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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교육은 길입니다

겨울은 점점 깊어집니다. 아직도 출근길은 어둡습니다. 겨울비가 조금씩 뿌립니다. 많은 비를 기대할 수 없지만 그래도 올 바에는 먼지를 씻어줄 만큼 짧게나만 시원하게 뿌려주었으면 하는 아침입니다.

새해에도 오 주사님은 빛을 발합니다. 어제 다섯 반쯤 퇴근을 했는데 오 주사님께서는 현관 앞에서 낙엽을 쓸고 계셨습니다. 오늘 아침도 일찍부터 교무실에 불을 켜놓고 실내온도를 조절해놓고 쓰레기를 정리하는 등 성실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계셨습니다. 오 주사님의 성실이 우리학교에 계속 전파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오늘은 ‘길’이라는 낱말이 떠오릅니다. 교육은 길이구나 하는 생각에 잠깁니다. 길이 참 중요하고, ‘길’ 하면 함께 떠오르는 낱말이 방향, 안내입니다. 우리 앞에는 길이 얼마나 많습니까? 큰 길, 작은 길, 가야 할 길, 가지 말아야 할 길, 보이는 길, 보이지 않는 길, 닦아놓은 길, 자연 그대로의 길, 험한 길, 탄탄대로의 길 등 무수히 길이 많지 않습니까?

사람마다 큰 길만 찾아가기도 하지만 어떤 이는 작은 길을 선호하며 가기도 합니다. 또 사람들은 가야 할 길을 가지만 어떤 이는 가지 말아야 할 길을 고집하며 가기도 합니다. 또 사람들은 보이는 길만 가지만 어떤 이는 모험을 해서라도 보이지 않는 길을 가지고 합니다. 때로는 남들이 앞서 닦아놓은 좋은 길만 가지만 어떤 이는 있는 그대로의 길을 가기도 합니다. 또 사람들은 탄탄대로를 좋아하며 그 길을 가지만 어떤 이는 일부러 더 큰 목표를 향하여 험한 길을 찾아가기도 합니다.

오늘 아침 차를 몰고 오면서 길이 참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학생들이 가는 길이 옳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학생들이 길을 잃으면 어떻게 될까? 가는 것만큼 손해이고 잃은 것만큼 혼돈하고 방황할 텐데 하루 빨리 깨닫도록, 길을 되찾도록, 방향을 바로 잡도록 하는 게 참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깨닫게 해주고, 길을 되찾아 주고, 방향을 바로 잡아줄 수 있는 분이 바로 우리 선생님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자꾸만 나쁜 길로 가고 있는데 그대로 보고만 있을 수는 없지 않습니까? 자꾸만 죽음의 길로 가고 있는데 그대로 나 몰라라 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자꾸만 거꾸로 학교생활을 하는데 그대로 외면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자꾸만 역주행하는데 그대로 보고 있을 수는 없지 않습니까? 바로 가도록 잡아주어야 할 것 아닙니까? 바로 가게 방향을 틀어주어야 할 것 아닙니까? 가지 말아야 할 길이면 못 가도록 막아야 할 것 아닙니까?

학생들이 가는 길이 편하다고 샛길로 다니고만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힘이 들어도 대로를 가도록 독려해야 할 것 아닙니까? 이미 닦아놓은 길만 선호하고 새로운 길을 개척하려는 개척정신이 없으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스스로 개척해서 나아갈 길을 제시해야 할 것 아닙니까?

경영에서 말하듯이 ‘레드오션’처럼 피비린내를 연상할 만큼 무한경쟁에서만 힘들어하며 다투면서 그 길로 가게 해서야 되겠습니까? 차라리 ‘블루오션’해서 무한한 창의력을 발휘해 푸른 바다를 항해하는 배처럼 새 길을 개척하도록 인도해야 할 것 아닙니까?

학생들이 공부를 해도 성적이 올라가지 않고 발전이 없으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지금까지 나아간 길의 방향을 틀도록 해야 할 것 아닙니까? 가는 길이 잘못 되었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붉은 경고등이 들어오면 잠시 멈춰 생각을 해야 합니다. 잠시 멈춰 방향을 뉴턴해야 합니다. 공부방향이 잘못되었으면 뉴턴하든지 아니면 좌회전하든지 또 아니면 우회전해야 할 것 아닙니까? 나아가야 할 길이 아닌데 땀 흘리고 노력하면 그것만큼 헛수고가 됩니다. 결국 간 것만큼 되돌아와야 할 것 아닙니까?

길을 잘못 가면 시간도 낭비입니다. 노력도 낭비입니다. 에너지도 낭비입니다. 몸도 피곤하게 됩니다. 마음도 피곤하게 됩니다. 힘이 쭉 빠집니다. 나간 것만큼 되돌아와야 합니다. 되돌아오려니 의욕도 떨어집니다. 그만 포기하고 좌절하고 싶은 마음만 생기게 됩니다.

그러니 우리 선생님들의 역할은 아주 큽니다. 길을 바로 안내해 줘야 합니다. 길을 바로 가르쳐줘야 합니다. 방향을 고치도록 해야 합니다. 속도를 조절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야 목적지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습니다. 그래야 꿈을 이룰 수 있습니다. 그래야 성공하게 됩니다. 그래야 순탄하게 됩니다. 그래야 희망이 보입니다. 그래야 발전이 있습니다. 그래야 비전이 있습니다. 그래야 실패하지 않게 됩니다. 그래야 후회하지 않게 됩니다. 그래야 기쁨의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군자는 대로’를 걷듯이 시시하고 희망이 없는 작은 길보다 큰 길을 가도록 안내해야 합니다. 가지 말아야 할 길 대신 반드시 가야 할 길을 가르쳐야 합니다. 보이는 길만 선호하지 말고 보이지 않는 무한한 성공의 길, 희망의 길, 가능성의 길로 가게 해야 합니다. 노력이 결여된 자연 그대로의 길만 선호하지 말고 땀과 눈물이 고인 닦아놓은 길에만 안주하지 말고 세계를 향해 피땀 흘려 길을 닦으며 나아가도록 독려해야 할 것입니다. 닦여진 고속도로의 길만 선호하기 보다는 모험이 따르더라도 더 넓고 평탄한 길을 열어갈 수 있도록 인도해야 할 것입니다. 그게 우리 선생님들의 해야 할 일 중의 하나입니다.

교육은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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