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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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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잊지 못할 두 주사님!

오늘은 놀토이지만 편히 쉬지 못하고 밖에 나가 손님을 만나고 볼일을 본 후 들어오니 하루가 거의 다가고 있네요. 푹 쉬어야만 회복할 수 있는데 그러하지 못해 아쉽습니다. 감기몸살은 약이 없다는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약을 먹어도 그 때뿐이지 또 조금 움직이면 좋지 않은 상태가 계속 되곤 합니다. 감기는 초기에 잡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사로이 있다가 감기가 완전 들고 나면 갈 때까지 간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우리학교는 저가 오기 전에는 한 주일에 두 번씩 교무회의와 부장회의를 하고 있었습니다. 저가 오자마자 회의를 많이 하는 건 그만큼 선생님들의 시간을 빼앗는 결과만 초래하고 부담만 주고 학생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에 교무회의와 부장회의를 한 주에 한 번씩 하도록 바꾸었습니다. 어느 정도 정착이 되면 두 주에 한 번, 더 나아가 한 달에 한 번, 더 나아가 석달에 한 번... 이렇게 점진적으로 줄여나가고 필요시 한 번씩 하며 각 부서 연락은 메신저를 이용하도록 했습니다.

이렇게 하니 초기에는 조금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선생님들에게 저의 뜻을 전달하기가 좀 어렵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선생님들께 결재를 오신다든지 아니면 필요하신 선생님이나 교직원들을 불러 차를 한 잔 나누면서 이야기를 나눕니다. 목을 좀 아껴야 하는데 그러하지 못하는 자신이 미련스럽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성격상 ...

어제는 교무실에서 선생님들의 업무의 보조를 담당하시는 이 주사님과 다른 선생님 한 분과 함께 차를 한 잔 나누면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 주사님에게 전임 학교의 강민경 주사님과 9년 전 교육청에서 함께 근무한 백수정 주사님에 대해 말씀을 드렸습니다. 백수정 주사님에 대해 먼저 말씀을 드렸습니다.

백 주사님은 아침 8시가 되면 교육청에 출근하여 과장실과 전 장학사님의 책상을 깨끗하게 청소하며 장학사님들이 출근하시면 꼭 차를 한 잔씩 끓여 대접하는 아주 근면성실한 분이라는 것을 말씀 드렸습니다. 이름처럼 하는 일이 너무 예뻐 별명은 ‘화이트 크리스탈’이라고 불렀습니다. 백 주사님은 광역시교육청 교육국장 부속실에 지금 근무를 하고 있는데 그 때 당시 장학사이셨던 국장님께서 그분의 성실성을 인정하여 부속실에 근무하게 되었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또 울산여고에 함께 근무했던 강 주사님은 얼마나 예의가 바르고 인사성이 있는지 퇴근할 때마다 교감인 저에게 와서 퇴근한다고 인사를 하고 간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하루는 야자감독을 위해 저녁식사를 하러 가는 중 강 주사님으로부터 휴대폰으로 전화가 왔습니다. 왜 그러냐고 물으니 퇴근하려고 하는데 교감선생님이 계시지 않아 휴대폰으로 전화를 한다고 하더군요.

그러니 이 두 분은 어디를 가도 평생 칭찬을 할 것 아니냐면서 이 주사님께서도 두 가지를 갖추면 좋겠다고 하였습니다. 사람됨과 능력을 갖춘 가장 탁월한 분이 되셔야 한다고 했습니다. 우리학교 교훈처럼 남이 볼 때나 보지 않을 때나 처음과 끝이 한결같게 정직하고 성실하게 근무하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학생들을 사랑하는 마음, 동료 직원을 사랑하는 마음,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교무실에 들어가 보니 정리정돈이 되어 있지 않고 어수선한데 내 집이면 그렇게 하겠느냐? 이 주사님이 바로 교무실의 얼굴이니까 잘 정리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전화를 어떻게 받느냐고 물으니 ‘감사합니다. 농소중학교입니다.’라고 전화를 받는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하지 말고 ‘감사합니다. 농소중 ○○○입니다.’라고 받으면 더 좋지 않겠느냐고 말씀 드렸습니다.

학교에 전화를 하시는 분은 학교에 대한 불만이나 불평을 말하려고 하는 전화하는 분이 많은데 상냥하게 ‘ 예, 농소중학교 ○○○입니다.’ 하고 전화를 받으면 마음이 풀리지 않겠느냐고 말씀 드렸습니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이야기를 했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습니다. 그렇게 하겠다고 다짐을 하는 모습이 너무 아름답고 좋았습니다. 아마 다음 주부터 교무실이 많이 달라질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선생님들과 행정직원들에게 한 사람씩 대화를 하면서 저의 교육철학과 방침에 대해 말씀 드리곤 합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듯이, 교장이 새로운 사람으로 바뀌었으니 교장의 색깔을 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시작이 중요합니다. 조금만 자극에 대한 반응이 있으면 빠른 시일 내에 교장이 원하는 색깔의 옷을 입으리라 봅니다. 남은 연휴 잘 보내시기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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