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을 기반으로 하는 정보화사회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요즘, 독서는 미래 사회를 주도해 갈 유능하고 창조적인 인재육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수단이 되었다.
그러나 현재의 학교 교육만으로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서적들을 모두 다 수용하여 가르칠 수 없는 한계점에 이르렀다. 따라서 앞으로는 학생 스스로 찾아서 공부하는 자기 주도적 학습력이 필요하게 되었는데, 이러한 자기 주도적 학습력을 갖추려면 가장 손쉬운 방법이 현재로선 독서(讀書)밖에 없다. 독서야말로 방만하게 흩어져 있는 지식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으며, 학교에서는 배울 수 없는 기타 경험들을 효과적으로 습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독서의 필요성이 새롭게 대두됨에 따라 현행 일선학교에서 시행되고 있는 독서교육을 반성하고 그 대안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오늘날의 독서교육의 실상을 객관적으로 살펴보면,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독서교육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대부분의 단위학교들에서 독서의 본래 목적을 도외시한 채 왜곡시켜 시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왜곡된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학교현장의 독서교육이 수동적이고 반강제성을 띠고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학교들에서 독후감이나 독서기록장 등을 강제로 쓰게 함으로써 독서활동을 위축시키고 있다. 특히 요즘에는 이런 활동들이 수행평가와 결부되어 독서에 대한 본래의 순수한 목적을 크게 훼손시키고 있다. 이는 학생 학부모 교사에게 '독서활동이 오히려 교과성적 향상에 지장이 있다'라는 그릇된 인식마저 심어주고 있어 그 심각성이 더하다.
둘째, 개인차가 전혀 고려되지 않은 필독도서의 권장이다. 필독도서의 목록이 대부분 학년을 단위로 해서 일률적으로 제시되고 있는데, 이는 개인에 따라 독서의 수준과 관심분야가 다르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셋째, 독서시간이 획일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체계성도 없다는 점이다. 독서교육이 강화되면서 학교가 주당 1∼2시간 정도의 독서시간을 할애하고 있는데, 이를 뒷받침하는 체계적인 독서 프로그램이 구안 적용되지 못하여 획일적으로 '읽는 것'으로 끝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다독자 표창, 독서 급수제, 독서왕 선발 등 독서교육이 질보다는 결과물 보여주기에 치우치고 있다는 느낌이다.
넷째, 학교에서 특정 과목 중심으로만 독서교육이 이루어지는 경향이 있다. 이는 독서지도가 일부교과에 국한된 것이란 잘못된 생각 때문인데 하루 빨리 독서 교육이 전 교과에 걸쳐 골고루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다섯째, 책으로만 채워지는 도서실도 문제이다. 도서실은 '학습정보의 센터 및 학생들의 문화공간'이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서고'의 기능만 하는 실정이다. 심지어 장서 수만 채우려고 똑같은 책을 수백 권씩 비치하는 경우도 있다.
앞에서 살펴본 실태와 문제점을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학교 독서교육의 올바른 방향을 짚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학생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학교 및 지역여건을 고려한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을 개발 적용해야 한다. 단순한 독후감, 독서감상문, 독서기록장, 독서퀴즈 위주의 강제적인 독서교육에서 벗어나 아이들이 진짜 흥미와 재미를 유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 적용함으로써 독서력 증진을 도모해야 한다.
둘째, 수준별 독서교육이 전개되어야 한다. 학생의 흥미 적성 관심 그리고 독서 속도에 따라 도서목록이나 독서방법이 제시될 때 비로소 독서가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셋째, 다양한 형태의 독서모임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동아리나 방과후 계발활동으로도 이용하면 좋을 것이다.
넷째, 교과학습과 연계된 다양한 독서활동이 이루어져야 하며, 그 결과가 반드시 피드백 되고 평가에 반영되도록 연구되어야 한다.
다섯째, 학교에서는 도서실이 학습정보센터 및 학생들의 문화공간으로서의 기능을 할 수 있도록 각종 멀티미디어 시설과 자료를 구비하고, 항상 쾌적하고 열린 공간이 되도록 힘써야 한다.
21세기 지식기반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지식과 정보이다. 특히 통합교과형 논술은 다학문적 성격이 강해 어려서부터 독서를 많이 해야 대비할 수 있다. 이런 모든 것들을 얻기 위한 방법적인 탐구가 '독서교육'에 있다는 것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이제는 교과학습과 연계된 수준별 독서교육, 개방적인 도서실 운영, 다양한 정보매체를 활용한 열린 독서활동과 아울러 독서의 흥미와 동기를 유발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지속적으로 전개해나가야 한다. 특히 청소년기의 독서습관이 대부분 학창 시절을 통하여 형성된다는 점은 학교독서교육의 중요성을 시사해 주는 대목이다.
이제는 독서교육이 일부의 교과나 사서교사만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는 인식을 버리고, 학교, 교사, 학생, 학부모 모두가 미래 정보사회의 핵심 과제인 학교 독서교육 활성화에 적극 동참, 매진해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