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급은 화장실 바로 옆에 위치해 있다. 화장실내 청소는 고학년이 맡고 있지만 화장실 앞 청소는 우리 학급이 맡을 수밖에 없다. 물감을 사용했던 시간이나 서예시간, 점심시간 전이나 직후는 화장실 앞을 상상해 보라. 그래서 교사용 의자 뒤쪽에 아예 물걸레를 세워 놓았다. 상황을 보고 틈만 나면 나가서 닦아야 하기 때문이다.
오늘도 화장실 앞을 닦고 있을 때였다. 그런데 유달리 환풍기 소리가 크게 들렸다. 환풍기 쪽으로 갔는데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가로25, 세로 30센티미터 되는 환풍기가 온통 먼지로 뒤덮여 있었고 환풍기 바람에 먼지자락이 날리고 있었던 것이다. 바로 교사용 화장실 위에 위치해 있었는데 그동안 왜 안보였을까?
마침 교장선생님께서 지나가셔서 말씀 드렸더니 조금 후에 기사님께서 올라오셨다. 기사님께서는 아주 쉽게 환풍기 덮개를 분리시켰다. “이렇게 쉽게 분리되는 것을 그동안 왜 두었는지 모르겠어요.”라고 하니 “저도 환풍기가 이런 상태인 줄 몰랐어요.” 하셨다. 환풍기 덮개를 흐르는 물로 닦았더니 아주 깨끗해졌다. 그리고 다시 제 자리에 끼워 놓으니 주변 환경과 어울리며 보기 좋았다.
학교마다 화장실에 환풍기가 있을 것이다. 환풍기는 다소 높은 곳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눈에 잘 띄지 않아 청결에 소홀히 하기 쉽다. 우리학교의 일을 계기로 다른 학교도 환풍기의 상태가 어떤지 한번쯤 눈 여겨 보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