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지금은 2006년 마지막을 보내는 이른 아침입니다. 선생님 모두가 한 해를 되돌아보면서 새해를 맞이하는 준비를 하고 계시리란 생각을 하게 되네요. 2006년 한 해는 우리에게는 너무 바쁜 한 해였던 것 같습니다. 학생들의 교육을 향해 뒤로 돌아보지 않고 앞만 보고 달려왔습니다. 힘들어도 그러했습니다. 몸이 아파도 그러했습니다. 가정에 여러 문제가 있어도 그러했습니다.
한 해 동안 여러 선생님들의 교육활동 모습을 지켜보면서 여러 가지 좋지 않은 환경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주신 선생님들을 일일이 떠올려 봅니다. 그리고서는 우리 모두가 새해에는 건강관리에 신경을 좀 많이 쓰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품습니다. 그리고 가정마다 문제가 풀리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여러 가지 악조건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주신 선생님들이 정말 고맙게 느껴지는 아침입니다.
어제 기간제 선생님으로 수고하시다가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중도에 그만두신 선생님으로부터 대구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그 동안 우울증세로 인해 병원에 입원하여 치료해 왔는데 이제 다 나았다고 하면서 1월 중에 학교에 한번 들르겠다고 하더군요. 병이 다 나아 회복됐다는 소식을 듣고 기뻐했습니다.
또 어떤 선생님은 목상태가 좋지 않아 병원에 가니 목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라고 하면서 쉬도록 권유를 했습니다. 그렇지만 목에 통증이 오고 목소리를 낼 수 없어 수업을 제대로 못해도 학교에 와서 학생들과 함께 생활해야 한다면서 동행하는 모습을 보고서 감동을 받기도 했습니다.
또 어떤 선생님은 갑상선에다 감기가 들어 병원에 갔지만 임신으로 인해 약을 먹지 못하는 고통 속에서도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에 소홀히 않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과 감동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또 어떤 젊은 처녀 선생님은 3학년 담임으로 1년 내내 학생들과 밤낮으로 동행교육을 하며 최선을 다해 왔는데 무릎에 이상이 생겨 마지막 학생들의 대입상담을 못한 채 서울에 가서 수술을 받고 재활치료를 받고 있는 선생님도 계십니다. 어제도 격려 겸 전화를 했더니 아직 제대로 일어서지도 못하는 상태라고 하더군요.
또 이번에 명퇴신청을 하신 선생님께서는 갑상선에다가 허리통증, 가슴통증 등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시는 가운데서도 학생들에게 감동을 주는 수업을 하시는가 하면 아침 일찍 출근하셔서 청소지도를 물론 손수 계단을 쓸고 하시는 감동을 남긴 선생님도 계십니다.
또 어떤 선생님은 허리가 좋지 않은 가운데서도 밤낮으로 동행교육을 해 오시며 방학 중에서 보충수업이 없지만 학교에 나와 학생지도를 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엊그제 요즘 허리가 어떠냐고 물으니 겨울이 되니 상태가 더 좋지 않아진다고 하더군요.
학생들도 그렇습니다. 코피가 나서 지혈이 되지 않는데도 중간고사를 놓칠 수가 없어 보건실에서 응급조치를 한 상태에서 시험을 치는, 그야말로 투혼을 불태우는 학생도 있었습니다. 또 어떤 학생은 다리를 다쳐 기부스를 하고서도 목발을 짚고 학교에 나와 공부하는 학생도 있었습니다.
또 한 원로선생님께서는 사모님께서 수술 후 휴유증으로 인해 뒷바라지를 해야 하고, 늦둥이는 코피가 한번 나면 병원에 가지 않고는 지혈이 되지 않아 병원에 데리고 가야 하고, 또 어머니, 아버지께서 질병으로 인해 보살펴야 하는 3중고에 시달려 왔지만 학교의 맡은 일에는 어느 누구 못지않은 성실함을 보여주신 선생님도 계십니다. 이렇게 한결같이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데도 최선을 다하시는 선생님들과 학생들에게 존경과 감사를 보냅니다.
우리 모두는 나는 몸이 약하다, 나는 체력이 딸린다, 나는 힘이 없다, 나는 무슨 일도 제대로 못할 것 같다 하면서 비관하거나 체념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나는 회복할 수 있다, 나는 체력을 단련시킬 수 있다, 나는 힘을 얻을 수 있다, 나는 무엇이든지 해낼 수 있다고 하면서 자신감을 갖고 긍정적인 마음을 갖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러면서 늘 체력을 보강하도록 해야죠.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해야죠.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마음을 편안하게 해야죠. 건강을 지키기 위해 음식을 잘 조절해야죠. 건강관리를 위해 자기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투자해야죠. 선생님도, 학생들도, 딸린 식구들도 모두 건강한 한 해를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크고 작은 병을 안고 살아갑니다. 그러니 건강상태가 좋지 않다고 낙심하지 말고 자기가 안고 있는 병을 잘 다스려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리라 봅니다.
건강하다고 자만해서는 안 됩니다. 건강하다고 자신을 낭비해서는 안 됩니다. 건강하다고 무절제해서도 안 됩니다. 건강할수록 절제해야 합니다. 건강할수도록 자신을 더욱 관리해야 합니다. 건강할수록 건강을 지녀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학생들을 잘 가르칠 수 있습니다. 그래야 딸린 식구들을 잘 돌볼 수 있습니다. 그래야 교육다운 교육을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