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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영길 한동대 총장

"대학교육 양보다 질로"


지난 95년 개교한 한동대를 두고 흔히들 '작지만 큰 대학'이라고들 말한다. 21세기의 벽두에서 '지방화, 세계화'를 가장 잘 구체화시키고 있는 대학의 하나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신설대, 지방대, 그리고 재정난이란 3중고의 어려움 속에서 대학개혁의 한 전범을 보여주고 있는 한동대 김영길 총장(63)을 만나 봤다. 특히 그 자신,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학총장이 법정구속을 당하는 어려움을 겪으며 화제의 인물이 되기도 했었다.

-교육과정평가원이 최근 발표한 바에 따르면 올 대학입학 경쟁률이 1.36대1이 될 것이라 합니다. 이것은 지난해의 1.53대1보다 줄어든 것인데 여기에 전문대까지 합치면 수능시험 지원자 수가 입학정원보다 6만6000명 모자란다는 계산이지요. 이런 현상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이고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한 지방대학의 심각한 위협요인이 되리란 예측입니다. 그동안 지방대학으로 성공적 평가를 받아온 한동대의 사정은 어떻습니까.
"우리 대학은 개교 때부터 교육목표를 양보다 질에 두어왔습니다. 그래서 '작지만 큰 대학'이란 칭찬을 받기도 했지요. 대학교육에서는 질과 양이 양립할 수 없다고 봅니다. 질을 위해서 양이 희생돼야 하며 재정적 뒷받침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현재 우리 대학의 재학생수가 2800명입니다.
대학이 살아남기 위해선 이 길 밖에는 없습니다."

- 한동대의 특화된 질관리 노하우는 무엇입니까.
"무엇보다 수요자중심의 교육시스템을 들고 싶습니다. 우리가 살고있는 '세계화 정보화'에 부응하는 국제화 교육을 강화해 왔습니다. 우리 대학이 현재 실시하고 있는 완전 영어강의를 통한 IT(Information Technology), GM(Global Management), ILS(Internationl Law School) 등이 대표적 실례들입니다. 우리는 지금 대학원 과정의 국제전문 의학대학원을 설립할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국제화된 전문인 교육을 위해 확고한 지식과 인격교육을 강조해 왔습니다.

신입생은 무전공 무학과로 기초학부에 속해 공통적으로 영어14학점, 전산12학점, 그리고 한문이나 중국어를 필수로 배웁니다. 이 기초과정을 거치면서 학생들은 자기적성과 교수의 자문을 받아가며 2학년 2학기 때까지 전공학부를 자유롭게 선택하게 됩니다. 이 때에도 제한을 두지 않습니다. 학생이 원하는 학부에 자유로이 간다는 이야기입니다. 세 번째는 모든 전공분야는 세계화된 시장이 원하는 실무교육에 치중한다는 점입니다.

학부내, 혹은 학부간의 복수전공을 의무화했습니다. 실례로 경영학 전공학생이 경제학을 겸하거나 전산전자공학부가 전산학을 함께 전공하는 식이죠. 마지막으로 실용성 있는 체험학습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국제무대에서 영어는 필수입니다. 이를 위해 기초학부에서부터 외국인교수를 통한 실용 영어교육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현재 학부 전공분야의 30%정도가 영어강의로 실시되고 있습니다."

- 세계화에 적합한 교육은 다른 대학들도 마찬가지로 강조하고 있습니다만, 한동대가 지방대임에도 불구하고 계속 높은 경쟁률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지식교육은 어느 대학이나 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인성교육은 다릅니다. 올 졸업생의 88%정도가 비교적 좋은 대학에 취업했습니다. 우리 대학 출신자를 써본 경영자들이 계속 우리 학교 졸업자를 원하고 있어요. 이것은 우리 학교 출신자들의 인성이 월등히 우수하다는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개교 후 지금까지 무감독 양심 시험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이제는 우리대학의 자랑스러운 전통이 되고 있습니다.

입학식과 학기초에 학생들은 채플시간에 양심준수 서약식을 합니다. 우리는 정직교육을 무엇보다 강조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공동체 생활을 통해 서로 섬기는 습관을 길러줍니다. 30명의 학생과 담임교수로 구성되는 팀제는 학년별, 학부별, 지역별로 배정돼 가족과 같은 공동체 생활을 합니다. 담임교수는 학생의 학업지도 뿐 아니라 사생활에 이르기까지 마음의 문을 열고 자문합니다. 이 같은 팀정신이 그대로 생활관에까지 이어져 학생간의 돈독한 인간관계를 구축하게 됩니다.

현재 재학생의 90%가 생활관 생활을 하고 있지요. 봉사 및 근로정신을 실천해야 하는 교육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팀학생들은 누구나 공동체적인 근로활동을 해야 합니다. 농작물 가꾸기, 산책로정리, 벤치제작, 교내청소 등이 그 것들입니다. 근로활동이 인성교육에 중요하다는 것은 그 결과보다 과정의 교육적 의미 때문입니다."

- 포항에 위치하고 있는 한동대의 지역대학으로서의 역할은 무엇입니까.
"최근까지 입학생의 90% 정도가 수도권을 비롯한 다른 지방출신자들이었습니다. 이것이 이 지방 학부모들의 한 불만요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지역 고교졸업자의 유치를 적극적으로 실시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15%정도의 신입생이 포항지역 고교졸업자로 충원되었지요. 또한 이 지역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분들을 위해 야간에 산업교육학부를 개설했습니다. 이와 함께 최고경영자과정을 열어 지역 경제인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있는데, 이 모두가 지역대학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야한다는 의미를 담고있는 것이지요."

- 내용이 알찬 질교육을 실행하기 위해선 재정적 뒷받침이 선행되어야 할텐데.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사실 우리 나라의 대학형편에서 이 문제를 가장 손쉽게 해결하는 방법은 입학정원을 늘이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방법은 참다운 질교육을 담보할 수 없습니다. 우리대학은 현재 학생 등록금으로 경상예산의 60%를 충당하고 있습니다. 우리대학 재정운영의 특징은 국내외 1만7000여명의 기부자가 돕고있는 '갈대상자 운동'입니다.

졸업생들이 벌이고 있는 장학금 보내기 운동에도 기대가 큽니다. 아직 졸업생이 많지 않아 큰 성과를 얻지는 못하고 있지만, 그들이 첫 봉급을 모교에 헌금하는 정성은 우리대학의 미래를 밝게 해주고 있습니다. 또한 미국에서 후원하시는 분들은 미국세청(IRS)으로부터 감세혜택을 받고있습니다."

- 한동대의 장기비전은.
"우리대학 건학이념의 하나는 크리스찬정신의 구현입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크리스찬 학자들이나 선교 및 교회에 관계하시는 분들이 서로 교류하고 협조하는 통로가 되는 센터가 없습니다. 이를 우리대학이 해보려 합니다. 우리가 준비중인 이 센터는 기독교인들의 '두뇌풀'이 될 것입니다."

- 지난해 5월 현직 대학총장이 법정구속되는 사상 초유의 사건에 주인공이 되셨는데, 교육계 뿐 아니라 국민적 관심사안이었던 이 소송사건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우리대학은 설립초부터 재정적 어려움을 안고 개교했습니다. 그 뒤 계속적인 투자 등으로 재정의 어려움이 가중되었지요. 이 과정에서 지역 일부단체가 법인과 학교재정 운용문제를 놓고 고발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대구지방검찰청 포항지청에서 불구속 기소해 4년 구형을 했고, 대구지법 포항지원에서 2년 징역을 선고해 법정구속 되었지요.

그러나 대구고등법원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중요한 4개 사건을 무죄판결 했습니다. 그러나 교육부 기채 미승인건 등에 대해서는 벌금형을 선고했습니다. 현재 이 사건은 대법원에 상소되어 최종판결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난해 이 일로 구치소에 수감되었을 때, 학생 학부모 교수 등 1800여명이 구치소 앞에서 '스승의 날'행사를 하며 나를 위로해 준 것은 개인적으로 너무나 벅차고 감사한 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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