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황후화'의 한 장면>
장예모(張藝謀) 감독의 '황후화’는 중국판 블록버스터라 할 수 있는 영화였다. 장예모 하면 그의 데뷔작이자 대표작인 ‘붉은 수수밭(Red Sorghum)’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감독이며, 이 영화를 통해 세계 영화사에 제5세대의 영화가 존재함을 알린 사람이기도 하다.
리포터는 대학교 1학년 때 <붉은 수수밭>을 보고 강한 충격을 받았다. 공리라는 중국 여배우의 환상적인 연기력과 온통 화면을 가득 채우던 붉은 색 계열의 비주얼 때문이었다. 역시 이번 '황후화에서도 붉은 색 대신 화려한 황금색으로 색깔만 바뀌었을 뿐, 여전히 장예모 감독만의 강렬한 이미지가 펼쳐지고 있었다. 그래서 장예모의 영화를 볼 땐 바로 이런 색채이미지를 주의 깊게 보는 눈이 필요하다.
시대적 배경영화는 중국 역사상 가장 화려했던 당나라 말기의 황실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내용황제인 주윤발과 황후인 공리, 그리고 세 왕자를 둘러싼 음모와 반란을 다룬 것으로 치열한 음모와 배신이 벌어지는 황실은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아름다운 공간으로 묘사되고 있었다. 기둥과, 벽, 창문, 양탄자, 의상 등 모든 것에서 황궁이야말로 하늘 아래 가장 아름다운 곳임을 상징한다.
이러한 배경뿐만 아니라 의상에서도 황금색이 광범위하게 사용되어 영화 전반에 흐르는 그 화려함은 보는 이들을 시종일관 압도하고 있었다. <황후花>의 중국 전통 의상들은 황실 무협의 매력을 한껏 뽐낸다. 의상의 대부분은 4겹에서 6겹으로 제작되었는데, 각각의 겹마다 새겨진 작은 자수 문양 하나 하나는 모두 수작업으로 완성된 것이라고 한다. 특히 황제 주윤발의 용포와 황후 공리가 입은 봉황무늬의 드레스는 40명이 넘는 장인들이 두 달에 걸쳐 직접 만들었다고 한다. 또 황제의 황금 갑옷과 황후의 왕관은 18K 순금으로 제작했으며, 1000여 명의 엑스트라 군사들을 위한 황금 갑옷들도 모두 18K로 도금 처리를 했다고 한다.
출연진
주윤발 : '영웅본색’으로 홍콩 느와르 영화의 붐을 일으킨 중국의 대표적인 남자 배우.
공 리 : 중국 최고의 여배우이자 세계적인 스타.
주걸륜 : 대만 출신으로 현재 홍콩을 비롯한 동남아시아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가수 겸 배우.
평가
제작비 총 450억 원을 들인 영화로 중국 역사상 가장 화려하고 스펙타클한 황실 무협 영화란 평가를 받고 있다.
이것만은 알고 보자! 영화에 등장하는 '중양절'이란?
중양절 축제는 아주 오랜 옛날부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중국의 대표적인 명절이다. 중양절은 날짜가 9번째 달의, 9번째 날인, 9월 9일이기 때문에 쌍구의 축제로도 알려져 있다. 9가 의미하는 것은 장수이고, 음과 양의 전통으로 보면 이 두 개의 9는 양과 함께 남성다움이 배가되는 것을 상징한다.
중양절에는 가족들이 향연을 베풀고, 조상과 어른들을 공경하며, 악한 영혼으로부터 도망가기 위해 종종 산꼭대기나 높은 지대에 올라가 자연을 감상하는데, <황후花>에서는 황제가 황후와 세 명의 왕자들을 대동하고 황실에서 가장 높은 위치의 국화정원으로 모이게 해 중양절을 기린다.
또 중양절은 국화주와 국화떡을 만들어 먹는 등 국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중국의 약초인 국화는 해독제와 악귀를 물리치는 데 유용하게 쓰여왔다. 이러한 산과 국화라는 중양절의 상징은 마을 사람들이 9월 9일 산으로 올라가면서 재앙으로부터 벗어나고자 국화주를 마시셨던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세계적인 감독이 펼치는 색채와 이미지의 향연!
중국 역사상 가장 화려했다던 당나라 말기의 황실을 배경으로 그린 <황후花>에서는 황실의 화려한 매력을 강조하기 위해 황금 갑옷, 황금색 예복, 노란 국화 등 황금색을 광범위하게 사용해 화려함을 최대한 극대화 시키고 있다. 황궁을 가득 채운 수만 송이의 국화와 영화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수만 명의 군사들이 펼치는 대규모 전투신은 관객의 마음을 금세 사로잡고도 남는다.
'황후화'에 등장하는 300명의 시녀들!
<황후花>에서는 화려한 의상만큼이나 관객의 시선을 끄는 것은 여배우 못지 않은 미모를 자랑하는 황궁의 시녀들이다. 황실의 시녀들은 총 300명이 동원되었으며 선발 조건은 그 어떤 배우 선발보다 엄격하게 선발했다고 한다. 까다로운 조건을 통과한 시녀들은 모두 25세 이하의 여성들로 165~175cm의 키에 섹시하면서도 화려한 의상에 어울릴 수 있는 적당한 몸매, 다소 창백할 정도로 피부가 하얗고 사진이 잘 받는 미인만 선발했다는 것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등장하는 시녀들의 아름다운 외모는 <황후花>의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었다.
독자 여러분, 시간이 되시면 주말을 이용해 장예모 감독의 화려한 색채 이미지와 장대한 스케일에 흠뻑 빠져보심이 어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