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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제자를 기다리는 교사의 마음

지난해 수능감독을 했던 학교에서 시험이 끝나고 제자를 만났었다. 그 학교에서 시험을 보았는데, 시험이 끝나고 감독관 대기실로 찾아왔던 것이다. 중학교때는 물론이고 고등학교에서도 상위권에 속했던 아이었는데, 시험끝나고 나서 그 학교에 중학교때 선생님들이 감독을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왔다고 했었다. 그동안 종종 연락을 하면서 지냈지만 직접보는 것은 오랫만이었기에 반가움이 더했었다. 같이 식사라도 하자고 했더니 가족들과 식사하기로 되었다고 하기에 그냥 헤어졌다.

그 이후로 연락을 하려했지만 휴대폰이 정지된 상태라는 메시지만 나올뿐 연락이 되지 않았다. 그렇게 2006년이 흘러갔다. 대학에 진학은 했지만 마음에 안들어 다시 공부한다는 소식을 어렴풋이 듣긴 했었다. 그러나 그 소문은 부정확한 소문에 지나지 않았다. 소식이 궁금했지만 정확히 아는 아이들도 없고 해서 그냥 잊고 지내다시피 했다.

그런데 오늘, 역시 감독업무를 마치고 귀가하는 도중에 한통의 문자메시지가 도착했다. 확인해 보니 바로 1년전의 그녀석이었다. '선생님 잘 지내시지요. 재수하느라고 연락 못드렸어요.'라는 메시지였다. 바로 답 메시지를 보냈다. '너무 반갑다. 오늘 잘 보았니? 그동안 소식 궁금했다.' '선생님, 그동안 너무 뵙고 싶었어요. 조만간 갈께요.'' 그래라. 올해는 꼭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거라.'

그렇게 몇번 문자를 주고받았다. 분명히 며칠 안에 학교로 찾아올 것이다. 그때 많은 이야기를 나누겠지만 재수를 한다는 것이 자신의 자존심에 금이가는 것으로 생각한 모양이다. 다행히도 올해는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올 것 같다고 한다. 영영 소식이 끊긴 것은 아닌가 싶었는데 연락이 온것이다. 다만 자신이 재수를 한다는 것을 이야기하기가 쉽지 않았던 모양이다.

제자를 둔 교사들의 한결같은 마음은 제자들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뿐일 것이다. 리포터도 마찬가지이다. 자신이 재수하는 사실을 밝히기 어려운 사정이 있었겠지만 자신감을 가지고 다시 수능시험을 본 것이 그 녀석의 인생에서 한단계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빨리 만나서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 좀더 많은 용기를 주고 싶다. 이것이 바로 교사들의 마음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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