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2024.11.14 (목)

  • 맑음동두천 10.9℃
  • 구름많음강릉 16.0℃
  • 맑음서울 14.0℃
  • 맑음대전 13.2℃
  • 맑음대구 13.6℃
  • 구름많음울산 17.4℃
  • 맑음광주 14.1℃
  • 맑음부산 19.2℃
  • 맑음고창 11.3℃
  • 맑음제주 19.9℃
  • 맑음강화 12.4℃
  • 맑음보은 11.3℃
  • 구름조금금산 7.5℃
  • 맑음강진군 15.9℃
  • 구름조금경주시 14.7℃
  • 맑음거제 17.0℃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교단일기

교육은 진실입니다

오늘이 방학이 아니었다면 1월 놀토 둘째 날이 됩니다. 하지만 저는 놀토 둘째 날의 느낌을 받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어제가 1월 놀토인데도 평소와 같이 정상적으로 출근을 했기 때문입니다. 학생들이 학교에 나와서 보충수업을 하는데 교감이라고 놀토인데 쉴 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러니 기분이 썩 좋은 편이 아닙니다.

방학이 되기 전 부장회의 때 방학 중 보충수업 계획을 세울 때 놀토는 보충수업을 하지 않도록 계획을 세우면 좋겠다고 말씀을 했습니다. 그런데 1,2학년 두 부장선생님께서 저에게 찾아와 건의를 했습니다. 방학 동안에 놀토에도 보충수업을 했으면 한다고요. 왜 그러느냐고 물었더니 학생들이 원하고 있고 선생님들이 원하고 있으며 학생들에게 놀토를 쉬게 하면 리듬이 깨어져  학교에 나오지 않을 학생들이 많이 생기기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저는 아주 못마땅했습니다. 평소에 놀토에도 선생님들께 말씀하시는 것처럼 학생들이 공부에 리듬이 깨진다고 학교에 오게 해서 공부를 시켜야겠다고 하면 이해가 됩니다. 보충수업을 하겠다. 기초반, 심화반 학생들을 위한 수업계획을 세워 하겠다고 하면 모릅니다. 그런데 평소에는 놀토는 쉬어야고 한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래야 에너지가 보충이 되어 월요일부터 공부하는 능률이 오를 것 아니냐고 말입니다.

이렇게 선생님들의 말씀 속에는 모순이 드러납니다. 일관성이 없습니다. 필요에 따라 주장이 다릅니다. 필요에 따라 달라집니다. 언제나 말을 할 때마다 학생들을 위한다고 하고 학생들을 생각하는 척하지만 사실은 그게 아닙니다. 선생님들이 편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방학 동안 이어서 보충수업을 해야 나머지 기간 어디 계획을 세워 여행도 가고 편히 쉴 수 있지 않습니까?

차라리 화통하고 시원하게 깨놓고 놀토이지만 보충수업을 달아서 하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선생님도 좀 쉴 수 있지 않겠습니까? 좀 배려해 주시면 어떻겠습니까? 하면 저인들 뭐라고 하겠습니까? 그래서 하나하나 따져가며 이야기했습니다. 그래도 굽힐 줄 모릅니다. 우깁니다. 끝까지 관철하려 합니다. 그러면 안 됩니다. 인정할 것 인정하고, 서로 이해하고 ,양해할 것 양해하고, 양보할 것 양보하면 모든 일이 순조롭게 풀려갈 것 아니겠습니까?

방학 중 놀토가 교감인 저로서는 유일하게 부담없이 쉴 수 있는 황금 같은 날인데 보충수업을 하자고 하니 저인들 기분이 좋겠습니까? 오히려 저의 날을 빼앗아가니 말입니다. 그렇다고 어디 수당을 줍니까? 그렇다고 누가 수고했다고 말이라도 한 마디 합니까? 당연한 것처럼 생각하고 말입니다. 시간 빼앗기고 수당 못 받아서 하는 말은 절대 아닙니다.

나중에는 학년부장선생님께서 오셔서 시원하게 깨놓고 화통하게 말하더군요. 배려해 달라고요. 그래서 저 자신은 황금 같은 놀토를 빼앗겨 별로 좋지 않지만 선생님들의 편에 서서 생각해 볼 때, 학생들에게도 놀토를 이어서 수업을 하면 선생님들도 학생들도 나머지 방학을 유익되게 보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배려하는 측면에서 교장선생님께 건의를 드려 놀토에도 수업을 하게 한 것입니다.

선생님들은 진실해야 합니다. 선생님들은 정직해야 합니다. 학생들을 위한다는 게 얼마나 좋습니까?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 유익을 주려고 하는 마음이 얼마나 좋습니까? 학생들의 성적이 올라가도록 애를 쓰는 것이 얼마나 좋습니까? 효율적인 교육을 생각하는 게 얼마나 좋습니까? 하지만 일관성이 있어야 합니다. 언제나 마음이 같아야 합니다. 언제나 학생들을 위해야 합니다. 순간순간 바뀌어서는 안 됩니다.

평소에는 0교시 수업을 반대하지 않습니까? 그러면서도 방학 때는 8시 20분부터 수업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것도 선생님들의 편의를 위해서 아닙니까? 학생들의 건강을 위해 0교시 수업을 반대해 수업을 못하게 했으면 보충수업도 학생들의 건강을 생각하고 집에서 아침 늦게까지 푹 자도록 해 아침 9시부터 수업을 하도록 해야 할 것 아닙니까?

이렇게 눈에 보일 정도로 모순되게 행하고 있지 않습니까? 만약 보충수업을 교장, 교감이 먼저 아침 보충수업을 아침 8시 20분부터 하라고 했으면 아마 9시부터 하자고 했을지도 모릅니다. 선생님들의 주장이 한결같고 행동이 한결같아야 교장, 교감에게 설득력이 있을 것 아닙니까? 말이 앞뒤가 맞지 않으니 믿음을 심어주지 못하게 되는 것 아닙니까?

이래서는 안 됩니다. 이제 해도 바뀌었습니다. 우리 선생님들의 마음 자세가 달라져야 합니다. 진정 학생들을 위하는 참된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진정 학생을 맨 위에 둬야 합니다. 겉으로는 학생을 맨 앞에 두고 있으면서 하시는 말씀을 들어보면 그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음을 보게 됩니다. 학생을 앞세워 선생님들에게 유익이 되고 편하게 하려는 생각은 버려야 합니다.

정말 학생들을 위하는 마음이 앞서면 자신의 희생은 반드시 따르게 되어 있습니다. 정말 학생들을 맨 앞에 두고 생각하면 자기 손해를 보게 되어 있습니다. 자기 희생, 자기 손해 없이는 진정 학생들을 위할 수가 없습니다. 학생들을 앞세우면서 학생들에게 죄를 짓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학생들을 위한다고 하면서 평생에 씻을 수 없는 잘못을 행해서는 안 됩니다.

교장선생님께서는 자주 저에게 선생님들이 정직해야 한다고 말하십니다. 그리고는 학생들에게 죄를 짓는 짓은 해서는 안 된다고 하십니다. 그렇습니다. 학생들을 향한 진실된 마음, 학생들을 향한 정직한 마음이 늘 선생님들의 마음속에 자리 잡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교육은 진실입니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