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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교육은 전진입니다

오늘은 새해 둘째 날입니다. 하지만 출근 첫날입니다. 학교에 들어오니 한 교실에는 불이 켜져 있었습니다. 일찍부터 등교하는 학생 두 명이 보였습니다. 교무실에 들어오니 오 주사님께서 현관에서 저를 맞이했습니다. 새해에는 복도 많이 받으시고 자녀들도 잘되고 하시는 일들이 잘되기를 바란다고 인사를 드렸습니다. 웃으시면 감사합니다 하더군요.

조금 있으니 학년실에서 근무하시는 한 젊은 여 선생님께서 오셔서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라고 인사하더군요. ‘감사합니다. 건강하시기 바랍니다.’라고 화답했습니다. 그랬더니 ‘차 한 잔 하시겠습니까?’ 하시더군요. 손을 저으며 ‘노우 댕큐’하니 웃으시며 학년실로 가셨습니다.

조금 있으니 한 원로선생님께서 오시면서 먼저 인사를 건넵니다. 저도 예를 갖춰 덕담을 건넸습니다. 1학년 부장선생님께서 인사를 하셨습니다. 큰 꿈을 가지시라고 했습니다. 이렇게 새해 출근 첫날을 맞아 서로 웃으며 축복하고 축복받는 아침입니다.

새해 인사를 드리기 위해 교장실에 들어갔더니 교장선생님께서는 일어서서 악수를 청하며 축복을 하셨습니다. 저도 교장선생님께 새해에는 더욱 건강하시고 큰 꿈 이루시기 바란다고 인사를 드렸습니다. 새해부터 감기가 들어 목소리가 쉰 상태였습니다. 학생들을 위해, 선생님들을 위해, 학교를 위해 애썼었는데 그게 감기로 나타난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자신보다는 오히려 저에게 오후에는 자유시간을 갖도록, 여유를 갖도록 배려해 주시는 따뜻한 마음이 저를 포근하게 하더군요. 보충수업이 끝나는 날까지 저가 학교를 지킬 때니까 교장선생님께서 학교 걱정하시지 말고 건강 관리하도록 부탁을 드렸습니다.

2교시 수업이 끝나는 시간에 준비한 시룩떡과 밀감, 오렌지 쥬스로 조촐하게 간단한 시무식을 했습니다. 교장선생님께서는 선생님들의 가정에 행복과 축복이 가득하도록 첫 인사말씀을 올렸습니다. 건배제의가 있어 저는 새해에는 여러 선생님 모두가 건강했으면 좋겠습니다. ‘건강을 위하여’하면서 함께 잔을 들고 첫발을 힘차게 내딛게 된 것입니다.

저는 오늘 새벽 네 시에 일어났습니다. 그 때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이 ‘교육은 전진이구나’하는 생각이었습니다. 새벽에는 새벽 이슬같은 깨끗한 생각이 간혹 떠오릅니다. 오늘 떠오른 낱말이 바로 ‘전진’이라는 낱말이었습니다. 그리고는 여러 가지 생각들이 이어져 나갔습니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과 학생들이 배우는 일은 멈출 수가 없습니다. 멈추면 그것이 곧 퇴보이기 때문입니다. 학문은 역류하는 배와 같지 않습니까? 계속해서 전진하지 않으면 머무는 것이 아니라 뒤로 후퇴입니다. 그러니 계속해서 전진해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자전거를 타보지 않습니까? 자전거를 페달을 밟지 않으면 그 자리에 서 있을 수 없습니다. 아무리 버텨도 곧 넘어집니다. 어떻게 해야 됩니까? 페달을 계속 밟아야 나아가지 않습니까?

학생들이 방학이다 하면서 잠시 멈추면 어떻게 됩니까? 그 날부터 후퇴입니다. 그날부터 퇴보입니다. 그 자리를 유지하지 못합니다. 다시 전진하려면 더 힘이 듭니다. 원상태 회복도 힘이 듭니다. 계속해서 나아가야 합니다. 계속해서 전진해야 합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전진해야 합니다. 아무리 피곤해도 전진해야 합니다.

너무 힘들면 속도만 조절하면 됩니다. 너무 피곤하면 조금씩만 나아가면 됩니다. 그래야 뒤로 물러서지 않게 됩니다. 조금씩 전진이 있게 됩니다. 조금씩 발전이 보이야 기분이 좋지 않습니까? 조금씩 진보가 있어야 마음이 기쁘지 않습니까? 평소와 마찬가지로 날씨가 추워도 겁내지 않고 일찍 등교해서 교실에서 공부하는 학생은 분명 전진하는 학생일 것입니다.

뒤로 물러서거나 침륜에 빠지는 자 되어서는 안 됩니다. 돋는 햇볕같이 점점 솟아나야 합니다. 점점 빛나서 원만한 광명에 이를 때까지 나아가야 합니다. 어떤 장애물도 극복해야 합니다. 어떤 시련도 이겨내야 합니다. 어떤 괴로움도 참아내야 합니다. 구름이 내 앞을 가로막아도 솟아올라야 합니다. 나아가야 합니다.

우리 선생님들도 마찬가지 아닙니까? 새해에는 더욱 전진했으며 합니다. 보람을 느끼면서 나아갔으면 합니다. 행복을 느끼며 나아갔으면 합니다. 전진만이 교육이 삽니다. 전진만이 자신이 삽니다. 퇴보는 자신을 죽입니다. 퇴보는 학생들은 죽입니다. 퇴보는 학교를 죽입니다. 퇴보는 동료선생님을 죽입니다.

전진이 자신을 살립니다. 전진이 학생을 살립니다. 전진이 학교를 살립니다. 전진이 동료선생님을 살립니다. 편안하고자 하는 안일한 생각은 버려야 합니다. 편하고자 하면 더 편해지려고 하는 게 사람입니다. 편안해지고자 하면 계속해서 게으르게 되고 맙니다.

할 일은 하면서 그 속에 평안함을 찾아야 합니다. 학생들을 생각하면서 평안함을 찾아야 합니다. 학교를 생각하면서 평안함을 찾아야 합니다. 앞날이 어떻게 될까 하며 불안한 마음도 버려야 합니다. 앞으로 내 자리가 어떻게 될까 하는 두려움도 버려야 합니다. 우리의 할 일을 알아서 하면, 우리의 할 일을 찾아서 하면 우리의 앞길은 탄탄대로입니다. 우리의 미래는 밝아집니다. 마음도 평안해집니다. 그러니 계속해서 전진해야 할 것입니다.

교육은 전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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