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아이들을 만난 지 12일 째 입니다. 200여 일의 긴 여정을 함께 할 나의 고객들이 돌아간 빈 자리를 정리하고 먼지를 닦아내며 하루를 마감하는 시간입니다. 작년의 책상과 의자를 다 들어내고 새 책상과 의자를 들여 놓은 탓인지 2학년이 되어 올라간 아이들의 여운이 그리 많이 남아 있지 않은 교실입니다. 작년의 1학년 고객들에 비해 올해 만난 20명의 아이들은 공부 욕심도 많고 더 차분해서 안정이 되어 갑니다.
아이들도 감나무처럼 해갈이를 하는 걸까요? 작년 아이들보다 훨씬 키도 크고 자기 물건도 잘 챙기며 알림장을 쓰는 솜씨가 4월 수준이랍니다. 나의 고객들의 눈높이가 높아졌으니 더 긴장이 됩니다. 작년처럼 헤집고 돌아다니는 아이는 없지만 아이들의 수준은 모두 다르니 20개의 교육과정이 필요하지만 다 만족시키지 못하는 마음은 늘 무겁습니다.
오늘도 강진교육청에서 요구하는 제자사랑 3다(-관심, 칭찬, 배려)와 3무(체벌, 편애, 부정적 언어)의 거울에 오늘 하루를 비추어 보니 80점에도 못 미치는 것 같아 퇴근하는 발걸음이 무겁습니다. 금년만큼은 나의 고객들에게 A학점을 맞고 싶습니다.