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007년 셋째 날입니다. 비가 오려고 구름이 끼여 있는 관계로 보통 날보다 더 어둡습니다. 날씨 관계로 마음이 어두울 가능성이 많은데 어제처럼 새해답게 활기가 넘치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두 원로선생님께서 가장 먼저 출근을 하시네요. 보기가 참 좋습니다. 연이어 교무실에 들어오시는 선생님을 보고 나이가 들수록 일찍 출근한다고 하네요. 그러니 한 부장선생님은 나이가 들기가 싫은데 우리가 나이 많은 축에 드느냐고 하네요. 날씨를 초월한 기분좋은 아침입니다.
어제는 새해 첫 출근, 첫 등교일이라 그런지 생기가 돌고 활기가 넘쳤습니다. 날씨도 봄날처럼 많이 풀렸습니다. 어제는 평소처럼 많은 선생님이 일찍부터 오셨습니다. 학생들도 그러했습니다. 아침부터 인사가 참 밝고 좋았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어제는 종일 기분이 좋았습니다. 일년내내 그러하면 얼마나 살맛나겠습니까? 오후 네 시쯤 교실을 둘러보았더니 교실마다의 분위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 때 그 시간은 보충수업이 끝나고 오후 5시까지 자율학습을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교실마다 열심히 공부하고 있었습니다. 시험을 앞두고 공부하는 듯했습니다. 새해 마음다짐이 새롭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교실마다 희망찬 태양이 타오르고 있었습니다. 더욱 희망이 넘쳐났습니다. 더욱 빛이 났습니다. 1학년 한 교실에는 처녀 선생님께서 평소처럼 교실에서 학생들과 함께 책을 보고 계셨습니다. 2학년 교실을 둘러보았습니다. 한 교실에는 자연반 방과 후 심화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었고 또 한 교실에는 인문반 방과 후 심화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학생들의 희망에 따라 두 젊은 선생님께서 열심히 두 시간 동안 연강을 하고 계셨습니다. 살아 움직이는 모습이 참 좋았습니다. 선생님은 열강하고 있었습니다. 학생들의 수업태도도 아주 진지했습니다. 강의가 끝나고 나서 선생님께 물었습니다. 자연반에는 한 학급 학생보다 많아 보이는데 애들 수준이 어떠하냐고요. 대부분 수학을 잘하는 학생들이고 그들 중에는 7,8명이 조금 수준이 떨어지는 학생인데 의욕을 갖고 함께 참여하였다고 하더군요. 그들에게 별도의 지도가 필요할 것 같다는 이야기를 곁들였습니다.
학교전체는 인문반 학생들이 더 많지만 수학을 깊이 있게 배우고자 하는 학생 숫자는 좀 적어보였습니다. 그렇지만 참여한 학생들은 아주 열심히 듣고 있었습니다. 인문반을 가르치는 선생님에게 물었습니다. 애들 수준이 어떠하냐고요. 차이가 많이 난다고 하더군요. 자연반보다 더 힘들게 지도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리고 4층 선택학습실에 가보니 한 선생님께서 1학년 학생 20명을 대상으로 논술지도를 하고 계셨습니다. 논술비중이 갈수록 높아진다는 것을 알고 미리미리 대비하는 준비된 학생들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좌석 배치도 사각형으로 배치되었고 토론식의 수업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이번 3학년 학생 중 수도권 일류대학 수시모집에 합격한 한 학생은 평소에 토론수업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이 선생님은 평소처럼 토론 중심으로 논술지도를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교지편집실을 가보았더니 5,6명이 교지편집을 위한 준비가 한창이더군요. 이들이 있기에 학생들의 삶과 얼과 꿈과 추억이 담긴 자랑스런 ‘백합’이라는 교지가 늘 새롭게 탄생되는 것이 아닌가 봅니다. 그리고는 도서관 열람실을 가보았더니 80여명의 학생들이 공부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교실에서 공부하기를 꺼려하는 학생들이 모여 공부를 하고 있었습니다.
또 한 선생님은 보충수업과 관계가 없는데도 부산에서 내려와서 자기반 학생들의 보충수업 상태를 점검하셨습니다. 출석부를 보면서 착실하게 수업에 임하지 않는 학생에게 일일이 전화를 하며 챙기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2학년 청소당번 학급은 청소를 끝내고 나서 현관에 둘러앉아 잠시 즐거운 담화의 시간을 가지면서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어제 시무식 때의 모습을 동영상으로 사진을 잘못 찍어 정보부장 선생님의 힘을 빌려 mov파일을 사진 파일로 바꿔 오전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메신저로 보내오면서 새해 인사까지 곁들였더군요. 저도 메신저로 답신을 보냈습니다. 나 부장선생님께서는 ‘성실’이 상징표인데 새해에도 계속 그 모습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말씀과 함께 허리가 완전히 나아지셨으면 하고 새해 인사를 했습니다.
이렇게 어제 2007년 새해 첫 출근일이 너무 산뜻합니다. 너무 기분이 좋습니다. 선생님들의 활동모습과 학생들의 활동모습이 작년과 조금도 다름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더 활기차고 힘차며 역동적이었습니다. 계속 전진이었습니다. 멈춤이 아니었습니다. 준비는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우리 학생들의 멈추지 않고 전진하는 모습이 너무나 좋았습니다.
교육은 출발이 중요합니다. 출발이 좋으면 끝이 분명 좋아지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출발이 좋기에 끝도 분명 좋아지리라 봅니다. 시작이 반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시작이 활기차고 생기가 넘쳐나 이 해가 다가는 날까지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봅니다.
혹시 눈 깜짝할 사이 출발을 놓친 학생들이 있습니까? 오늘부터 다시 출발하면 됩니다.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학생이 있습니까? 오늘부터 다시 정신 차리면 됩니다. 아직도 시간의 귀중함을 못 느끼고 있는 학생이 있습니까? 오늘부터 깨달음이 오면 좋겠습니다.
교육은 출발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