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이틀째를 잘 보내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제 오후부터 날씨가 개더니 바라보이는 산과 하늘과 땅이 온통 깨끗해 보여 좋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마음도 평온합니다. 내일이 크게 부담으로 다가오지도 않습니다. 남은 시간이 얼마 안 되지만 가족과 함께 즐기는 행복한 시간들이 되셨으면 합니다.
저는 이 시간에 좋은 학교, 좋은 선생님, 좋은 학생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좋은 선생님 + 좋은 학생 = 좋은 학교’라는 등식을 만들어 봅니다. 다 아는 것을 가지고 새삼스럽게 그러느냐고 할지 모르지만 대부분의 학교가 ‘좋은 학교’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좋은 학교가 되려면 좋은 선생님이 계셔야 하고 좋은 학생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선생님도 좋고, 학생도 좋아야 좋은 학교가 되는 것입니다.
만약 선생님은 좋은데 학생들이 좋지 않으면 좋은 학교라고 할 수 없습니다. 또 학생들은 좋은데 선생님이 안 좋아도 좋은 학교가 될 수 없습니다. 둘 다 나빠도 좋은 학교가 될 수 없습니다. 선생님들도, 학생들도 모두 내가 머물고 있는 학교가 좋은 학교가 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학부모님은 내 자식이 다니는 학교가 좋은 학교가 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역사회 주민들도 내 지역의 학교가 좋은 학교로 소문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우리 모두는 좋은 학교가 되도록 애써야 할 것입니다.
누구보다 선생님이 좋은 선생님이 되면 자동적으로 좋은 학생이 될 것이고 나아가 좋은 학교가 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러면 좋은 선생님이란 어떤 선생님을 말할 수 있겠습니까? 여러 가지로 말할 수 있겠지만 저는 두 가지만 생각해 봅니다.
그 하나가 바로 '앞서가는 선생님'이 좋은 선생님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앞서가는 선생님이 진짜 선생님 대접 받을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21세기 학생들을, 20세기 교실에서, 19세기 선생님이 가르친다면 어찌 되겠습니까? 그러면 학생들로부터도 인정을 못받고 학부형들로부터 푸대접을 받고 지역주민들로부터 비난을 받을 것 아닙니까?
21세기의 학생들을 가르치려면 21세기의 선생님이 되어도 앞서 갈 수 없습니다. 적어도 21.5세기의 선생님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학생들로부터 인정을 받을 것입니다. 그래야 학생들로부터 존경을 받을 것입니다. 그래야 학생들이 신임을 할 것입니다. 그래야 학생들도 앞서가는 좋은 학생이 될 것입니다.
학생들보다 적어도 반 박자는 빨라야 합니다. 축구게임을 보면 알 수 있지 않습니까? 반 박자 빠른 선수가 좋은 선수 아닙니까? 반 박자 빨리 패스하고, 반 박자 빨리 위치 선정하고, 반 박자 빨리 헤딩하는 선수가 관중들로부터 칭찬 받는 좋은 선수 아닙니까? 이런 선수에게 관중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지 않습니까?
이처럼 반 박자 빠른 선생님을 학생들은 분명 좋아할 것입니다. 이런 선생님에게 박수를 보낼 것입니다. 이런 선생님을 칭찬할 것입니다. 이런 선생님을 고대하고 있을 것입니다. 이런 선생님을 만나기를 소원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찌해야 합니까? 미리미리 공부해야 합니다. 미리미리 연구해야 합니다. 미리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미리미리 정보를 수집해야 합니다. 현재의 위치에서 만족해서는 안 됩니다. 내가 가르치는 것에서 안주하면 안 됩니다. 내가 알고 있는 지식에서 멈추면 안 됩니다. 그래야 앞서 갈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학생들보다 뒤처지고 맙니다.
요즘 선생님 중에는 영어선생님이 제일 힘든다고 합니다. 젊은 선생님도 그러하다고 하는데 연세 많으신 선생님은 오죽 하겠습니까? 요즘 학생들은 외국 가서 적어도 몇 년 정도 어학연수를 하고 돌아와 유창하게 영어를 하는데 선생님은 발음이 서툴고 더듬거리고 있다면 얼마나 자신이 비참하게 느껴지겠습니까? 학생들이 오히려 선생님의 영어 발음을 고쳐준다고 하니 기가 찰 것 아닙니까? 앞서 가야 할 선생님이 영어 문법이나 해석만 가르치고 있다면 학생들이 좋아하겠습니까? 보나마나 좋아하지 않을 것입니다.
다음은 학생들의 면면을 속속들이 자세히 알고 챙겨주는 선생님입니다. 매일 학교에서 자기반 학생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주면 학생들이 얼마나 좋아하겠습니까? 학생들의 건강상태가 어떠한지, 요즈음 가정형편이 어떠한지, 요즘 무엇이 문제인지, 요즘 무엇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지를 일일이 파악하여 이름을 불러주면서 잘 이끌어 주면 학생들은 보나마나 선생님에게 믿음을 보낼 것 아닙니까? 그러면 학생들은 선생님을 신뢰하고 선생님의 말씀에 잘 따를 것 아닙니까?
학생들은 선생님을 알아보는 데는 탁월합니다. 좋은 선생님인지, 아닌지를 알아내는 분별력이 탁월합니다. 그러기에 학생들의 현재 상태를 잘 파악해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주면서 이끌어주면 학생들은 말없이 잘 따라갈 것입니다. 이쯤 되면 학생들은 선생님이 콩을 팥이라 해도 곧이들을 것 아닙니까? 이렇게 되면 학생들은 자동적으로 좋은 학생이 될 것입니다.
우리 선생님들은 책임이 막중합니다. 좋은 학교 만들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좋은 학생 만들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좋은 선생님이 되셔야 합니다. 좋은 선생님이 되면 학생들은 자동적으로 좋은 학생 되게 되어 있고 그러면 자동적으로 좋은 학교가 될 것입니다. 그러면 학교는 학부모들로부터, 지역사회 주민들로부터 박수받고 신뢰받는 학교, 존경받는 학교, 좋은 학교로 우뚝 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