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는 현행 논술제도가 대학 수학능력과의 상관관계가 적다는 자체 조사결과에 따른 조처라고 한다. 고려대 박유성 입학처장은 2월 2일 “현행 논술고사가 지원자들의 실력을 평가하는 절대적인 기준이 될 정도로 유효한 지표가 아니라고 판단해 내년 신입생 선발에서부터 논술 반영 비중을 크게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참으로 환영할 일이다.
리포터는 그동안 통합논술고사의 문제점을 수차례 주장해왔다.(한교닷컴 리포터 취재 2007년 1월 17일 - '18평 집에 34평형 가구를 들여놓다니' 참고) 각 대학들이 2008학년도 입시부터 시행한다는 통합논술고사는 18평 집에 34평형 가구를 들여놓은 것처럼 전혀 어울리지도 않을 뿐더러 준비도 안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런 현실을 반영하듯 지금 서울의 일부지역에서는 통합논술과외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한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자신이 가고자 하는 대학 교수한테 직접 논술과외를 받으려면 500만원을 내야한다고 한다. 그것도 10분씩 일주일에 두 번 강의를 받는데 드는 돈이라니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강의 방법은 사전 과제를 내준 뒤 그것을 다시 수거해 토론하고 첨삭하는 식이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이미 자리가 다 차버려 강사를 구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리포터는 이 말이 유언비어이길 간절히 바라지만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랴?'는 속담이 생각나 더욱 걱정이 되는 것이다. 만에 하나 소문이 사실이라면 교육의 대물림 현상이 고착화되는 것이다. 왜냐하면 자신이 지도한 학생의 답안은 쉽게 구별해 낼 수 있으므로 좋은 점수를 줄 것은 당연할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해당 대학 교수한테 논술과외를 받은 학생만 합격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는 것이다.
리포터는 몇 차례에 걸쳐 통합논술이 본격적으로 실시되면 사교육과 함께 편법과 불법이 기승을 부릴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아니나 다를까 결국 리포터의 우려가 현실로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물론 논술이란 것이 위에서처럼 단기간에 과외를 받아서 해결될 성질의 것은 아니지만, 예체능 과목처럼 자신이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의 교수들에게 직접 레슨을 받는다면 이야기는 전혀 달라진다. 가뜩이나 사회 전반에 걸쳐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져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판에 최후의 보루라 할 수 있는 교육에서마저 이런 현상이 횡행한다면 이는 사회의 기본질서를 위협하는 중대한 문제다.
시골학생들은 열악한 현실에서도 열심히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꿈과 희망을 가지고 오늘도 묵묵히 책상을 지키고 있다. 이런 학생들의 소박한 꿈과 노력이 빛을 발할 수 있도록 정부는 불법논술과외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와 함께 통합논술에 대한 대책을 전면 재검토해야할 것이다. 또한 2008학년도부터 통합논술을 준비하는 대학들도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귀걸이' 하는 식의 애매모호한 문제들을 출제하지 말고 정답이 확실한 문제를 출제하여 선의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각별한 신경을 써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