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녘엔 벌써 이불을 끌어당겨야 할 정도로 기온이 뚝 떨어졌다. 가을이란 놈이 벌써 여름을 짓밟고 등을 타고 내려 대문을 열려는 찰나다. 어제는 재래식 시장에 갔더니 먹음직스런 햇밤이 가을볕에 반짝이고 있었다. 바야흐로 완연한 가을이다.
직업이 직업이다 보니 가을이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역시 '독서'다. 죽으나 사나 책을 읽어야 먹고살 수 있는 교사의 입장에서는 어쩌면 당연한 현상이다. 또 자고로 훌륭한 사람 치고 독서를 등한시한 사람은 없었으니 가르치고 배우는 사람은 의당 독서에 매진해야 한다.
이렇듯 독서가 중요하건만 요즘엔 어쩐 일인지 책을 읽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드는 느낌이다. 아마 책보다도 열 배 아니 백 배는 더 쾌감이 강한 각종 재미가 난무하기 때문일 것이다. 아이들이 자극적인 컴퓨터 게임에 빠져드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것은 현재로선 그나마 독서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아주 재미있는 책이 있다면 아이들도 읽지 않을까 해서 생각해 낸 행사가 '교사 추천도서전'이었다.
선생님들께 일일이 찾아다니며 가장 감명 깊었던 책을 추천 받아 한자리에 모아놓고 교사 추천도서전을 연 것이다. 예상대로 학생들의 반응이 좋다. 특히 자신이 좋아하는 선생님이 추천한 도서는 꼭 읽어보고 싶단다. 참으로 다행이다. 도서관에서 기획한 이번 행사는 대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