 것이다. 따라서 본교에서는 일찌감치 남학생들에게 일등신랑감이 되는 비결을 가르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