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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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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교육은 관심입니다

벌써 주말이 다가옵니다. 한 주가 참 빠르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도심 속의 학교라도 참 조용합니다. 가을의 노래하는 풀벌레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오는 아침입니다. 저는 이 조용한 시간에 교육은 관심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 직업과 관련 있는 것을 언제나 생각하고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20년 전부터 잘 알고 있는 양복점 아저씨는 학교 올 때마다 제 양복을 쳐다봅니다. 양복 맞출 때가 됐는데 언제 맞춰 입으려나? 하면서요. 우리학교에 주기적으로 구두 닦으러 오시는 아저씨가 있는데 이분은 언제나 선생님들의 구두만 쳐다봅니다. 관심이 있습니다. 구두 닦을 때가 됐나 어쩌나 밑창 갈아 넣을 때가 됐나 어쩌나 하면서요.

이와 같이 사람들은 직업에 따라 관심사가 다릅니다. 우리 선생님들의 관심사는 마땅히 학생이어야 합니다. 이 학생이 반듯하게 잘 자라고 있나 어쩌나, 이 학생은 교복을 잘 입고 다니나 어쩌나, 이 학생은 명찰을 잘 달고 다니나 어쩌나, 이 학생은 실내화를 신고 밖에 나가나 어쩌나?

이 학생은 공부를 잘 하고 있나 어쩌나, 이 학생은 공부보다 남자에게 관심이 많나 어쩌나, 이 학생은 형편이 어렵나 어쩌나, 이 학생은 자율학습을 잘 하나 어쩌나, 이 학생은 수업시간 선생님 말씀을 잘 들고 있나 어쩌나, 이 학생은 휴대폰을 가지고 장난치나 어쩌나, 이 학생은 성적이 올라가나 어쩌나, 이 학생은 수업시간에 자나 어쩌나, 이 학생은 자율학습시간에 자나 어쩌나, 이 학생은 태도가 변화되나 어쩌나, 이 학생은 청소를 잘 하나 어쩌나?

이 학생은 무엇이 무엇인가? 이 학생이 갖고 있는 장점이 무엇인가? 이 학생의 단점은 무엇인가? 이 학생은 소질이 무엇인가? 이 학생의 가능성은 무엇인가? 이 학생의 관심은 무엇인가? 등등 무수한 관심을 가져야 할 분이 바로 우리 선생님 아닙니까?

이와 같이 관심이 오직 학생들에게만 가야 할 분이 우리 선생님 말고 누가 있습니까? 그런데 우리는 어떻습니까? 우리는 과연 학생에게 관심이 있는지? 학교보다 그 외에 더 관심이 많지는 않은지? 교육보다 교육 외적인 일에 더 관심이 많지 않은지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저는 요즘 옛날보다 학교에 더 많이 관심이 갑니다. 학생들에게 더 많이 갑니다. 선생님들에게 더 많이 갑니다. 교육에 더 많이 갑니다. 교육이 무엇인지 종종 생각합니다. 바른 교육이 무엇인지 생각합니다. 학생들이 바라고 학부모들이 바라는 진정한 교육이 무엇인지 생각해 봅니다. 학교에 대한 애착도 많습니다. 어떻게 하면 진정 학교다운 학교가 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공부할 수 있는 최적의 여건을 갖출 수 있을까? 하고 관심을 갖고서 생각을 합니다.

또 선생님들에 대한 생각도 깊어집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선생님들께서 가장 학생들을 지도하는 데 좋은 여건을 갖추는 드리는 일일까? 어떻게 해야 조금이라도 선생님에게 도움이 될까? 더 잘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하고 고심을 자주 합니다. 혹시 말로나 행동으로 인해 방해가 되지 않나 어쩌나, 무엇을 요구하고 있을까? 무엇이 필요할까 하고 생각하면서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또 학생들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학생들의 행동 하나하나를 주시합니다. 최근에는 저의 눈에는 거슬리는 학생들이 눈에 종종 띕니다. 어제 저녁 트랙을 돌면서 한 학생은 바나나를 먹고 있었는데 중간 중간 껍데기가 버려져 있었습니다. 저는 그것을 일일이 줍고 다녔습니다. 청소시간에 실내화를 신고 밖에 나옵니다. 부르면 반성하기도 합니다. 뉘우치기도 합니다. 전혀 반응이 없는 학생도 있습니다. 그러니 좋게 타이르기도 하고 얼굴을 굳게 하기도 하고 벌을 주기도 합니다. 이렇게 학생들에게 관심을 쏟습니다.

교육은 관심입니다. 관심이 있으면 변화가 있습니다. 관심 속에는 감동이 있습니다. 관심은 새로운 것을 발견하게 합니다. 관심이 없으면 이기주의가 됩니다. 관심이 없으면 변화가 없습니다. 관심이 없으면 발전이 없습니다. 관심이 없으면 아무런 생명력이 없습니다.

학생들이 교실 밖에 실내화를 신고 나가든 말든 관심이 없으면 학생들의 잘못된 버릇이 고쳐지겠습니까? 학생들이 수업시간 휴대폰 가지고 장난치고 문자 보내고 하는데 관심이 없으면 계속 그렇게 할 것 아닙니까?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자고 있어도 자든지 말든지 관심 없이 내 수업만 하면 된다는 식으로 하면 학생의 잘못된 습관을 고쳐줄 수 있겠습니까? 학생들이 청소 안하고 밖에 빈둥빈둥 돌아다니는 것을 보고서도 관심 없이 내버려두면 더 많은 학생들이 그 길 따라 갈 것 아닙니까?

우리 선생님들은 학생들에게 아주 사소한 것부터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습니다. 차 밖으로 담배꽁초 버리는 사람이 차 안에만 관심 있고 차 밖에는 관심 없는 것처럼 해서는 안 됩니다. 화장실 안에서 담배피우며 연기를 피우는 선생님은 자기 유익에만 관심 있고 남에게 관심 없어서도 안 됩니다.

고통을 겪는 학생들에게 관심을 두어야 합니다. 상처를 안고 있는 학생에게 관심이 있어야 합니다. 실패한 학생에게 관심이 있어야 합니다. 좌절한 학생에게 관심이 있어야 합니다. 학생들의 장점, 단점에 관심이 있어야 합니다. 학생들의 성품과 인격에 관심이 있어야 합니다. 학생들의 실력에도 관심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성숙한 학생 되게 할 수 있습니다. 그래야 사람다운 사람 만들 수 있습니다. 그래야 경쟁력 있는 실력자로 만들 수 있습니다.

관심을 오직 교육에만 두어야 합니다. 학생들에게만 두어야 합니다. 학교에만 두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기대가 있습니다. 희망이 있습니다. 발전이 있습니다. 교육은 관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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