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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설경, 모든 것을 덮어버리는 신비의 아름다움!


아침에 소탐산을 다녀왔습니다. 혼자보기엔 설경이 너무 아깝더군요. 그래서 우리 교육가족들과 함께 그 감동을 나누려고 사진을 찍어왔습니다. 자, 함께 아름다운 설경에 빠져보시죠.

<사진 설명 - 맨 위 왼쪽에서 오른 쪽으로>

아, 저도 이런 집에서 살고 싶네요. 얼마 전 등산로 주변에 새로 지어진 집이랍니다. 평소에도 참 아름다웠는데 눈이 덮이자 정말 영화 속에 나오는 집처럼 환상적인 분위기가 풍기는군요.

잘 정돈된 장독대 위에도 눈이 소복이 쌓여 있습니다. 문득 어렸을 적 고향집이 생각나는 장면입니다.

멀리서 보면 마치 사람의 얼굴 형상을 하고 있지만, 자세히 보면 눈을 뒤집어 쓴 자동차랍니다. 귀엽죠?

눈에 파묻힌 폐타이어들인데, 꼭 맛있는 명품 도넛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눈은 버려진 쓰레기마저도 아름답게 만드는 마법의 힘이 있습니다.

"선생님, 이게 먼나무에요?"
"아 그거요. 먼나무예요."
"아니, 이게 무슨 나무냐니까요?"
"아, 글쎄 먼나무라니까요."

나무 이름 때문에 생긴 에피소드랍니다. 나무와 열매가 가지에서 멀리 떨어져 핀다고 해서 '먼나무'란 명칭이 붙었다고 하네요. 흰눈이 배경이 되어주니까 먼나무의 열매가 더욱 붉게 보입니다.

밤새 내린 폭설로 붐비던 버스정류장마저 인적이 뚝 끊겼습니다. 누군가가 아침 일찍 찍어놓은 선명한 발자국만이 시골 버스정류장의 쓸쓸함을 더해주는군요.

집 근처 소탐산으로 오르는 등산로 입구의 모습입니다. 안으로 들어 갈수록 신비한 설경이 끝없이 펼쳐집니다. 하늘과 땅, 나무, 바람, 햇빛 모든 것이 백색뿐입니다. 마치 백색의 향연을 보는 듯합니다.

저 멀리 곧게 뻗은 길을 따라가다 보면 수많은 전설과 비경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 소나무가 뚝! 뚝! 신음소리를 내며 구조를 요청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눈이 조금만 더 내리면 저 소나무들은 설해목 신세가 될 것 같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흰 반점들은 흩날리는 눈발들입니다. 그리고 저 안쪽이 희뿌옇게 보이는 이유는 바람이 불 때마다 나무 위에 쌓였던 눈이 떨어지면서 신비한 눈안개를 만들기 때문입니다.

소탐산 중간 지점에서 바라본 설경입니다. 나무들마다 흡사 밀가루를 뒤집어 쓴 듯 가지마다 흰 눈이 소복소복 쌓여 있어 명산의 비경을 보는 듯합니다. 눈은 평범한 산도 세련된 비경으로 만들어버리는 위대한 조경디자이너 같습니다.

서걱이던 대나무 숲도 예외 없이 폭설에 휩싸이고 말았습니다. 가사 장삼에 흰 고무신을 신고 장죽 하나 들고 저 오솔길로 하염없이 걸어가면 세상만사 모든 번뇌를 깨끗이 잊을 수 있을까요?

앙상하던 떡갈나무 숲에도 아름다운 설화가 만발했습니다. 잠깐, 저 모습을 자세히 보셔요. 얼마나 아름다운지 말이나 글로 형언할 수 있겠습니까?

아, 드디어 소탐산 정상에 올랐습니다. 저 멀리 가야산 정상이 어슴푸레 보이고 마을은 오가는 사람의 왕래가 끊긴 채 온통 고즈넉함으로 잠겨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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